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에 너희는 내 이름으로 청할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아버지께 청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바로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
내일 하늘로 오르실 주님께서 오늘 남겨둘 제자들에게
이제는 당신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라고 하시는데 그런데
당신 이름으로 청한다고 해서 당신이 제자들을 위해 청하시지는 않겠답니다.
그런데 당신 이름으로 청하라고 하면서
당신이 제자들을 위해 청하지는 않으시겠다니 이것이 무슨 뜻입니까?
제자들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거두시겠다는 뜻입니까?
이 세상에서 떠나니 저 세상에서는 더 이상 사랑을 않겠다는 건가요?
틀림없이 그런 것이 아닐 것이고 그보다는
당신이 아버지께로부터 와서 아버지께로 돌아가시니
제자들도 당신과 함께 계신 아버지께로 중심이동을 하라는 말씀이고,
아버지가 너희를 사랑하시니 두려워하지 말고
당신이 대신 청하지 않아도 직접 아버지께 청하라는 말씀이십니다.
그러니까 이 말씀들 안에는 초월과 성숙에 대한 요청이 있는 것입니다.
제자들이나 우리는 초월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제자들과 함께 있을 수 없고 그래서
이제는 제자들도 부모를 잃은 아이들처럼 더 이상 어리광을 부리거나
어린애 짓을 해서는 안 되고 성숙해져야 합니다.
나를 대신해줄 누가 있기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이 아니라 <대면>하라는 것이며 일이든 사람이든
누가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대면하라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어떤 면에서는 성숙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주 미성숙합니다.
예를 들어 은행일이나 무엇을 구매하는 일이나 컴퓨터작동과 같은 것은
너무도 할 줄 모르고 두려움 때문에 하기도 전에 지레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저의 성향(MBTI에 의하면 저는 직관형이고 비현실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내내 누가 저를 대신해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는 내향적이어서 사람들에게 제가 먼저 다가가지를 잘 못하고,
겸손하지도 못해서 부탁이나 청탁을 위해서는 더더욱 다가가기 어려워하여
제가 부탁/청탁을 하기 전에 대부분 알아서들 도와주셔서 지금까지 왔지요.
그러니 저는 일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직면하지 못하고 대신해주는 사람이 늘 있어야 하는 미성숙자였었는데
작년 이곳 가리봉에 오면서 대신해주는 사람이 없게 되면서
남들은 진작 스스로 하던 것을 이제야 혼자 스스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구원의 문제와 비교하면
미성숙해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지요.
문제는 구원의 문제이고 구원을 누가 대신해줄 수 없다는 것이고,
구원을 위해 오신 주님조차도 이 문제는 대신해줄 수 없으십니다.
독수리가 참으로 멋지게 하늘을 날고 하늘의 제왕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주어 덩치나 힘은 어미만큼 되었어도
그래도 하늘을 나는 것은 어미가 아니고 새끼 자신이 날아야 하는 것이듯
주님께서 말씀으로 그리고 당신의 살과 피로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고
길러주셨어도 영적인 비상을 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가는 것은 우리지요.
주님께서는 내일 승천을 하십니다.
그곳으로 먼저 비상을 하시며 따라 오라고 하시고 방향을 제시하십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구원자로서 우리에게 하실 수 있는 것의 전부이고
우리가 세상을 초월하여 하늘로 오르는 그 영적인 비상까지
대신해주실 수는 없으시고 또 대신해주시지도 않으십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주신 양식으로 힘이 생겼다면 이제 날갯짓을 배워야 하고
스스로 나는 것도 배워야 하며 무엇보다도 시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없이 곤두박질을 치더라도 스스로 날 수 있을 때까지
초월과 비상을 위한 시도를 거듭거듭 해야 하는데
그러기로 다짐하는 오늘입니다.
(독점치 않으시는 사랑의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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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부활 제6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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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부활 제6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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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어른스런 청원기도, 아이스런 청원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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