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호숫가로 나가셨다. 군중이 모두 모여 오자 그들을 가르치셨다.”
“그 뒤에 길을 지나가시다가 세관에 앉아 있는 레위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유심히 보면 이상할 수도 있는 점이 오늘 주님의 행보에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호숫가로 나가셨는데 산책하러 가신 것은 아니겠지요?
군중이 몰려온 것을 보면 회당이 바리사이들의 주 무대인 것과 달리
호숫가는 주님이 즐겨 가르침을 주시던 장소인가 봅니다.
회당이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예배를 드리던 공식적인 정통 모임장소라면
호숫가는 우리의 서울역 광장처럼 사람들이 많이 오가던 곳인데,
주님께서는 안식일에 회당에서도 가르치셨지만 아무 때나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을 찾아가 가르치시던 비공식적이고 비 정통의 모임장소였을 겁니다.
아무튼 호숫가에 계실 때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그들 가운데서 제자를 부르지 않으시고
그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세관에 앉아있는 레위를 부르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왜 당신을 찾아온 사람들 중에서 그러니까
당신의 말씀을 경청하는 사람들 중에서 제자를 뽑지 않으시고
찾아오지 않은 사람 그러니까 별 관심이 없던 레위를 뽑으신 걸까요?
그리고 레위는 당시 죄인으로 지탄을 받는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인데
주님께서는 왜 이 죄인을 당신 제자로 뽑으신 걸까요?
이것을 저희 수도원 성소계발과 관련시키면 대단히 파격적인 거지요.
저희는 아무나 성소자로 받지 않기 위해 믿을만한 분의 추천을 받고
여러모로 검증을 한 뒤 여러 성소 위원들의 합의를 거쳐 받아들이는데
이것에 비하면 주님께서는 매우 즉흥적으로 당신 제자를 뽑으시고
아무나 당신 제자로 받아들이시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정말 아무나 받아들이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눈과 우리 기준으로 볼 때 아무나 받아들이십니다.
그런데 여기에 주님과 우리의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눈에 아무나인데 주님께는 아무나가 아닙니다.
레위가 우리 눈에는 아무나아고 죄인인데
주님 눈에는 귀한 집 자식이요 또 하느님의 자녀요 당신의 제자감입니다.
사실 아무나를 아무나로 보지 않고 귀히 보시는 주님의 눈,
곧 사랑의 눈 때문에 저도 주님의 귀한 제자가 될 수 있었고 또 된 거지요.
어쩌면 주님의 기준은 당신의 부르심을 귀히 여기고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 그것 하나일 것이고 그래서
오늘 레위를 제자로 받아들이시고 죄인들과 식사를 같이 하시는
주님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제자가 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는 그 유명하고 대단한 말씀을 하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그러니까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다 찾아가시고 다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이런 주님께 큰 감사를 드리는 오늘이고 우리들입니다.
감사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