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5208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제가 잘못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잠을 깨니 설핏 허무감이 감돌면서

헛살았다, 잘못 살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진실>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진실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는데

곧 이어지는 것은 <머물다>, <잠기다>였습니다.

어디에 머물고 무엇에 잠긴다는 것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어딘가에 머물고 싶었고 잠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머물고 싶은 것은 떠돌기 때문이겠지요.

떠돌다보면 어딘가에 머물고 싶을 때가 있고,

젊은 날에 여기저기 많이 떠돌던 사람도

나이를 먹으면 어딘가에 머물고 싶을 것입니다.

 

 

저도 그런 건가요?

일생 수도원에서 살았는데

제가 어딜 떠돌아 다녔기에 머물고 싶다는 건가요?

 

 

그러니 제가 오늘 머물고 싶고, 잠기고픈 것은 그런 것 때문이 아닐 겁니다.

천상여정이었다면 허무감이나 헛살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 들 것이고

어딘가 머물고 싶고, 잠기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지상의 방랑자였기 때문일 겁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이 일 저 일, 이 사람 저 사람을

많이 기웃거리며 다녔고 지금도 다니고 있습니다.

 

 

제 딴에는 사랑이 소중하기에 그만큼 사랑도 하고

그 사랑도 하느님 사랑이 되게 하고자 애쓰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어떤 때는 하느님 사랑 안에서 사랑하지만

어떤 때는 하느님 사랑 밖에서 사랑을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마치 추운 겨울 밤,

집 없이 떠돌던 나그네가

페치카를 때며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는 사랑가족을

창문너머로 들여다보면서

나도 저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하는 것과 같겠지요.

 

 

제가 어딘가에 머물고 싶고, 잠기고 싶었던 곳은

하느님이고, 하느님 사랑이었습니다.

저는 얼마간 하느님 사랑 밖에서 떨고 있었고

사랑 없으면서도 사랑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하느님 사랑에 머물고 싶은 것이고

하느님 사랑에 잠겨 배터리가 충전되듯 사랑으로 충만되고픈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안드레아도 어쩌면 방랑자였을 것입니다.

오랜 기간 구원자 메시아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스승 세례자 요한을 통해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분의 초대 덕분에 그분 계신 곳에 머물며 하루를 지냅니다.

 

그 시간은 오후 네 시.

하루 종일 떠돌다가 날이 저물 녘 네 시가 되어서야

그는 주님을 만났고 주님과 함께 하루를 머뭅니다.

 

하루 종일 싸돌아다니던 우리.

우리도 이제 오후 네 시가 되었을까요?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6Dec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성령충만인가, 분기탱천인가?

    “그들은 스테파노의 말을 듣고 마음에 화가 치밀어 그에게 이를 갈았다. 그러나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다” 오늘 복음을 첫 구절을 읽으면서 피식 웃었습니다. 첫 구절이 “사람들을 조심하여라.”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을 특정하...
    Date2012.12.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5277
    Read More
  2. No Image 25Dec

    예수 성탄 대축일- 우리는 참 빛으로 어둠을 심판하는 자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대선이 끝나고 한 편은 승리를 기뻐하고 한 편은 패배를 슬퍼합니다. 승리하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밝은 새 세상이 열렸...
    Date2012.12.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5098
    Read More
  3. No Image 24Dec

    대림 4주 월요일- 구유를 만들자!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성탄을 앞두고, 그러니까 이번 대림절에 다른 사제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고해성사를 많이 주었습니다. 그리고 특별...
    Date2012.12.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5120
    Read More
  4. No Image 23Dec

    대림 제 4주일

    루카 복음사가는 오늘의 이야기 앞에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합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났고, 하느님의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알려 줍니다. 그리고 그 일이 있기 6개월 전 가브리엘 천사는 즈카르야에게도 나타나 요한의 출생을 전해줍니다. 가브...
    Date2012.12.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4662
    Read More
  5. No Image 23Dec

    대림 제 4 주일- 이웃에게는 주님을, 주님께는 내 몸을!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지금은 비판보다 배우는 것이 많지만 젊었을 때 저는 개신교에 대해 몇 가지 문제 때문에 비판적이었습니다. 그것은 개신교가 천주교를 마리아를 믿는 종교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한 ...
    Date2012.12.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906
    Read More
  6. No Image 22Dec

    대림 3주 토요일- 복수찬가가 아니라 구원찬가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마리아의 찬미는 가장 아름다운 하느님 찬미이고, 그래서 매일 저녁 성무일도 ...
    Date2012.12.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621
    Read More
  7. No Image 21Dec

    대림 3주 금요일- 수없이 많은 많은 만남 중에 나의 만남?

    세상에는 많은 만남이 있습니다. 첫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입니다. 인간의 만남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남이라고 할 수 있고 어떤 사랑은 신적 사랑의 만남과도 잇닿아 있습니다. 나의 지금 만남 중에 이런 만남이 있는...
    Date2012.12.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99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86 987 988 989 990 991 992 993 994 995 ... 1308 Next ›
/ 130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