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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

    

남자들이 대개 그렇듯 저도 울음과는 친숙치 않습니다.

부정적으로 보거나 경원시까지 하지는 않지만

슬픔이 울음으로까지 표출되지는 말아야 하고

슬픔이 울음으로 인해 확장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왔지요.

 

그러나 마리아 막달레나를 보면서는 그런 제가 순수하지 않은 것 같고

그래서 회개의 표시로 마리아처럼 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오늘 합니다.

 

사실 여자가 남자처럼 되는 회개를 해야 할 것도 있겠지만

어쭙잖은 남자들은 진정 여자처럼 되는 회개를 해야 합니다.

여자 중에서도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왜냐면 막달레나의 울음은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나 마리아나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래서 따랐을 것이고,

그래서 예수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둘 다 슬퍼하였을 것이며,

둘 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하였을 겁니다.

 

그런데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남자가 아내를 잃고 나면 아내를 잃은 슬픔도 아주 크겠지만

앞으로 아내 없이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하는 것이 더 큰 데 비해

여자는 남편을 잃고 나면 생활을 어떻게 해나갈까 걱정도 하겠지만

사랑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더 걱정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잃은 제자들의 슬픔은 사랑의 슬픔도 있지만

닭 쫓다가 지붕 쳐다보는 개와 같은 신세가 된 게 더 슬픈 겁니다.

그러니 주님이 돌아가셨을 때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이고

처량한 자기 신세를 인정하지도 돌아보지도 않으려 했을 거고

그래서 슬퍼해서는 안 되고 울면 더욱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성공을 위해 예수님을 따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을 너무도 사랑했기에 따랐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물론 인간적인 끌림의 그런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매춘의 생활에서 자기를 꺼내준 분,

일곱 마귀로부터 자기를 풀려나게 해 준 분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매춘과 악령으로부터 자기를 구출해내신 구원자셨습니다.

 

그러나 그가 예수님을 더 사랑한 것은 구원 때문만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그를 구원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사랑이었던 겁니다.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죽이려 예수님께 데려왔던 사람들처럼,

모든 사람이 자기를 손가락질하고 무시할 때 그래서

자신이 그렇게 소중한 존재인 줄 몰랐을 때

예수님만은 그런 자기를 사랑해주셨습니다.

 

몸뚱아리만 있고 자존감은 하나도 없던 자기에게

자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 사랑을 처음 가르쳐 준 분이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그 안에 죽어있던 사랑을 부활케 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이 부활한 것입니다.

 

그도 꿈 많던 소녀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한 남자의 사랑을 받으며 사랑하는 아이들도 있는

그런 단란한 가정을 꿈꾸던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살다보니

남자들에게 짓밟혀 몸은 몸대로 망가지고

일곱 영에 사로잡혀 영은 영대로 완전히 망가진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포기한 인생을 다시 살리시고

죽어있던 사랑을 다시 살리신 주님께서 이제 돌아가신 것입니다.

자기는 살리시고 주님은 돌아가신 것입니다.

 

그러니 마리아의 슬픔은 다른 뭇 여자들처럼 사랑을 잃은 슬픔이 아니라

자기를 살리신 분께서 오히려 돌아가셨다는 그런 애틋한 슬픔입니다.

다시 말해 사랑을 잃고 살아갈 자신의 처지에 대한 이기적인 슬픔이 아니라

모든 사랑을 주셨는데도 죽으실 수밖에 없었던

예수님의 슬픈 사랑에 대한 애틋한 슬픔이고 사랑이었습니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에 제가 좋아하는 <울게 하소서>란 노래가 있습니다.

정말 사랑이 건드려서 톡 터져 나오는 울음을 울고 싶은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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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세실리아 2013.04.02 12:11:38
    저는 참 많이 웁니다. 어느날 내가 왜? 우는지
    마리아처럼 주님 안보일때 그토록 울기를
    "마리아야" 내 이름 들려지도록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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