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
하늘 나라를 선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도들은
말로 하늘 나라를 선포하는 것을 넘어
치유와 구마를 통해
사람들이 하늘 나라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치유와 구마도 중요한 하늘 나라 표징이지만
오늘 복음의 마지막에서 예수님께서는
더 중요한 모습을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사도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예수님께 받은 것입니다.
그것을 예수님께서는 아무 조건 없이 주십니다.
조건보다는
하늘 나라의 선포와 확장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사도들에게 그 능력을 주십니다.
사도들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그 능력은 사도들의 것이 아닙니다.
즉 그 능력으로 자신을 드러내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 능력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만 그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 그 능력으로 사람들을 지배하게 됩니다.
치유와 구마가 이루어지지만
이 방법으로는
하늘 나라가 선포되거나 확장되지 못합니다.
능력을 가진 사람이 왕으로 군림하는 세상만
펼쳐질 것이고
그 안에 하느님은 계시지 않습니다.
즉 하늘 나라의 선포에서 중요한 것은
치유와 구마를 위한 능력보다
거저 받은 것을 거저 줄 수 있는
가난의 마음입니다.
능력을 내 것으로 소유하지 않을 때
직책을 내 것으로 소유하지 않을 때
하늘 나라는 선포되고 확장됩니다.
우리가 능력을 소유한다고 해서
하느님께서 그 능력을 빼앗아가지는 않으십니다.
하지만 능력의 소유로 우리는
점점 하느님에게서 멀어집니다.
능력에 집중해서
능력을 주신 분을 놓치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를 위해 더 크고 더 좋은 것을 마련해 두셨는데
하나에 집중하다보니
더 많은 것을 놓치게 됩니다.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갖게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