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한가위 (추석)
✝️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루카 12,15-21 (한가위 미사)
한가위 미사에서 교회가 들려주는 복음입니다.
풍성한 수확을 감사드리는 날에
곳간을 늘린 부자의 이야기를 읽습니다.
이 배치가 처음에는 뜻밖으로 들립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아주 정확한 자리입니다.
이 비유에서 눈여겨볼 것은
부자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는 남의 것을 빼앗지도, 속이지도 않았습니다.
복음은 그저 ‘그의 땅에서 많은 소출이 났다’고 적습니다.
농사가 잘된 것입니다. 그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는 성실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곳간을 헐고 더 큰 것을 지으려 계획할 만큼 부지런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습니까.
그의 혼잣말을 소리 내어 읽어 보면 드러납니다.
‘내가 수확한 것’, ‘내 모든 곡식과 재물’,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네가 쌓아 두었으니’.
짧은 대목 안에 ‘나’와 ‘내 것’이 거듭 나옵니다.
그리고 끝까지 아무에게도 말을 걸지 않습니다.
하느님께도, 이웃에게도, 일꾼에게도.
혼자 묻고 혼자 답합니다.

성 대 바실리오가 이 비유를 두고 강론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곳간을 지을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의 배를 곳간으로 삼으면 되지 않느냐고.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네가 쌓아 둔 빵은 굶주린 이의 것이고,
옷장에 걸린 옷은 헐벗은 이의 것이라고.

그러니 이 비유의 요점은 재산 자체가 아니라
‘닫힌 마음’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이 그 마음을 깨뜨립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여기서 ‘되찾아 간다’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되돌려 받으신다는 것입니다.
목숨은 본디 그분의 것이었고 잠시 맡겨진 것이었습니다.
부자는 곡식은 제 것이라 여겼고,
목숨까지 제 것인 줄 알았습니다.
한가위의 참뜻이 바로 그 반대편에 있습니다.

이날 우리가 하는 일을 헤아려 봅니다.
먼저 거두게 하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씨를 뿌린 것은 사람이지만 자라게 하신 분은 따로 계십니다.
다음으로 조상을 기억합니다.
지금 내가 가진 것 가운데 내가 처음 만든 것은 없습니다.
땅도, 이름도, 신앙도 물려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나눕니다. 송편을 빚어 이웃과 주고받습니다.
곧 한가위는 ‘내 것’이라는 말을 세 번 무너뜨리는 날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조상 앞에서, 이웃 앞에서 말입니다.

문화 주간의 눈으로 보면
한가위는 감사가 문화가 된 모습입니다.
감사는 마음속에만 있으면 곧 흐려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을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음식으로, 노래로, 춤으로, 예절로.
송편을 빚는 손과 강강술래를 도는 발이
감사를 몸에 새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명절의 수고로움도 다시 볼 만합니다.
다만 그 수고가 어느 한 사람에게만 몰리지 않도록
함께 나누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남은 몫입니다.
그리고 오늘 고향에 가지 못한 이들을 기억합니다.
실향민과 이주 노동자, 홀로 계신 어르신,
병상에 있는 이와 일터를 지키는 이들 말입니다.
보름달은 그분들 위에도 똑같이 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거두게 하신 분께 감사드리는가?
내 혼잣말에 ‘나’와 ‘내 것’이 얼마나 자주 나오는가?
내가 늘려야 할 곳간은 어디에 있는가?
오늘 내가 기억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주님,
거두게 하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곳간을 늘리는 대신 손을 열게 하시고,
먼저 가신 분들과 오늘 외로운 이들을 함께 기억하게 하소서.
아멘.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4Sep

    2026년 9월 25일 금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학교 말씀 기도

    한가위 (추석)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루카 12,15-21 (한가위 미사) 한가위 미사에서 교회가 들려주는 복음입니다. 풍성한 수확을 감사드리는 날에 곳간을 늘린 부자의 이야기를 읽습니다. 이 배치가 처음에는 뜻밖으로 들립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아주 정...
    Date2026.09.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8 new
    Read More
  2. No Image 24Sep

    연중 25주 목요일-허무로다, 허무!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Vanity of vanities, says Qoheleth, vanity of vanities! All things are vanity!”   오늘 저는 굳이 영어 성서의 말씀을 같이 들여다봤습니다. ‘Vanity’란 말을 가지고 오늘 얘기...
    Date2026.09.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313 new
    Read More
  3. No Image 23Sep

    2026년 9월 24일 목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학교 말씀 기도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루카 9,7-9 짧지만 서늘한 장면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벤 헤로데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몹시 당황’합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르게 말합니다. ‘요한이 되살아났다, 엘리야가 나타났다, 옛 예언자가 살아났다.’ 헤로데는 묻습니...
    Date2026.09.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1 Views49
    Read More
  4. No Image 23Sep

    연중 25주 수요일-널뛰지도 날뛰지도 말아야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저에게 정해진 양식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지 않으시면 배부른 뒤에 불신자가 되어 ‘주님이 누구냐?’ 하고 말하게 되고. 아니면 가난하게 되어 도둑질하고 저의 하느님 이름을 더럽히게 될 것입니다.   오늘 잠언의...
    Date2026.09.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374
    Read More
  5. No Image 22Sep

    2026년 9월 23일 수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학교 말씀 기도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파드레 피오) 사제 기념일 1. 신비 –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루카 9,1-6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파견하십니다. 먼저 ‘힘과 권한(마귀를 쫓고 병을 고치는)’을 주시고, 이어 뜻밖의 명령을 하십니다.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Date2026.09.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1 Views72
    Read More
  6. No Image 22Sep

    연중 25주 화요일-예수님의 참 가족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공관복음에서 공생활 중 성모님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가 오늘 이 사건 때문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듯이 어머니가 나타나시고 나서신 걸 주님께서 싫어하셔서 이후에는 나타...
    Date2026.09.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427
    Read More
  7. No Image 21Sep

    2026년 9월 22일 화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학교 말씀 기도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루카 8,19-21 짧지만 마음을 흔드는 복음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밖에서 그분을 찾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뜻밖의 말씀을 하십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들이다.” 얼핏 성모님...
    Date2026.09.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1 Views91
    Read More
  8. No Image 21Sep

    성 마태오 사도 축일-원래 그래야 하는 것은 없고 사랑일 경우만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오늘 마태오를 사도로 뽑으신 데 이어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하시는 주님께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을 보며 저도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라면 마태오를 사도로 뽑았을까? 이것이 마태오...
    Date2026.09.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448
    Read More
  9. No Image 20Sep

    2026년 9월 21일 월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학교 말씀 기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마태 9,9-13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한 사람을 보십니다. ‘세관에 앉아 있는’ 마태오입니다. 세리는 로마를 위해 동족에게 세금을 걷던 사람으로, ‘민족의 배신자이자 죄인’으로 손가락질받던 이였습니...
    Date2026.09.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1 Views77
    Read More
  10. No Image 20Sep

    한국 순교 성인 대축일-순교자들은 증거자들

    제 생각에 순교자란 위대한 증거자들입니다. 한 사람의 순교도 위대한 증거이지만 한국 순교 성인들처럼 많은 사람의 순교는 이 세상의 어떤 권력자도 어쩌지 못하는 정말로 대단한 하느님 힘의 증거입니다.   당대 세상의 권력자들은 몇 명 죽이면 천주교는 ...
    Date2026.09.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36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922 Next ›
/ 92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