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나타나는 네 가지 분열
첫째 우월감과 자기 중심성의 분열
객관적 성찰이 없는 사람은 자신을 다른 사람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즐거움을 찾습니다. 나는 너하고 다르고 내가 너보다 더 낫다. 나는 독립된 주체이고 내가 나의 주인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자유를 내 중심성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대가 모든 사람들보다 더 잘 생겼고 더 부유하고, 악령들을 쫓아내는 기적들을 행한다해도 이모든 것은 그대에게 방해가 되는 것이고 그대의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이 모든 것을 가지고 그대는 아무 것도 자랑할 수 없습니다 (권고 5. 7)
그렇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사회 사람들이 가지는 사고 방식이며 사람을 평가하는 그들의 기준입니다. 아름다움도, 좋은 가문도 재산의 부유함도, 기적을 행하는 능력까지도 자랑할 이유나 자랑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고, 나의 공로 없이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의 것이라곤 죄악 뿐, 다른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아무것도 자랑할 것은 없습니다.
나 자신을 평가할 때나 남을 평가할 때, 그 평가 기준을 어디에다 두고 있는가를 점검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재능, 아름다움, 권력, 능력 그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소유이기에 나의 것인 양 나는 그것을 가지고 자랑할 수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하느님 앞에 가치가 있고 공로가 되는 것은 그분이 주신 선물을 얼마나 잘 충실하게 관리하는가에 달렸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남을 위해, 얼마나 잘 사용했는가에 따라서 평가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 법, 곧 관계 안에 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돌려드리고 하느님 앞에서의 자신을 죄인으로 인정하며 아무 것도 소유 없는 자로 자신을 인식할 때 비로소 내적으로 가난한 사람이 되기 시작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칸 가난은 물질 앞에서의 올바른 자세라기보다는, 하느님 앞에서의 올바른 자세인 것입니다.
두 번째 분열은 몸과 마음을 갈라놓는 것이며 여기서 몸의 요구에 따라 살아온 나와 실재의 내가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마음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놀라운 능력입니다. 판단하고 분석하고 통제하며 몸과 마음을 다스리려고 합니다. 자기 생각이 자기라고 여기거나 자기 마음이 자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네 마음이 곧 너는 아닙니다.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무엇입니다. 하느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너는 그렇게 자기 생각이나 마음보다 더 큰 무엇입니다.
세 번째 분열은 죽음과 삶을 갈라놓는 것입니다.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어렵습니다. 둘이 하나라는 사실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드러났습니다. 생명의 연속성인 영원한 생명은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그분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요한 17,3)
네 번째 분열은 이상적인 나와 현실적인 나 사이에서 오는 자기 인식입니다. 내가 받아줄 수 있는 나와 받아줄 수 없는 나를 갈라놓는 것입니다. 이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거울에 비친 나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월감과 자기 중심성의 분열, 둘째 몸과 마음의 분열, 삶과 죽음의 분열, 이상적인 나와 현실적인 나의 분열, 이 네 가지 분열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 신앙의 과제들입니다. 성프란치스코의 영적 권고를 통해 이 분열을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돌아봅시다.
“아무도 교만에 빠지지 말고 주님의 십자가만을 자랑할 것입니다. 오, 사람이여, 주 하느님의 사랑하시는 당신 아드님의 모습대로 그대의 육신을, 또한 당신 자신과 비슷하게 그대의 영혼을 창조하시고 지어내셨으니 (참조 :창세 1, 26), 그 분께서 그대를 얼마나 높이셨는지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데 하늘 아래 있는 모든 피조물들은 자기 나름대로 자기의 창조주를 그대보다 더 잘 섬기고 인식하고 순종합니다. 그리고 마귀들이 그분을 십자가에 못박은 것이 아니라 바로 그대가 마귀들과 더불어 그분을 못 박았으며, 그대는 지금도 악습과 죄악을 즐기면서 그분을 못 박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대는 무엇을 가지고 자랑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곧 우리의 연약함 (2고린 12, 5) 이며 매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십자가를 지는 일입니다. (성프란치스코의 영적 권고 5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