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70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자만심이 만든 병 (2026,1,17. 복음묵상)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이 말씀은 죄인을 향한 초대이기 이전에, 스스로를 의인이라 여기는 태도에 대한 예수님의 가장 날카로운 비판입니다.

 

스스로 의인이라 여기는 병

예수님께서 지적하신 문제는 단순히 죄를 짓느냐, 짓지 않느냐가 아닙니다. 그분의 시선은 자기 자신을 이미 건강하다고 확신하는 마음, 곧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믿는 태도에 머뭅니다. 스스로 의인 노릇하는 자는 죄가 없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죄는 이미 관리되고, 통제되고, 정당화되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는 더 이상 도움을 청하지 않습니다. 의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은총을 구걸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비교와 평가를 시작합니다. “나는 저 사람보다는 낫다.” “나는 규칙을 지킨다.” “나는 책임을 다했다.” 이 순간, 인간은 하느님 앞에 서 있지 않고 자기 자신을 심판석에 앉힙니다.

 

예수님의 분노는 어디를 향하는가?

예수님의 분노는 방탕한 죄인들에게 향하지 않습니다. 그분은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이 날카로워지는 순간은 언제나 자기 의로움으로 타인을 밀어내는 종교적 태도를 마주할 때입니다. 스스로 의인이라 여기는 자는 죄인을 도와주지 않습니다. 죄인을 견뎌 주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를 통해 자기 의로움을 강화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예수님께서 가장 깊이 거부하신 병입니다. 왜냐하면 이 병은 자신이 병들어 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나는 죄인을 부르러 왔다의 진짜 의미

예수님의 이 선언은 도덕적 구분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이렇게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나는 자신의 상처를 숨기지 않는 사람,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 자기 의로움으로 자신을 방어하지 않는 사람을 부르러 왔다.” 반대로 말하면, 자기 의로움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한, 그는 예수님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완성된 사람을 찾으러 오지 않으셨고 성공한 신앙인을 부르러 오지 않으셨으며 옳은 말을 할 줄 아는 이들을 모집하러 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의사가 필요한 사람을 찾으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던져지는 질문

이 말씀 앞에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죄인인가, 의인인가를 묻는 질문이 아닙니다. 나는 지금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인가’? 스스로 의인 노릇하는 순간,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설명하는 사람이 될 수는 있어도 그 자비를 받는 사람은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비판하신 것은 죄가 아니라, 자비를 필요 없게 만드는 신앙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비판은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의 신앙 태도를 향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는 의사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나는 지난 날 내가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법을 너무 오래 배워왔습니다. 규칙을 지킨 횟수로 마음을 재고, 흠 없는 말들로 상처를 가리고, 기도의 형식으로 내 안의 공허를 봉인했습니다. 그러나 주님, 당신의 눈은 언제나 다른 곳을 향해 있었습니다. 깨끗한 손이 아니라 떨리는 손을, 정답을 아는 입술이 아니라 도움을 청하는 숨결을.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다.” 그 말씀이 내 귀를 스칠 때마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입니다. 그 말씀은 위로가 아니라 나를 벗겨내는 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스스로 의인이라 믿는 순간, 나는 이미 치유를 거절한 사람이었습니다. 죄를 짓지 않았다고 말하며 형제를 멀리했고, 올바름을 붙잡느라 사랑을 놓쳤습니다. 프란치스코처럼 나는 알몸으로 서고 싶었습니다. 의로움의 겉옷을 벗고, 비교의 지팡이를 내려놓고, “주님, 저는 병자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가난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주님은 완성된 이를 부르지 않으십니다. 당신은 흠집 난 그릇을 택하시고, 금 간 마음에 자비를 붓는 분. 그러니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기도는 하나, 나를 옳은 사람으로 만들지 마시고 아픈 줄 아는 사람으로 머물게 하소서. 형제를 판단하는 눈 대신 함께 앓는 눈을, 가르치려는 손 대신 붙잡아 주는 손을 주소서. 의사가 필요한 이로 당신 앞에 서는 것, 그것이 내가 다시 복음 안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기에 오늘도 나는 도구적 존재로 나의 자유를 온전히 내어드리기 위하여 나의 그릇을 살펴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3 오그라든 인생길에 펼쳐진 인생길을 가려면 2 오그라든 인생길에 펼쳐진 인생길을 가려면 2   상처를 길의 안내자로 받아들이기 인생길이 곧게 펴진다는 것이 고통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펼쳐진 길로 ... 1 이마르첼리노M 2026.01.21 30
1732 오그라든 인생길에 펼쳐진 인생길을 가려면 1 오그라든 인생길에 펼쳐진 인생길을 가려면 1   1. 오그라든 손에 대한 통찰   오그라든 인생길에서 활짝 펼쳐진 인생길로 나아가는 것은, 단순히 환경이 바뀌는... 이마르첼리노M 2026.01.21 30
1731 오그라든 손, 오그라든 마음 오그라든 손, 오그라든 마음   아침 식탁에서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눈을 오래 바라보지 않습니다. 김이 오르는 국그릇 위로 말 대신 피로가 먼저 올라오고, ... 이마르첼리노M 2026.01.20 31
1730 안식일의 얼굴 안식일의 얼굴   안식일은 하늘의 규정표가 아니라 지친 인간의 숨결에서 태어났습니다. 돌판에 먼저 새겨진 것이 아니라 굳은 손마디와 굽은 허리, 기다림에 마... 이마르첼리노M 2026.01.19 49
1729 새 포도주를 담을 자리 새 포도주를 담을 자리   아침 설거지통에 남아 있는 어젯밤의 찌든 기름기처럼 내 마음에도 오래된 방식들이 남아 있습니다. 옳다고 믿어왔던 말투, 상처를 입... 이마르첼리노M 2026.01.19 69
1728 예수님을 알아보는 표지 예수님을 알아보는 표지   나는 보았습니다. 그러나 눈으로만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둘기처럼 내려오시는 성령은 번개처럼 소란하지 않았고 폭풍처럼 세상을 ... 이마르첼리노M 2026.01.18 62
1727 변화보다 차라리 죽음을 변화보다 차라리 죽음을   썩기를 두려워하는 밀알처럼 인간의 에고는 추락하거나 바뀌거나 죽기보다는 차라리 다른 무엇이 되기를 택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 이마르첼리노M 2026.01.17 59
» 자만심이 만든 병 (2026,1,17. 복음묵상) 자만심이 만든 병 (2026,1,17. 복음묵상)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 이마르첼리노M 2026.01.17 70
1725 꼴찌들이 받아들인 관계의 무게 꼴찌들이 받아들인 관계의 무게   첫째들의 천국에서 꼴찌들의 지옥이라는 현대판 시나리오는 복음 앞에서 길을 잃어버립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꼴찌로 길을 ... 이마르첼리노M 2026.01.17 65
1724 중풍병자와 네 명의 친구들 중풍병자와 네 명의 친구들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치유하시는 예수님, 집 안은 숨이 막힐 만큼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말씀을 들으려는 이들의 열망이 문을 막았... 이마르첼리노M 2026.01.16 88
1723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   부르심은 언제나 이름으로 오십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천둥처럼 모든 이를 한꺼번에 흔들지 않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한 ... 이마르첼리노M 2026.01.16 75
1722 계약궤와 성체 사이에서 드러나는 오래된 유혹 (2026,1,15 독서와 복음 묵상) 계약궤와 성체 사이에서 드러나는 오래된 유혹 (2026,1,15 독서와 복음묵상)   하느님을 들고 가려는 손, 사람은 언제나 하느님을 믿기보다 하느님을 쥐고 싶어... 이마르첼리노M 2026.01.15 70
1721 이미 와 있는 하느님 나라의 한 가운데서 (마르 1,29-34) 이미 와 있는 하느님 나라의 한 가운데서 (마르 1,29-34)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마르코 1,34) ... 이마르첼리노M 2026.01.14 85
1720 예수님의 권위에 대한 묵상 예수님의 권위에 대한 묵상   예수님의 권위는 지배하거나 강요하는 힘이 아니라, 사랑으로 사람을 살려내는 힘이었으며 자신을 비움으로써 타인을 일으키는 권... 이마르첼리노M 2026.01.13 80
1719 성프란치스코의 파스카 800년의 울림, (옹이진 나무가 숲을 이루듯) 성프란치스코의 파스카 800년의 울림, (옹이진 나무가 숲을 이루듯)   성프란치스코의 파스카 800주년을 맞이하여 그의 삶 속에서 발견한 몇가지 사건들을 묵상... 이마르첼리노M 2026.01.12 107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6 Next ›
/ 11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