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오늘 사도행전은 초대교회 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읽으면서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너무 아름답게 또 이상적으로 지어낸 얘기가 아닐까?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울러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는 것의 의미가 뭣일까도 생각되었습니다.
한통속이 되었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걸까요?
우리는 감으로 압니다.
이 말은 별로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나쁜 쪽으로 하나가 될 때 보통 이렇게 한통속이 되었다고 말하지요.
그러니 한마음과 한뜻이 되었다고 함은 이런 뜻이 아님은 분명한데
신자들이 서로가 자기 뜻을 꺾어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는 뜻이겠습니까?
이런 뜻이 없지 않지만
이런 한마음과 한뜻은 되기도 쉽지 않지만
될 수 있더라도 오늘 사도행전이 말하는 것과는 다를 것입니다.
이런 것뿐이고 이런 정도라면 신자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런 것은 완전한 일치일지라도 신자의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신자들의 한마음과 한뜻은 하느님 뜻과 한마음 한뜻이어야겠지요.
그래서 서로의 뜻에 맞추려고 하기보다는 하느님 뜻에
모두 각자가 맞추다 보니 서로도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이어야겠지요.
그리고 재물만 내 것으로 소유하지 않아 공동소유가 되는 것뿐 아니라
자기들 뜻도 자기 것으로 소유하지 않고 하느님 뜻에 맞추다 보니
공동의 마음과 뜻이 되는 것입니다.
왜 이런 얘기를 합니까?
우리 공동체에서 자주 하느님 뜻을 빼놓고
한마음 한뜻이 되려고 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하느님 뜻에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서로도 한마음 한뜻이 되는 그런 공동체를 감히 꿈꾸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