마태 10,7-15
오늘 복음의 심장에는 한마디가 박혀 있습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주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병을 고치고 죽은 이를 일으키는
엄청난 능력을 주시면서,
그것을 ‘값없이’ 나누라 명하십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거저’라는 말을 깊이 새깁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좋은 것 ―
생명도, 믿음도, 은총도 ―
그 어느 것 하나 우리가 값 치러 얻은 것이 없습니다.
모두 거저 받은 선물입니다.
그러니 그것을 내어줄 때에도
값을 매기거나 생색을 내서는 안 된다고,
크리소스토모는 거듭 일깨웁니다.
거룩한 것을 사고파는 마음,
돌봄을 거래로 바꾸는 마음을
그는 엄히 경계합니다.
이어 주님께서는
금도, 보따리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말라 하십니다.
가진 것이 적은 사람일수록
도리어 더 자유롭게 내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움켜쥔 손으로는 선물을 건넬 수 없습니다.
크리소스토모는
이 가난이 결핍이 아니라
하느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자유’임을 봅니다.
사도들이 가는 곳마다 건넬 첫 인사도
‘평화를 빈다’는 것이었습니다.
거저 받은 이가 거저 건네는 첫 선물은
바로 평화입니다.
돌봄이란 결국
받은 평화를 다른 이의 집에 들여놓는 일입니다.
돌봄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것은
먼저 우리가 거저 사랑받고 돌봄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이 내 안에 고이지 않고 흘러갈 때,
나도 이웃도 함께 살아납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내가 가진 것을 ‘거저 받은 선물’로 여기는가?
나는 돌봄을 거래로 바꾸어 값을 매기지는 않는가?
나는 움켜쥔 손을 펴 거저 내어주는가?
나는 가는 곳마다 ‘평화’를 먼저 건네는가?
주님,
제가 가진 모든 것이 거저 받은 선물임을 깨닫게 하소서.
움켜쥔 손을 펴
거저 받은 사랑을 거저 흘려보내게 하시고,
가는 곳마다 당신의 평화를 건네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