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아주 밝은 색입니다.
주님의 입에서 즐거움, 기쁨, 행복이라는 말이 연속으로 나옵니다.
오늘 복음은 일흔두 제자가 파견되었다가 돌아와 보고하는 10장인데
전 장인 9장에서는 열두 사도가 파견되는 얘기가 있었지요.
그런데 열두 사도는 별 성과가 없이 돌아왔는지 그에 관한 얘기는 없고,
주님께서 세 제자만 데리고 산에 올라가 있는 동안 남은 제자들이
악마의 추방에 실패하고 주님으로부터 질책받은 내용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9장과 달리 오늘 일흔두 제자는 악마 추방에 성공하고
주님께서도 매우 기뻐하시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주님의 기쁨도 대단하셨겠지만 이들은 얼마나 더 기뻤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제자들에게 악령추방을 기뻐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그런데 이 말씀은 진정 악령추방을 기뻐하지 말라는 말씀일까요?
그런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압니다.
악령추방은 기뻐해야 할 일이지요.
이 말씀은 우선 그 기쁨에 의기양양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성취의 기쁨은 종종 우리를 그 성취에 의기양양하게 하지요.
그리고 그 의기양양은 겸손보다는 교만에 가까울 수 있지요.
그래서 주님께서는 그것을 너무 기뻐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일 겁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우리의 기쁨이 이런 것이나
이 정도에 머물거나 안주하지 말고 더 나아가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라는 것도 더 큰 성취와 성공으로 나아가라는 말이 아니라
진정한 성취 또는 성공으로 나아가라는 뜻일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더 큰 성취와 성공의 기쁨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서의 진정한 성취와 성공 말입니다.
주님 말씀대로 하늘나라에 이름이 등록되는 것을.
주님께서는 참 행복 선언에서 이미 말씀하셨지요.
이 세상에서 배부르고 웃는 사람은 불행하고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인 사람이 진정 행복하다고.
아무튼 오늘 복음은 기쁨에는 등급이 있음을 가르쳐 주고,
우리가 어떤 기쁨과 행복을 살아야 할지도 가르쳐 줍니다.
이 말은 기쁨이란 뭔가를 얻거나 성취했을 때의 만족인데
우리가 뭘 바라고 청하고 소유해야 할지와 관련이 있지요.
그것을 돌아보는 오늘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어제 바자회가 있었고,
너무 많은 분이 와주셔서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식사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빴고,
오늘 늦잠을 자 묵상을 깊이 하지 못하고 강론을 올렸습니다.
양해를 바라고,
오늘도 많은 분들이 와주시기를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