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주겠다."
오늘 창세기 말씀에서 대충 보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거지만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은데 왜 협력자를 만들어주겠다는 건지
그 의미를 뜯어보면 좀 이상한 점이 있어 그냥 넘어가기가 어렵습니다.
협력자란 번역이 맞는 번역인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는 데 힘이 달린다면 협력자가 필요하겠지만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아서라면 협력자가 아니라
알맞은 짝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입니다.
그래서일까 이전 번역은 '거들 짝'이라고 번역을 하였고 영어는 Patner로
번역을 하였는데 이것을 '상대'로 번역하면 어떨까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도 없이 혼자 있다는 것은 상대할 존재가 없는 것입니다.
얘기할 상대,
사랑할 상대,
싸울 상대,
미워할 상대가 없는 것이고 그것이 혼자인 거지요.
혼자인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좋지 않고 나쁜 것입니다.
물론 간혹 혼자 있는 것이 좋을 때가 있지요.
며칠 전 복음에서 음식을 들 시간조차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주님께서 외딴곳으로 가자고 하셨는데 그런때,
조용히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때,
하느님과 단독자로 만나려고 할 때,
이런때는 기간적으로 혼자 있을 필요가 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잠시 혼자 있을 필요가 있지요.
그러나 이런 것이 아니라 관계를 잘 맺지 못해서 혼자 있거나
만사가 다 귀찮고 누구도 다 싫어서 혼자 있거나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려워 혼자 있는 것이라면 안 되지요.
그러므로 고독은 좋을 수도 있지만 고립은 언제나 나쁩니다.
그런데 오늘 창세기에서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알맞은 상대가 필요하다고 한 것은
그러니 아무라도 같이 있으면 된다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상대로 짐승들을 주셨지만 사람은 그들에게서 알맞은
상대/협력자를 찾지 못하였다고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은 모든 집짐승과 하늘의 새와 모든 들짐승에게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인 자기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찾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요즘 사람보다 반려동물을 자신의 상대로 삼는 사람들이 많지만
짐승이 사람에게 상대는 될 수 있어도 알맞은 상대는 아니고, 그러니
사람보다 짐승을 또는 사람 대신 짐승을 상대로 삼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짐승이 사람의 알맞은 협력자는 될 수 없는 거지만
그렇다고 창세기가 의미하는 알맞은 협력자는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사람의 알맞은 협력자는 짐승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 이상의 의미이며
남자에게 진정 알맞은 협력자는 여자라는 것을 창세기는 말하는 겁니다.
그러므로 새 번역이 옛날의 '거들 짝' 대신 굳이 '협력자'로 번역한 뜻은
그저 외롭지 않게 해줄 상대를 넘어서 뭔가 협력해야 할 상대를 말하는
것인데 그 협력도 사람과 사람의 협력 또는 남자와 남자의 협력 차원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협력 차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자와 남자의 협력이 아니라 남녀의 협력이라는 것이 뭐겠습니까?
나라를 세우고, 전쟁을 하고, 집을 짓는 등의 일에는 남자가 남자의
알맞은 협력자이겠지만 하느님의 창조를 이어가는 일에는 남자가
여자의 알맞은 협력자이고 남자에게는 여자가 알맞은 협력자지요.
이런 하느님의 창조적 사랑을 이어갈 남녀가 많아지기를 비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부스러기 인생에게는 부스러기도 은총이다.)
http://www.ofmkorea.org/317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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