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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마태 8,1–4
나병 환자는 그 시대에
공동체에서 가장 멀리 밀려난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도 그를 만지려 하지 않았고,
그 자신도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 그가 용기를 내어 주님께 다가와 엎드립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짧은 청원에 담긴 믿음과 겸손에 주목합니다.
그는 주님의 능력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고자 하시면” 하며
모든 것을 주님의 뜻에 맡깁니다.
아우구스티노에게 이것이야말로 바른 기도입니다.
내 뜻을 관철하려는 기도가 아니라,
주님의 능력을 믿으며 그분의 뜻에 자신을 여는 기도입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주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셨다’는 대목입니다.
말씀 한마디로도 고치실 수 있었지만,
주님께서는 굳이 손을 내밀어
아무도 만지지 않던 그 몸에 손을 대십니다.

아우구스티노는 여기서
우리의 비참함에까지 몸소 내려오신 말씀,
곧 사람이 되신 하느님을 봅니다.
그 손길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도리어 만지는 그 자리를 깨끗하게 합니다.
교부들은 나병을 죄의 표상으로도 읽었습니다.
죄는 우리를 하느님과 이웃에게서 갈라놓아
‘영혼의 나병 환자’로 만듭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 갈라진 자리에까지 손을 내미시어
우리를 다시 깨끗하게, 다시 ‘우리’ 안으로 부르십니다.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여라”는 말씀은
곧 공동체로 돌아가라는, 회복과 재일치의 명령입니다.

평화/인내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은
평화가 어디서 시작되는지를 보여 줍니다.
평화는 깨끗한 이들끼리의 평온이 아니라,
밀려난 이에게 손을 내밀어
다시 공동체로 품어 안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 손길은 때로 오래 참는 인내를 요구하지만,
바로 그 인내가 갈라진 ‘우리’를 다시 잇습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하고자 하시면” 하고 주님의 뜻에 나를 여는가?
나는 누군가를 ‘만질 수 없는 이’로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밀려난 이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가?
나는 내 안의 ‘영혼의 나병’을 주님께 내어 드리는가?

주님,
당신의 능력을 믿으며 당신 뜻에 저를 맡기게 하소서.
아무도 만지지 않는 이에게 손을 내미신 당신처럼,
저도 밀려난 이에게 먼저 다가가게 하시고,
제 안의 나병까지 당신 손길로 깨끗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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