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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복음 말씀 묵상 ✝️
요한 17,1–11ㄴ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드시고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할 수 있도록
아들을 영광스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어
영원한 생명은
홀로 참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기도가 단지 개인의 간구가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깊은 일치와
구원의 신비 전체를 드러내는 기도임을 보여 줍니다.

대 바실리오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관계를
분리된 힘들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의 신적 생명과 영광의 친교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신다는 것은
두 분 사이에 경쟁이나 거리감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신적 생명이
구원의 역사 안에서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와 따로 떨어진 영광을 구하시는 분이 아니라
아버지에게서 오신 생명과 진리를
세상 안에 완전히 드러내시는 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매우 중요한 말씀은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라는 구절입니다.
여기서 “안다”는 것은
지식의 양을 뜻하지 않습니다.

대 바실리오의 시선으로 보면
이 앎은 생명에 참여하는 앎입니다.
곧 하느님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 들어가는 앎입니다.
주님을 안다는 것은
그분의 생명 안에 머무르고
그분의 빛 안에서 살아가는 일입니다.
그래서 영원한 생명은
죽은 뒤의 미래만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는 하느님과의 친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였고
맡겨 주신 일을 완수하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매우 깊습니다.
영광은 세상이 말하는 성공이나 힘의 과시가 아니라
아버지께 받은 사명을 끝까지 살아낸 충실함 안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두고도
그 길을 실패로 부르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아버지의 뜻을 끝까지 이루는 사랑의 길로 보십니다.
대 바실리오는 바로 이런 점에서
하느님의 영광은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보다
진리와 사랑의 충실함 속에서 더 빛난다고 보았습니다.

문화 주간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 복음은
문화가 무엇을 영광이라 부르는지를 다시 묻게 합니다.
세상은
높이 드러남, 빠른 성공, 강한 영향력을 영광처럼 말하지만
예수님은
아버지께 받은 일을 끝까지 살아내는 충실함을 영광으로 드러내십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문화는
자기를 과시하는 문화가 아니라
맡겨진 것을 진실하게 살아내는 문화입니다.
기억과 언어와 예술, 관계와 일상 안에서
무엇이 참으로 빛나는가를 다시 묻는 문화입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십니다.
그들은 세상 안에 남아 있지만
이제 예수님은 아버지께로 가십니다.
이 장면은 깊은 위로를 줍니다.
주님은 제자들을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아버지께 맡기십니다.
우리가 세상 속에서 흔들리고 불안해질 때에도
주님은 이미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분이십니다.
성시간의 영성은 바로 여기에 닿아 있습니다.
내가 주님을 찾기 전에
이미 주님께서 나를 품고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화요일 성령의 날에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무엇을 영광이라 여기며 살고 있는가?
사람들의 인정인가,
내 성취인가,
아니면 하느님께 받은 삶을 끝까지 충실히 사는 것인가?
나는 하느님을 아는 것을
정보처럼 다루고 있는가,
아니면 생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는가?
주님께서는 오늘도
아버지를 향해 눈을 드시며
우리도 그 같은 방향 안에서 살도록 이끄십니다.

주님,
제가 영광을 잘못 찾지 않게 하시고
하느님을 아는 참된 생명 안에 머물게 하소서.
겉으로 드러난 성공보다
맡겨진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길을 선택하게 하시며
성령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더 깊이 아는 은총을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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