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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마르 10,32–45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십니다.
그 길은 영광의 행진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앞장서 가시고
제자들은 놀라며 두려워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수난을 겪고 죽임을 당하신 뒤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실 것을 미리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바로 이 엄숙한 길 위에서
야고보와 요한은
영광의 자리, 높은 자리를 청합니다.
십자가의 길 한가운데서
사람의 마음은 여전히 높은 자리를 꿈꾸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는
하느님의 신비를 말할 때
늘 인간의 교만이 얼마나 쉽게
거룩한 것을 자기 영광의 재료로 바꾸는지 경계했습니다.
그의 시선으로 보면
오늘 제자들의 요청은 낯선 일이 아닙니다.
인간은 하느님을 따르면서도
하느님의 영광이 아니라
자기 영광을 섞어 넣기 쉽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곁에 있고 싶어 하면서도
주님의 마음보다
주님의 자리를 먼저 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의 욕망을 꾸짖기보다
그 욕망을 정화하시며
참된 위대함이 무엇인지 다시 가르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무엇을 청하는지 모른다” 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이 마시는 잔,
당신이 받는 세례를 말하십니다.
곧 영광은 고난 없는 빛이 아니고
섬김은 희생 없는 친절이 아니며
주님 곁에 있다는 것은
주님의 길까지 함께 받아들이는 것임을 알려 주십니다.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는
그리스도인의 길을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길로 보았지만
그 참여는 단순한 감상적 친밀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낮아짐과 순종에 동참하는 길이기도 했습니다.
주님과 하나 되기를 원한다면
주님의 사랑의 방식도 함께 받아들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십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라고 선언하십니다.

이 말씀은 복음의 중심을 드러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은
높은 자리에서 군림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구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가장 낮은 자리,
자기 자신을 내어 주는 자리에서
참된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의 관점에서 보면
이 길은 단순한 윤리적 모범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낮아지신 것은
인간을 하느님의 생명 안으로 올리기 위함입니다.
당신이 섬기심으로
우리는 참된 사랑이 무엇인지 배우고,
당신이 자신을 내어 주심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깊이를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섬김은 단지 착한 행동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삶에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영성은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신비주의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낮아짐을 따라
사랑 안에서 자기를 내어 주는 길입니다.

영성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왜 주님을 따르는지 묻게 합니다.
나는 주님의 길을 따르려는가,
아니면 주님을 통해 내 자리를 높이려는가?
나는 사랑을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은 인정과 우위를 더 원하고 있지는 않은가?

영성은 이런 혼합된 마음을 정직하게 비추는 빛입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 빛 안에서 우리를 부끄럽게 버려두지 않으시고
다시 섬김의 길로 부르십니다.
그리스도인 일치의 날의 관점에서도
이 말씀은 매우 중요합니다.
공동체가 깨어지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누가 더 큰가, 누가 더 중심인가, 누가 더 옳은가를 다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일치의 길이
권리 경쟁이 아니라
서로를 위한 섬김에 있음을 가르치십니다.
누가 더 많이 사랑으로 낮아질 수 있는가,
누가 더 먼저 타인을 살리는 자리가 될 수 있는가,
거기서 일치는 자랍니다.
하느님 나라의 질서는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며 서로를 받쳐 주는 친교입니다.

오늘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무엇을 청하고 있는가?
주님의 잔보다 영광의 자리만 원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섬김을 말하면서도
실은 인정받고 높아지기를 더 바라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공동체 안에서
일치를 세우는 사람인가,
아니면 비교와 경쟁을 키우는 사람인가?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크고자 하는 이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님,
제 마음 안의 숨은 교만과
높아지고 싶어 하는 욕망을 비추어 주소서.
당신의 잔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시고
섬김 안에서 참된 영광을 배우게 하소서.
자기주장보다 사랑을,
높은 자리보다 낮은 자리를,
경쟁보다 친교를 선택하게 하시며
당신처럼 섬기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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