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레오나르도 2013.03.29 04:33

성 금요일- 죄스러운 행복

조회 수 4915 추천 수 0 댓글 5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사제라면 누구나 사순절 때 고백성사를 많이 주게 마련이지요.

저도 고백성사를 많이 주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님 수난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점을 토로하였습니다.

 

편찮으신 저의 어머니에 대해 저의 육신의 형제들과 얘기를 나누는 중에는

이런 얘기도 나왔습니다.

어머니가 자기들의 자식들보다 더 고통을 겪으시고,

어머니는 정말 노약하시고 자식들은 젊고 건강한데도

어머니의 큰 고통이 더 마음 아프지 않고

자식들의 작은 어려움이 더 마음 아프고 걱정된다고.

아주 솔직한 저희 형제들의 토로이고 뉘우침입니다.

 

언젠가 말씀 나누기 때 쓴 적이 있지만

그래서 제 마음이 아주 언짢은 적이 있었지요.

새 해 미사를 봉헌하는데 자기 자식들을 위해서는 미사지향을 넣으면서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서는 아무도 미사지향을 넣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자식이 없어서일까 그런 형제들이 무척이나 아쉽고 괘씸하였습니다.

 

그래도 생각을 해보니 저의 형제들이 어머니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머니를 엄청 사랑하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이 더 큰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인간을 그렇게 만드신 때문입니다.

 

무릇 사랑이란 치사랑이 아니라 내리사랑이고,

이것은 꼭 부모와 자식의 사랑에서뿐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의 사랑에서도 그렇습니다.

 

큰 사랑이 작은 사랑 쪽으로 흐르는 것입니다.

작은 사랑이 큰 사랑 쪽으로 흐르지는 않지요.

큰물이 물이 적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지요.

 

그러니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리가 하느님만큼 하느님을 사랑치 못함은 어쩔 수 없고 당연합니다.

뻔뻔스런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또한 저의 겸손이기도 합니다.

 

다만 오늘 수난감실 앞에서 묵상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제 사랑이 주님 사랑만큼 크지 못하고

그래서 제가 주님을 위해 주님만큼 고통을 봉헌치 못하지만

주님의 사랑만은 제가 알아드리자고 말입니다.

 

주님은 나를 위해서 수난의 고통을 당하시는데

우리는 그것이 나를 위한 주님의 사랑인 줄을 모른다면

이 얼마나 주님의 사랑을 허무하게 만들고 슬프게 만드는 것이겠습니까?

 

그러나 주님께서 당신의 고통과 사랑을 우리가 알기를 바라심은

당신이 이해받고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러니 주님의 고통과 사랑을 우리가 알아드리는 것은

알아드리지 않으면 그분이 서운해 하시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받고 있음을 우리가 알기를 주님께서 바라시기 때문이고,

사랑받고 있음을 우리가 알기를 바라심은 말할 것도 없이

사랑받고 있음을 알 때 우리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고통으로 우리가 행복하기를 진정 바라십니다.

누군가 고통 중에 있는데 나만 행복하다면

그때 우리의 행복이 행복할 수 없고 참으로 죄스럽지만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의 고통 때문에 우리가 죄스럽기를 바라지 않고

진정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나를 위해 주님께서 돌아가신 오늘,

도저히 죄스럽지 않을 수 없는 오늘이지만

그러나 주님께서 바라시니

주님의 바라심대로 죄스러운 행복을 느끼며 오늘 하루를 지내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5 15:40:42
    08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십자가, 피할 수 없는 운명)<br />http://www.ofmkorea.org/991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5 15:40:15
    09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요한의 수난기)<br />http://www.ofmkorea.org/2367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5 15:39:35
    12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염치없는 오늘.)<br />http://www.ofmkorea.org/5696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5 15:39:19
    13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죄스러운 행복)<br />http://www.ofmkorea.org/52258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5 15:38:28
    13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죄스러운 행복)<br />http://www.ofmkorea.org/52258<br /><br />12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염치없는 오늘.)<br />http://www.ofmkorea.org/5696<br /><br />09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요한의 수난기)<br />http://www.ofmkorea.org/2367<br /><br />08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 <br />(십자가, 피할 수 없는 운명)<br />http://www.ofmkorea.org/991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9May

    성령 강림 대축일-성령은 빗소리와 함께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신 새벽 일어나자마자 성당에 가서 묵상을 하였습니다. ...
    Date2013.05.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254
    Read More
  2. No Image 18May

    부활 7주 토요일-길을 가는 사람은

    부활의 끝자락에 와 있는 우리는 부활시기 내내 들었던 사도행전과 요한복음의 마지막 부분을 오늘 들었습니다.   저는 요한복음의 그 아리송하고 지루한 얘기의 반복에 숨이 막히고 이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는 게 그동안 제게는 고역스런 거였습니다. ...
    Date2013.05.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86
    Read More
  3. No Image 17May

    부활 7주 금요일-우리의 사랑이 여물고 확장되도록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들을 돌보아라.”      제가 결혼을 하였다면 저는 제 아내의 끊임없는 사랑 확인에 무척 곤란해 했을 겁니다. 저도 보통 남자들과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도 제 아내를 사랑하지만 연애 때...
    Date2013.05.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966
    Read More
  4. No Image 16May

    부활 7주 목요일-겉도는 나?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이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기도>   계속되는 대사제 예수님의 기도입니다. 이 대사제의 기도는 공관복음에 나오는 ...
    Date2013.05.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47
    Read More
  5. No Image 15May

    부활 7주 수요일-이런 주책바가지는 괜찮겠지요?

    “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      저희 수도회는 작은 형제회의 정신에 따라 공동체 책임자를 원장Superior이라 하지 않고 수호자Guardian라고 부릅니다. 공동체를 수호하고, ...
    Date2013.05.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83
    Read More
  6. No Image 14May

    성 마티아 사도 축일-세상에서 뽑히어 다시 세상으로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우리가 주님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를 선택하는 거라는 것을 마티아 사도만큼 더 잘 보여주는 사도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너를”이 아니라 “너희를” 뽑으셨다고 ...
    Date2013.05.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66
    Read More
  7. No Image 13May

    부활 7주 월요일-평화가 승리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주님께서 세상을 이겼다고 하시는데 이 말이 무슨 뜻입니까? 세상이 주님께 ...
    Date2013.05.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3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72 973 974 975 976 977 978 979 980 981 ... 1314 Next ›
/ 131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