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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화는 힘의 균형을 잡아준 사랑의 동등성 (묵상과 함께하는 양심성찰)

 

1. 힘과 관계에 대한 조용한 성찰

우리는 흔히 동등성을 모두를 같은 자리에 세우는 문제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삶의 자리에서 경험하는 불평등은 대부분 위치의 차이보다 힘의 흐름에서 비롯됩니다. 힘이 한쪽으로 기울어질 때 관계는 서서히 변합니다. 대화는 명령이 되고, 동의는 복종으로 바뀌며,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됩니다. 균형이 사라진 자리에는 늘 같은 결론이 남습니다. 약한 이는 침묵하고, 강한 이는 자신의 힘을 질서라고 부릅니다. 약육강식은 폭력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구조의 문제입니다.

 

(침묵)

나는 관계 안에서 언제부터 말하기보다 따르게 되었는가? 혹은, 누군가의 침묵 위에 내 말이 놓인 적은 없었는가? 나는 예수님을 닮고 따르기 위해 나의 관계를 살피고 있는가?

 

2. 예수님의 선택: 능력의 포기가 아니라 위치와 자리의 이동이며 자신을 낮추어 내려가고 내려놓음으로써 관계를 살리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육화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예수님은 능력이 없어서 작아지신 것이 아닙니다. 전능을 잃으신 것이 아니라, 전능이 머물던 자리를 떠나셨습니다. 하느님의 전능은 사랑의 전능이지 힘의 전능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사건은 기적 이전에 관계의 선택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와 동행하시기 위하여 함께 하시고 곁에 서 계시는 하느님. 명령하는 하느님이 아니라, 초대하는 하느님이 되기를 선택하신 것입니다.

 

(침묵)

나는 하느님을 위에서 판단하시는 분으로 더 자주 떠올리는가, 아니면 곁에 서 계신 분으로 느끼는가? 왜 그런 선택을 하셨을까요? 사랑은 힘의 차이 안에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사랑이 가능해지는 구조, 사랑은 강요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선한 목적이라 해도 사랑은 명령이 되는 순간 자유를 잃습니다. 예수님께서 신적 힘을 내려놓고 인간의 동등성을 취하신 이유는 사랑이 숨 쉴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인간이 아멘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 아멘이 강요가 아니라 자유로운 응답이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육화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사랑할 자유를 돌려주신 사건입니다.

 

침묵

나의 사랑은 허용하고 놓아줌으로써 상대에게 자유를 주고 있는가? 아니면 부담을 주고 있는가? 나는 하느님께 자유로운 응답을 드리고 있는가? 아니면 두려움 속에서 순응하고 있는가?

 

4. 삼위일체:지배 없는 관계의 원형, 이 선택의 뿌리는 삼위일체의 삶 안에 있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은 서열이 아니라 관계이며, 지배가 아니라 상호 내어줌입니다. 삼위일체 안에서 힘은 소유되지 않고 사랑으로 흐릅니다. 예수님은 이 삼위일체의 관계 방식을 인간 역사 안으로 옮겨 오셨습니다.

 

(침묵)

나의 공동체 안에는 삼위일체적 관계의 흔적이 있는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서열이 더 강하게 작동하는가?

 

5. 프란치스칸적 이해 : 작아짐은 하느님의 언어, 프란치스칸 영성은 이 진리를 아주 단순한 방식으로 살아냅니다. 작아짐은 실패가 아닙니다. 가난과 겸손은 결핍이 아니라 관계를 살리는 하느님의 언어입니다. 성 프란치스코가 형제가 되기를 선택했을 때, 그는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삼위일체의 관계 안으로 세상을 초대했을 뿐입니다.

 

(침묵)

나는 작아지는 순간을 은총으로 받아들이는가? 아니면 빨리 벗어나고 싶은 불편함으로 여기는가?

 

6. 우리의 자리 : 어디에서 사랑하고 있는가? 이제 질문은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관계 안에서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위에서 이끌고 있는가? 아니면 곁에서 함께 걷고 있는가? 오늘 하느님께서 나에게 내려오라고 초대하시는 자리는 어디인가?

 

7. 마침 묵상

하느님은 강함으로 구원하지 않으셨고, 형제가 되심으로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그분의 작아짐 안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프란치스코가 예수님을 따르려고 했던 가난과 겸손과 작음과 형제애는 내려가고 내려놓고 허용하고 놓아줌으로써 얻게되는 힘의 균형이었습니다. 하느님과 나와, 너와 나와, 피조물과 나와의 관계에서 허물어지고 있는 우리의 관계는 그렇게 회복될 것입니다. 성탄은 육화의 겸손으로 하느님의 동등성을 포기하고 인간의 동등성을 선택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선을 인간의 관계 안으로 옮겨놓은 위대한 사랑의 신비였습니다.

 

침묵

나는 무엇을 힘으로 삼고 있으며 어떻게 그힘을 사용하고 있는가?

어떤 힘을 내려놓을 때 상대방에게 자유를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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