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그러면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

사람들의 이 물음은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는 주님의 말씀에 대한 이어지는 질문입니다.

어제 말씀 나누기에서 저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고 했습니다.
하느님의 일은 하느님께서 하시니
우리가 뭐 대단한 것 한다고 깝죽대지 말고
하느님께서 무엇을 어떻게 이루시는지 보고 믿기나 하라는 것이지요.

그러나 정확한 표현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
즉 예수님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로 믿는 것이고
예수님이 하신 일을 보고 그것을 믿는 것입니다.

이렇게 믿으라고 하니까
사람들은 믿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하시려는지를 묻습니다.

저는 이 말에서 공손함이 느껴지지 않고
뭔가 도전하고 시비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믿는 것은 자신이고
믿지 못한다면 믿지 못하는 자신을 바꾸어야 하는데
믿지 못하는 자신을 바꾸기는커녕 그런 자신을 그대로 놔두고
어디 그럴 마음이 있고 능력이 있으면 믿게 하라고 뻗댑니다.

제가 종신 서원 준비를 위한 한 달 피정을 할 때입니다.
그런데 종신 서원을 앞 둔 사람이 영적으로 너무 무미건조하여
도대체 하느님이 계신지,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는지 느낌이 전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하느님 체험을 진하게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한 끼에 한 숟가락만 먹는 단식 피정에 돌입하였습니다.
그렇게 밥을 먹지 않으니 잠이 별로 없게 되어
자다가 아주 이른 새벽에 잠이 깨곤 하였는데
그렇게 10여 일이 지난 새벽에도 일찍 잠이 깼습니다.
그런데 80년대 초, 그 피정 집은 시골이라 그랬는지
형광등이, 빨리 또는 늦게, 제멋대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10분 있다가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잘 때 머리맡에다 성냥과 초를 준비해 놓았는데
그날도 불이 즉시 안 들어와 성냥을 찾아 불을 키려고 하였습니다.
그 순간,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하느님, 당신이 계시고 저를 사랑하신다면
제가 성냥을 키는 순간 동시에 형광등 불이 들어오게 하세요.’
이렇게 하느님께 요구하고 성냥을 켰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동시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그때 저는 기쁘기보다는 너무도 두려워 꼼짝 할 수 없었습니다.
몸이 그대로 굳은 상태에서 몇 시간을 있는데
그러는 중에도 머리속에서는 여러 생각이 오갔습니다.
‘기적이다, 아니다.’
‘우연이다, 자연 현상이다.’ 등 등.
이렇게 압도된 상태에서 몇 시간인지 모르게 지나고 나서
날이 밝아오면서 몸이 풀려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을 여는 순간 뜨는 해가 눈에 들어왔고,
그 해를 보는 순간, 저는 머리를 한 대 맞는 것 같았습니다.
“저 뜨고 지는 해가 바로 기적이다.
저 엄청난 해가 뜨고 지는데 내가 한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나만이 아니라 인간이 한 것이 무엇 하나 있는가?”
그렇게 모든 것을 보니 일상의 모든 것이 다 기적이었습니다.
풀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것이 기적이고
인간 한 생명, 생명이 다 기적이고,
내가 이렇게 살아있다는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저는 널려있는 기적,
널려있는 하느님의 표지들,
널려있는 하느님 사랑의 표지들은 놔두고
성냥불과 형광등 불이 동시에 들어오는 것만을
하느님 사랑의 표지로 한정하고
그렇게 하느님 사랑을 느끼게 하라고
하느님께 도전하고 시험하였던 것입니다.

아무튼 저는 그렇게 하느님 사랑에 도전하고 시험을 하였고,
그렇게 하느님 체험을 하고 종신서원을 했습니다만
아직도 가끔 하느님 사랑을 시험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요즘 같으면 “음악회가 성사 되어 하느님,
당신의 사랑을 느끼게 하시고 믿게 해주세요.”하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지금 2010.04.21 10:57:50
    신부님!
    저에 기적은
    이곳에서 매일 글을 접하며 하루를 묵상할수 있음 입니다
    직장에 억매여 절제된 시간 안에서 하느님을 만날수있음은
    이것이 기적입니다
    음악회를 위한 기도 드립니다 ...
  • ?
    홈페이지 마니또 2010.04.21 10:57:50
    신부님! 어제 강론말씀을 감동 깊게 읽고 집을 나서는데
    하늘에 빛나는 태양을 보며 마음이 뜨거워졌어요.
    저는 사실 음악회 하든 못하든..꼭 같은것 같아요~ㅋㅋ^^~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0.04.21 10:57:50
    "일상의 모든 것이 다 기적 입니다."

    그래요 !!! 신부님 !!!
    제가 하루 하루 살아 가는 것이 기적 입니다.
    순간 순간에 하느님을 보여 주시니 감사 합니다.
  • ?
    홈페이지 넋두리 2010.04.21 10:57:50
    저는 자유분방한 편은 아니지만 모험을 좋아합니다. 무조건 뛰어드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하여 요즘 생활이 변하여 엊그제는 부모님과 한 지붕에 있고 가족이 있어도 외로웠습니다. 그러나 그 외로움은 한번뿐이 아닌 매번 겪는 외로움이었지만 조금 색다른 외로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더욱 강해지고 민감해진 일상이 시작되었지요. 그리고 평상심,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또 다른 외로움이 찾아들거란 사실은 어김없을것이라고 그러나 그 외로움을 피하지 않을거라고 다짐해 봅니다. 갑자기 유행가 가사가 생각나네요.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산울림의....
  • ?
    홈페이지 요셉 2010.04.21 10:57:50
    그렇습니다.

    "아직도 가끔 하느님 사랑을 시험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요즘 같으면 “음악회가 성사 되어 하느님,
    당신의 사랑을 느끼게 하시고 믿게 해주세요.”하고 말입니다."

    부모가 자식의 속마음을 모르지 않듯이
    하느님께서도 이 어린이와 같은 마음에
    오히려 흐뭇해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제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는요.^^

    어제는 4대강 개발 저지 생명 살리기 위한
    생명평화미사에 동참하기 위해 금강에서 함께했습니다.

    각자 쓰고 싶은 말을 적는 난에 다음과 같이 셨습니다.
    “이다음에 후손들이 ‘우리 부모들은 미쳤었나봐!’
    라는 말 듣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마!“
    고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0Jun

    연중 제 12주일-그리스도의 경지

    오늘 복음은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1) 예수님의 정체를 사람들과 제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2) 예수님의 실제 정체에 대해 예수님은 어떻게 가르치시는지. 3)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오래 전 초등학교 동창을 만났습니다. 술 ...
    Date2010.06.20 By당쇠 Reply4 Views979
    Read More
  2. No Image 19Jun

    연중 제 12주일 '일치의 십자가'

    오늘 독서에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모습과 그리스도 예수와 하나 되는 우리들에 관한 이야기와 더불어 복음에서는 예수님에 대한 고백과 또한 예수님의 십자가를 져야한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서로 큰 연계성 없이 떨어져 있게 생각...
    Date2010.06.19 By김미 Reply1 Views894
    Read More
  3. No Image 19Jun

    연중 11주 툐요일-지금 사랑하다

    “그러므로 내일 걱정을 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인생을 오래 산 사람은 내일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래 살았다고 다 내일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미리 걱정해도 아무 소용없음을 깨달은 사람이라야 걱정 않습니다. 그러...
    Date2010.06.19 By당쇠 Reply5 Views908
    Read More
  4. No Image 18Jun

    연중 11주 금요일-하늘 여행

    어제는 한우리 카페의 400번째 회원이신 이 종원 형제님이 지으신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그분은 여행 작가이신데 당신이 지금까지 가 본 곳에 대한 소개와 여행하면서 느낀 소회들을 이 책들에 엮어 놓으셨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차를 타고 여기저기를 다니...
    Date2010.06.18 By당쇠 Reply6 Views1102
    Read More
  5. No Image 17Jun

    연중 11주 묙요일-기도, 하느님과의 진실한 대면

    어제 위선하지 않으려면 하느님을 진실하게 대면해야 함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진실하게 대면하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장시간의 기도는 기도가 아니라 하나의 행위요 연출인, Performance입니다. 제가 수도...
    Date2010.06.17 By당쇠 Reply1 Views1156
    Read More
  6. No Image 16Jun

    연중 11주 수요일-위선하지 않으려면

    사람은 선을 참으로 좋아합니다. 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악을 좋아한다면 그에게는 그것이 선이기에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서 인본주의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그것이 선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형이상학에서 ...
    Date2010.06.16 By당쇠 Reply2 Views948
    Read More
  7. No Image 15Jun

    연중 11주 화요일-사랑의 의지, 원수 사랑의 마중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오늘 복음은 너무도 심오하기에 여러 각도에서 묵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저는 원수 사랑과 기도의 차원에서 묵상하고자 합니다. “박해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는 ...
    Date2010.06.15 By당쇠 Reply2 Views126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17 1118 1119 1120 1121 1122 1123 1124 1125 1126 ... 1314 Next ›
/ 131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