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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2021.06.06 06:01

성체왕 성혈 대축일-천치밥통

조회 수 1186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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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성체와 성혈 대축일입니다.

나를 너에게 내어주는 사랑에 대해서 기념합니다.

익히 잘 아시다시피 사랑을 하면 이렇게 주려고 하고

반대로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주고 싶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연인들은 뭘 주면 좋아할 지 자못 고민까지 하고

옛날 같으면 연인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 이것도 줘보고

저것도 줘보곤 하다가 어떤 것을 마음에 들어하면 그렇게 기뻐하지요.

 

이것은 비단 연인 사이만이 아닙니다.

양로원에 가면 할머니들이 제가 올 때만을 기다리십니다.

그리고 몰래 오셔서 꼬깃꼬깃 돈을 쥐어주십니다.

제가 드려야하는데 할머니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더 좋아하십니다.

제가 그것을 감사하게 받으면 정말로 기뻐하시며 부끄러운 듯 가버리십니다.

 

저의 어머니도 그러셨습니다.

식사 때면 어머니와 저는 실랑이를 합니다.

제가 알아서, 먹고 싶은 것을, 먹을 만치 먹고 싶은데

자꾸 당신 생각대로 이것 얹어주고, 저것 얹어주십니다.

 

연세 드시면서 더 하셨는데, 배부른데도 계속 더 먹으라하십니다.

나중에는 결국 제가 짜증을 냅니다.

제가 알아서 먹어요. 제발 그러지 좀 마세요.”

그러나 다음에 가면 또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어머니들의 사랑은 가진 것을 주는 정도가 아닙니다.

아주 중요한 때가 되면 가진 것이 아니라 자기 전부를 줍니다.

자녀의 생명이 위태로우면 부모는 당신 생명을 바쳐서 구하려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당신 때문에 우리 생명이 생겨났고

이미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우리 생명을 태어나게 했기 때문입니다.

당신 생명이 우리 생명이고 우리 생명이 당신 생명입니다.

아니 당신 생명보다 우리 생명이 더 중요합니다.

 

이것은 인간만이 아닙니다.

두꺼비는 새끼를 낳을 때가 되면 잡아먹으라고 구렁이 약을 올립니다.

구렁이도 잡아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안 잡아먹으려 하지만

하도 집요하게 잡아먹으라고 약을 올리니 결국 잡아먹습니다.

산채로 통째로 먹힌다니 저는 생각만 해도 끔찍스럽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두꺼비 어미는 장렬한 죽음을 맞이하지만

새끼 두꺼비들은 두꺼비 독 때문에 죽은 구렁이 살을 먹고 태어납니다.

 

이렇게 생명을 바쳐 생명을 탄생시키고,

생명을 살게 하는 것은 이것뿐이 아닙니다.

가시고기가 그렇고, 살모사가 그렇고, 모든 나무와 식물들이 그렇고.

 

이것이 하느님 사랑의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자기 무화를 통해 생명과 존재를 피우는 것이지요.

밀알 하나가 썩어야 열매를 맺고 밥이 먹혀야 누가 먹고 사는 것이지요.

 

우리는 종종 자기 실속 차리지 못하는 사람을 천치밥통이라 하고

누가 나를 없이 여기며 이래라저래라 함부로 대하면 내가 네 밥이냐 합니다.

누구의 밥이 되기 싫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의 주님은 천치밥통이 되십니다.

얼마든지 먹혀도 좋으니 마음껏 먹으라 하십니다.

계약까지 맺으십니다.

계약의 한 쪽은 살과 피, 전부를 밥으로 준다는 것이고

계약의 다른 한 쪽은 받아먹고 마시겠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이 계약을 맺으시겠습니까?

그리고 조건이 있으십니다. 건강하게만 살아달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성체, 성혈로 건강하고 행복하시렵니까?

 

  • profile
    용서받은죄인 2021.06.06 06:21
    20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육화 신비의 연장인 성체 성혈의 신비)
    http://www.ofmkorea.org/360888

    19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사랑이 밥 먹여주나?)
    http://www.ofmkorea.org/231616

    18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http://www.ofmkorea.org/124864

    17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혼자도 먹고 같이도 먹는)
    http://www.ofmkorea.org/105527

    15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지워버리지 않고 잊지 않기 위하여)
    http://www.ofmkorea.org/78763

    14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믿음으로 알아뵙고, 사랑으로 맛보고)
    http://www.ofmkorea.org/62816

    13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사랑의 두 방향)
    http://www.ofmkorea.org/53955

    12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더러운 피, 뜨거운 피, 거룩한 피)
    http://www.ofmkorea.org/5915

    11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천치밥통)
    http://www.ofmkorea.org/5165

    10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기억과 재현)
    http://www.ofmkorea.org/4087

    09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성체의 삶)
    http://www.ofmkorea.org/2666

    08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http://www.ofmkorea.org/1334
  • profile
    용서받은죄인 2021.06.06 06:21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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