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3,36-43
제자들의 청에 따라
주님께서 가라지 비유를 풀이해 주십니다.
밭은 세상이고, 좋은 씨와 가라지는 함께 자라며,
수확 때 ― 곧 세상 종말에 ― 비로소 갈라집니다.
이 풀이의 마지막 한마디가 온 비유를 환히 밝힙니다.
“의인들은 해처럼 빛날 것이다.”
성 대 바실리오는
이 ‘해처럼 빛남’에서
그리스도인의 마지막 희망을 봅니다.
그것은 단지 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여
그분을 닮아 빛나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하시는 모든 일은
바로 그 ‘빛남’을 향해 우리를 익혀 가시는 일입니다.
그런데 바실리오는 또 일깨웁니다.
이 ‘밭’은 세상만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마음’이기도 하다고.
우리 안에도
좋은 씨와 가라지가 함께 자랍니다.
선한 갈망과 이기적 욕망이,
기도하려는 마음과 미루려는 마음이
같은 밭에서 함께 큽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님의 답은 ‘성급히 뽑지 말라’였습니다.
내 안의 가라지를 보며 절망하여
밭을 통째로 갈아엎을 필요가 없습니다.
성시간이란
바로 그 마음의 밭을 성령께 가만히 내어 맡기는 일입니다.
성령께서 때를 따라 가라지를 가려내시고,
우리를 해처럼 빛나는 밀로 익혀 가시도록.
영성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영성은 ‘가라지 없는 완벽함’이 아니라
‘수확의 희망’ 안에서 자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밀과 가라지가 뒤섞여 있어도,
끝내 해처럼 빛날 그날을 바라보며
오늘 한 걸음 더 자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내 안의 가라지를 보며 절망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마음의 밭을 성령께 내어 맡기는가?
나는 ‘해처럼 빛날 그날’의 희망으로 사는가?
나는 완벽이 아니라 ‘자람’을 받아들이는가?
주님,
제 안의 가라지를 보며 절망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의 밭을 성령께 내어 맡기게 하시고,
해처럼 빛날 그날의 희망으로 오늘을 살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