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6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십자의 예수를 바라보면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간이 무의식 속에서 저지르는

폭력과 망상의 끝없는 순환 속에서

폭력과 증오에 물어뜯긴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비추고 계신 십자가의 거울 속에서

나 자신도 어떻게 폭력과 증오에 물어뜯겼는지를 이해하려고 합니다.

 

당신은 십자가에서

고난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너그럽게 하라고 초대하십니다.

고난을 겪는 우리를 향해 당신의 두 팔을 벌리시고

아픔을 견디는 사랑만이

아픔을 겪는 이에게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십니다.

 

당신은 속죄양을 만들고 자기를 정당화하는 수많은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당신의 전능한 힘을 포기하신 당신의 무능과 무력함을 보여주십니다.

 

아버지의 이름과 나라와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갈망하면서

매일 수많은 결단과 항복을 통해 보여주신 길이 십자기의 길임을 가르쳐 주십니다.

 

당신을 따른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과 운명을 공유하는 소명이기에 당신이 허락하시는 것을 우리도 허락하고

당신이 고난받으시는 것을 우리도 조금이라도 고난을 받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 사실만을 믿는 것이요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것을 사랑하고

아무도 헤치는 일이 없이

저마다 창조 때 받은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도록

화해를 위해 대가를 지불하기로 선택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혼자서 만들어 낸 천국은 결코 오래가는 천국이 아니었습니다.

무능력으로부터 배워야 했고 더욱 다듬어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했던 능력마저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말에서 떨어진 바오로처럼 사고의 틀 전체가 부서지고 깨어졌습니다.

자신이 무너진 그곳에서 나를 일으켜주신 분은 십자가에 달리신 당신이셨습니다.

힘을 지니신 분께서 무능과 연약함으로 구원의 길을 가르쳐 주신 십자가의 길,

그 길이 아니었다면 나는 자신이 만든 감옥 문을 열지 못했을 것입니다.

 

당신의 본성이 비폭력이었기에 십자가에 달리실 수밖에 없었을 것임을

자신의 십자가를 지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말로 해도 안 되고 폭력을 쓸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없이 지는 십자가가 아니라 선택으로써 지는 십자가,

견딜 수밖에 없을 때 견디는 것, 그것이 사랑이었습니다.

당신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처벌이 아니라

사랑과 포용을 통해서 그리고 용서를 통해서 구체화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견딤이 크면 사랑도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진자는 나에게 와서 쉬어라, 내가 편히 쉬게 하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에게 와서 배워라.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태 11,28-30)

 

온유하고 겸손하신 분으로부터 배우는 사랑은 그렇게 나에게 전해졌습니다.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은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죽고 부활하는 삶은

자신이 바로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자신이 문제라고 느끼지 않을 때,

하느님까지도 속죄양을 만들고 마침내 당신을 십자가 위에서 죽임으로써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시키기보다

하느님을 죽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우리의 배척을 기꺼이 겪으심으로써

사랑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당신은 어디에나 계십니다.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는 결국 당신과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

나를 바라보시는 당신의 시선이 마주치는 거기,

나의 문제들을 바라봅니다.

더는 속죄양을 만들지 않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당신의 도움을 청합니다.

 

2021, 2, 27

사순 제 2주일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2 깨죽에 떨어진 눈물 깨죽에 떨어진 눈물   구름모자 카페에서 깨죽 한 그릇씩 앞에 놓고 깨죽이 불러온 사연들 서로 다른 모성의 회상 회상의 거울 앞에선 비정의 어머니와 ... 이마르첼리노M 2019.12.23 394
341 깨어남과 깨어 있음 깨어남과 깨어 있음   언제든지 선을 행하려고 깨어있는 사람은 현재의 자유로 희망의 봉오리를 연다. 측은하고 가엾이 여기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지니고 ... 이마르첼리노M 2020.10.30 414
340 깨어 있어라. 그리고 준비해라 깨어 있어라. 그리고 준비해라   우리의 목적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면서 나에게서 내가 해방되는 삶이 믿는 이들이 누리는 기쁨이며 하느님 나라 행... 이마르첼리노M 2023.12.04 140
339 깨달음의 발견 깨달음의 발견   깨달음은 성령의 선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 내용에 들어가 보면 단순히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깨달음은 알... 이마르첼리노M 2019.09.17 472
338 깨달음 깨달음 스스로를 낮추다가 이르는 바닥 스스로를 높이다가 추락하여 이르는 바닥 욕정을 채우다가 타락하여 이르는 바닥 바닥을 알면 높이를 안다 높이를 알면 ... 이마르첼리노 2011.04.21 4069
337 깨달은 사람, 깨어난 사람, 깨어있는 사람 깨달은 사람, 깨어난 사람, 깨어있는 사람   깨달음이 깨어남으로, 깨어남이 깨어있음으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지 않으면 신앙이 근거를 두는 삶의 의미... 이마르첼리노M 2021.05.20 615
336 까치둥지묵상 1    내 방 창문너머에 까치부부 한쌍이 둥지를 만들고 있다. 난 얼마전부터 한쌍의 까치들이 둥지를 짓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관찰하고 있었다. 난 지켜보면 지켜... 일어나는불꽃 2017.02.18 1167
335 김찬선 신부님 평화방송 영성의향기 방송 시간 평화와 선 기쁜 성탄 보내세요 김찬선(레오나르도) 신부님께서 평화방송 영성의향기에 출연하시어 강의를 하신 것은 이번주에 방송 됩니다. 월요일 밤 11시 수요... 정마리아 2007.12.24 6141
334 김찬선 신부님 영성의 향기 제2강이 방송되고 있습니다. 평화와 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주에 이어 2강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 라는 주제로 방송 되고 있습니다. 방송 시간은 1강과 같고, 인터넷 업데이트는 ... 정마리아 2008.01.02 5262
333 김제형제회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김제형제회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김제형제회의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창조적 고통은 아름다운 생명의 모습이며. 진실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라는 믿음... 1 이마르첼리노M 2022.03.20 625
332 김인선젬마자매님의 막내딸 세레나입니다. 김인선 젬마 자매님의 막내딸 김수정 세레나입니다. 우선 저희 어머니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저희 가족들과 함께 해주신 많은 신부님들과 수사님들께 감사의 말... 1 세레나 2013.01.22 7942
331 김경상 마태오 사진 전시회-형제들 초청 사진작가 김경상 마태오씨가 형제들을 사진전에 초대한답니다. 장소는 시청 프레스센터 1층 전시장입니다. 단 입장료 오천원, 교황 바오로2세 추모사진전 개막 [... 신성길 2006.04.07 5968
330 김 찬선(레오나르도) 신부님 인터뷰 + 평화와 선 대구사이버대학교 웹진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아래 사이트 클릭 http://www.dcu.ac.kr/webzine/11th/menu05.html 정마리아 2007.03.08 5659
329 김 인선 젬마 자매님을 추모하며 김 인선 젬마 자매께서 돌아가신 지난 1월 16일 저는 여러분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자매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저에게 전하는 연락이었지요. 제가 이곳 대전... 김레오나르도 2013.01.20 7910
328 김 요셉(상욱) 형제의 글에 대한 소견 (이요한 종한) 김 요셉(상욱) 형제가 빅터 프랭클 박사의 의미요법과 프란치스코가 말하는 순종의 세 형태를 비긴데 대한 소견이다. 빅터 프랭클 박사(1905- 1984)는 유대... 이종한요한 2013.07.11 5736
Board Pagination ‹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