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을 많이 모으는 것과
그 재산을 누리는 것은 다른 것임을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나의 노력으로 재산을 모을 수는 있지만
그 재산을 누리는 것은 하느님의 허락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있지 않고
하느님의 뜻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부유한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자기 힘으로 불가능한 것
자기 뜻대로 자기 재산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것과 함께 그의 어리석음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의 재산이 그의 생명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재산을 모았는데
그 노력이 이제 헛수고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룰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그 모습이
어리석은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들의 바탕에는 하느님이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노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이지
노력만 한다면 이루지 못할 것은 없습니다.
즉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지 않습니다.
노력으로 인간은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노력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나의 능력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능력을 내가 만들 수 있다면
원하는대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누구나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똑같지 않고
모든 것을 하지는 못합니다.
능력을 주시는 하느님께서 계시고
그 능력을 발휘하는 우리가 있습니다.
즉 우리의 삶은 하느님과 나 자신의 합작품입니다.
그 사실을 거부할 때 우리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나의 노력으로 해야하며
결국 한계에 부딛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어리석음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느님께 청하면
하느님을 인정하면
좀 더 쉽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하느님 없이 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삶이
즉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과 나 혼자 사는 삶 가운데 어느 것이
더 행복한 삶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