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9. 성지순례를 마치는 날

리에티의 아침 여명은

저마다의 고유한 색을 드러내며

하루의 문을 엽니다.

 

호텔 앞 우산소나무 네 그루가

흐린 하늘 아래 고요히 서 있고

도시는 아직 말없이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가을은 점점 깊어지고,

우리의 인생 또한 그 계절을 닮아

천천히 익어갑니다.

 

순례의 마지막 날,

좋은 날씨와

알맞은 온도로

우리를 보살펴 주신

아버지의 부드럽고 다정한 손길이

조용히 가슴을 적십니다.

 

우주 안에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이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듯

우리 또한 도구적 존재로

그분의 손에 기꺼이

자신을 내어 맡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가 사라진 들녘 위에는

이미 풍성한 열매들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세상의 중심이 아님을,

참된 중심은 언제나

나 바깥에 계심을

순례의 길에서 다시 배웠습니다.

 

성지의 순례길에서

이제 관계의 순례로 돌아갑니다.

 

오늘도

조용히,

깊이,

그분의

말씀을 잉태하여

관계 안에

선을 낳았으면 좋겠습니다.

 

10. 한국에 돌아와서

좋으신 주님께서 함께해주시고

형제자매님들의 따뜻한 마음에 힘입어

순례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쾌청하고 온화한 날씨와 더불어

서로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순례는

기쁨과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아픈 허리를 두 개의 스틱에 의지하여

걸었던 시간이 꿈만 같습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 순례라고 생각하니

사부님의 숨결과 흔적들이

진하게 전해왔습니다.

 

프란치스칸 삶의

경험된 지식을 공유하고

객관적인 자기 성찰을 도우려고

강의와 친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안전하고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형제자매님들과

기도로 도와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 세 가지 열쇠와 하나의 기쁨 세 가지 열쇠와 하나의 기쁨   가난은 허물을 벗는 옷차림, 세상의 무게를 놓아버리는 해방의 열쇠. 가진 것 없어도 발걸음 가볍고 그리스도의 발자국의 흔적이 ... 이마르첼리노M 2025.10.04 38
11 검소한 삶이 중심을 바꿉니다. 검소한 삶이 중심을 바꿉니다.   검소함은 외부의 보상(권력, 명예, 재물)에 의존하지 않고 내면의 가치와 만족을 추구하게 함으로써, '조직에 무릎 꿇지 않는 ... 이마르첼리노M 2025.10.04 44
10 관계의 신비를 관상하는 묵주기도 관계의 신비를 관상하는 묵주기도   묵주의 기도는 단순히 기도문을 반복하는 것을 넘어, 구원의 역사 속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들, 즉 그리스도의 신비를 성모 ... 이마르첼리노M 2025.10.07 33
9 묵주기도 묵주기도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역사라는 장엄한 성화(聖畫) 앞에서, 성모님의 푸른 망토 아래 관계의 신비를 관상하는 기도.   묵주알 하나하나가 기억의 ... 이마르첼리노M 2025.10.07 57
8 안개비가 내리는 아침 안개비가 내리는 아침   안개비가 내리네 호박색깔 벼이삭에   안개비가 내리네 청춘을 자랑하는 가을 채소밭에   안개비가 내리네 앞뒤를 분간하지 못하는 정치... 이마르첼리노M 2025.10.12 54
7 가을 바람이 되어 전하는 편지 가을 바람이 되어 전하는 편지   아침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성당 앞 대나무 그늘 아래 환하게 웃고 있는 들국화 세송이,   바람결에 날리는 수도복 치맛자... 이마르첼리노M 2025.10.15 67
6 구원으로 나아가게 하는 인간의 죄와 실수 구원으로 나아가게 하는 인간의 죄와 실수   자비와 선으로 우리를 돌보아 주시는 아버지의 은총 안에서 죄와 실수는 구원이라는 경험적 실제를 깨닫게 하는 정... 이마르첼리노M 2025.10.31 87
5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1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순례를 떠나며 어젯밤 자다 깨다 새벽을 맞았다. 설례는 마음과 순례에 따라올 여러 그림들을 주님께 내어 맡기고 길... new 이마르첼리노M 2025.11.11 6
4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2   4. 본조 르노 한국에서 날아온 이쁜 영혼들! 새날은 이미 고스란히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으니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으랴   오늘 우리 마음의 밭에 뿌려질 말... new 이마르첼리노M 2025.11.11 6
3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3 7. 아시시의 고요한 밤 달빛 서린 아시시 고요한 밤. 대성당은 흰빛으로 빛나고, 불빛은 땅으로 내리는 기도처럼 번진다.   일찍 잠들려 애썼으나 컵라면 한 그... new 이마르첼리노M 2025.11.11 7
2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4 8. 아시시를 떠나며 아시시를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다시 오기 쉽지 않을 거룩한 땅이라는 생각이 마음을 조용히 흔든다.   이곳에서 보냈던 날들은 하나하나가... new 이마르첼리노M 2025.11.11 6
» 성프란치스코의 성지를 찾아 떠나는 순례 5 9. 성지순례를 마치는 날 리에티의 아침 여명은 저마다의 고유한 색을 드러내며 하루의 문을 엽니다.   호텔 앞 우산소나무 네 그루가 흐린 하늘 아래 고요히 서... new 이마르첼리노M 2025.11.11 8
Board Pagination ‹ Prev 1 ...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Next ›
/ 11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