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49 추천 수 2 댓글 13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제가 늘 생각하고 주장하는 것은 주님 성탄이건 부활이건

2천여 년 전 베틀레헴과 예루살렘의 그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나에게서 발생해야 그것이

참으로 내게 의미있는 성탄이고 부활이라는 겁니다.

 

물론 2천 년 전 베틀레헴의 그 첫 성탄이 없었다면

유다인의 하느님을 대한민국의 내가 믿을 이유가 없어서 믿지 않을 터이니

2천여 년 전에 주님 탄생은 너무도 중요하고 의미가 있으며 부활도,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예루살렘의 그 첫 부활이 없었다면

우리의 믿음이 근본적으로 헛된 것이 되니 역사적인 부활이 무엇보다 의미 있지요.

 

그런데도 주님의 성탄과 부활은

여전히 우리 안에서 발생해야 우리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천하의 명약이 2천 년 전에 발명이 됐어도

먹어야 그 약효가 내 안에서 효력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명약이 발명되지 않아도 문제지만

약을 먹지 않아도 문제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 안에서 주님께서 부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뭣 때문일까요?

그것을 저는 어제 새벽에 묵상하다가 깨닫게 되었는데 주님께서 제 안에서

부활하시지 못하는 이유가 아이러니하게도 한 번도 주님이 제 안에서

죽으신 적이 없기에 다시 살아나시지도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부활이란 말이 다시 살아난다는 뜻이니

부활은 죽음이 있어야 다시 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주님께서 제 안에서 돌아가신 적이 있어야 다시 사시는데

주님께서 제 안에 아니 계신 적이 없고 늘 함께 계시는 분이기에 그리된 것입니다.

 

문제는 제 안에 늘 계시는 그분이 살아계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죽어 제 안에 안 계셨다면 저도 어떤 식으로든 주님을 살려냈을 텐데

비록 가죽음 상태로라도 계시기에 그것만 믿고 문제의식 없이 살아온 것입니다.

 

이것이 이번 성삼일 제가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깨달온 것이고,

그래서 한편 부끄러웠지만 다른 한편 참으로 기뻤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번에 제가 체험한 주님 부활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깨달음은 가죽음 상태의 주님을 확실히 죽이고

참생명의 주님이 내 안에서 다시 살아나게 해야겠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가죽음 상태의 주님을 죽여야 할까요? 방법이 뭘까요?

이제와서 니체처럼 신은 내게서 죽었다고 선언하면 그것으로 될까요?

 

그것은 안 될 일이고, 억지춘향입니다.

내 안에 엄연히 계신 주님을 사형 선고 내린다고

그 주님이 죽지 않음은 물론 그러고는 제가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다시, 어떡해야 합니까?

어떻게 주님을 죽이고 어떻게 살려내야 합니까?

 

잘 생각해보니 주님께서 제 안에서 가죽음 상태로 계신 이유가

내가 살아있기 때문이니 내가 죽으면 되겠습니다.

 

원래 주님께서 내 안에 사시기에 나도 사는 저이어야 하는데

내가 살아서 주님이 기죽어 계시는 상태가 바로 저였습니다.

그러니 내가 죽어야 죽어 계신 주님께서 다시 살아나십니다.

 

그런데 나를 죽여야지 하고 마음먹는다고 내가 죽지 않습니다.

마음먹은 것이 한두 번 아니고 노력 안 한 것도 아니잖습니까?

 

그러므로 마음은 먹되 주님께서 죽여주실 때 그 죽음을 거부하지 않음이 하나요.

죽여주실 때 그것을 잘 알아채고 순순히 죽는 것이 다른 하나입니다.

 

왜냐면 우리는 내가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내가 죽어야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산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스스로는 죽지 못하는 것이 보통의 우리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사관을 스스로 따지 못하여 따주는 다른 사람이 필요하고,

스스로 죽지 못하기에 안락사를 돕는 다른 이가 필요하듯

죽여주는 존재가 필요한데 하느님께서 우리를 죽여주시고

그때 우리는 죽여주시는 주님의 그 은총을 은총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돌아가신 주님이 제 안에서 살아나는 부활 체험은

일생일대의 큰 체험이고 이런 부활을 우리는 큰 부활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큰 부활 체험을 하고

그래서 저처럼 주님께서 내 안에 늘 계시지만

가죽음 상태로 계신다면 작은 부활도 있어야겠습니다.

말하자면 일상의 부활이요 그때그때의 부활 말입니다.

 

살다 보면 깜빡깜빡 주님을 까먹어

주님께서 죽어 계시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수녀원에 오면서 부활 선물로 돼지고기와 저희가 키운 콩나물을

가지고 와야겠다고 마음먹고 잊지 않으려고 며칠 전부터 신경 썼습니다.

 

그런데 와서 보니 돼지고기만 가지고 오고 콩나물은 안 가져 왔으며,

한심하게도 수도자가 정작 수도복을 안 가지고 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광야 체험을 하고 돌아오면서 수도복과 콩나물을

가지고 와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또 와서 보니 콩나물만 가지고 온 것입니다.

 

이처럼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도 그보다 하찮은 것에 신경 쓰다가 까먹는 것이

인간이고 특히 저인데 하느님도 종종 이렇게 하찮은 것들 때문에 까먹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님을 까먹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주님은 부활하십니다.

 

기도하는 대신 걱정하고 있는 것을 깨닫는 순간 주님께서 다시 살아나십니다.

갈망하는 대신 욕망하고 있는 자신을 보는 순간 주님께서 다시 살아나십니다.

사랑해야 하는데 일하고 있는 자신을 보는 순간 주님께서 다시 살아나십니다.

 

이렇게 까먹은 주님을 다시 살려내는

일상의 부활이요 작은 부활을 살아가기로 다짐하는 이번 부활절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가온 2022.04.17 13:08:56
    알렐루야 알렐루야....임마누엘 아멘.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7 08:15:14
    21년 주님 부활 대축일 <br />(그리스도 우리의 빛, 우리는 세상의 빛)<br />http://www.ofmkorea.org/404086<br /><br />20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오만을 깨고 사랑을 돌려드릴 때)<br />http://www.ofmkorea.org/336994<br /><br />19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부활관상)<br />http://www.ofmkorea.org/209235<br /><br />15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부활의 시차)<br />http://www.ofmkorea.org/76628<br /><br />14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진도 바다가 홍해 바다가 되기를)<br />http://www.ofmkorea.org/61527<br /><br />13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사랑이 부활이다)<br />http://www.ofmkorea.org/52314<br /><br />12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부활 체험의 정석)<br />http://www.ofmkorea.org/5705<br /><br />10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http://www.ofmkorea.org/3852<br /><br />09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 이 죽어야 그리스도께서 사신다.)<br />http://www.ofmkorea.org/2376<br /><br />08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줄탁동시의 부활)<br />http://www.ofmkorea.org/101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7 08:14:38
    08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줄탁동시의 부활)<br />http://www.ofmkorea.org/101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7 08:14:10
    09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 이 죽어야 그리스도께서 사신다.)<br />http://www.ofmkorea.org/2376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7 08:13:47
    10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http://www.ofmkorea.org/3852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7 08:13:17
    12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부활 체험의 정석)<br />http://www.ofmkorea.org/5705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7 08:12:34
    13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사랑이 부활이다)<br />http://www.ofmkorea.org/5231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7 08:12:01
    14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진도 바다가 홍해 바다가 되기를)<br />http://www.ofmkorea.org/61527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7 08:11:33
    15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부활의 시차)<br />http://www.ofmkorea.org/76628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4.17 08:10:58
    19년 주님 부활 대축일<br />(부활관상)<br />http://www.ofmkorea.org/209235
더보기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5Nov

    연중 34주 금요일-사라질 때 나타나시는

    아시다시피 제가 하는 <여기 밥상>은 예약제 식탁이고, 제가 영적인 음식인 미사와 육적인 음식인 밥도 해드리는 이중 식탁입니다.   그제도 <여기 밥상>이 있었고, 식사하면서 유쾌한 대화도 나누고 유익한 대화도 나누었는데 한 자매님이 나이 먹는 것과 화...
    Date2022.11.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4 Views765
    Read More
  2. No Image 24Nov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사람의 아들이 오는 날에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이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마지막 날이며 심판의 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심판이 두려운 이유는 각자가 지...
    Date2022.11.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03
    Read More
  3. No Image 24Nov

    2022년 11월 24일 목요일 에페소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 기도

    오늘의 에페소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 기도와 지향 2022년 11월 24일 목요일 교부들의 말씀 묵상 그리고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
    Date2022.11.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295
    Read More
  4. No Image 24Nov

    연중 34주 목요일-하늘 정신

    오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이 황폐해질 때가 올 텐데 그날은 징벌의 날이면서 속량의 날이라고 하십니다.   그러시면서 어제 인내로써 생명을 얻으라 하신 주님께서 오늘은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으라고 하십니다.   “그곳이 황폐해질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아라...
    Date2022.11.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5 Views769
    Read More
  5. No Image 23Nov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사람들이 박해를 하고 미워하는 이유를 예수님께서는 당신 이름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믿는다는 것이 박해의 이유가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내가 상대방에게 잘못한 것이 없는데 상대방이 나를 미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상황...
    Date2022.11.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165
    Read More
  6. No Image 23Nov

    2022년 11월 23일 수요일 에페소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 기도

    오늘의 에페소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 기도와 지향 2022년 11월 23일 수요일 교부들의 말씀 묵상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
    Date2022.11.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1 Views229
    Read More
  7. No Image 23Nov

    연중 34주 수요일-제자의 운명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박해를 받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것이 제자들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은 제자의 운명을 말씀...
    Date2022.11.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5 Views68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43 244 245 246 247 248 249 250 251 252 ... 1364 Next ›
/ 136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