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빕니다.
2025년 프란치스코 대축일을 맞이하여 여러분들의 사연을 공모하오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T. 프란치스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2025년은 프란치스코의 '태양 형제의 노래' 800주년을 기억하는 해입니다. 작은형제회 한국관구는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을 맞이하여, 우리들이 사랑하는 프란치스코를 다시 떠올리고 나누는 시간을 계획하였습니다. 이 시간은 프란치스코가 사람들과 피조물과 자기 안에서 만났던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우리들이 만났던 그리스도, 만나는 그리스도, 만날 수 있는 그리스도를 나누는 장입니다.
우리들이 프란치스코를 통해 만난 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아래에 첨부한 프란치스코를 만났던 나환자, 안젤로(피조물), 시장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A4지 한 장(1500자 내외-5분 정도)으로 적어,
구글 폼(https://forms.gle/s8PJtbjpmpA9oaBW8) 또는 메일(ofmkorea1004@gmail.com)로 보내주세요. 또한 9월 20일 전까지 완성본이 아닌 초안을 미리 보낼 수 있습니다.
받은 초안을 저희가 읽고 함께 나눌만한 내용이라 생각되면
다시 연락하여 글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자기의 삶과 깊이 연관된 것입니다. 프란치스코가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자기 삶이 보다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되어갔던 것처럼, 우리들 또한 프란치스코를 통해 그런 경험을(즉 자기 삶이 하느님의 거처가 되는 경험)하였습니다. 그 내용을 적어 보내주시면 됩니다. 프란치스코를 사랑하는 이들이 나누는 경험들은 우리 가운데에 또 다른 그리스도와의 만남의 경험들을 일으키고 피어나도록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번 나눔에 적극적으로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준비는 지금부터 우리들이 프란치스코 대축일을 맞이하도록 이끌 것입니다. 저는 프란치스코를 사랑하는 우리가 프란치스코를 통해 우리 삶의 깊이가 깊어지고 폭이 넓어지기를 희망합니다.
2025년 9월 4일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 준비팀 이호형 요한 형제 드림
2. 그 나병환자가 말함
저는 나병을 5년 동안 앓고 있었고 아시시 시로 들어가는 것이 그동안 금지되었지요. 당신은 당신의 몸이 썩어 문드러지는 것을 보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모를 거예요. 그 냄새는 역겹지만 당신은 이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이 무엇인지 아나요? 그것은 어떤 누구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고, 어떤 누구도 나의 곁에 오지 않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음식 조각들을 던져주지요. 그런데 종종 어떤 이들은 저에게 돌을 던지곤 한답니다. 어떤 누구도 결코 나를 만지려 하지 않아요. 이 외로움과 버림받음은 견디기가 너무 어려웠지요. 심지어 하느님도 멀리 있는 것처럼 느꼈지요. 나에게 희망을 준 한 사람이 있어요. 지금 사람들을 그를 아시시의 성인이라 불러요.
저는 하루 단지 양귀비꽃과 다른 아름다운 꽃들을 보기 위해 나환자들의 움막을 떠났지요. 제가 풀밭을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저 앞에 말을 탄 한 잘생긴 젊은 이가 서 있었어요. 우리 둘은 깜짝 놀라 한 걸음씩 물러났지요. 저는 그가 느낀 역겨움을 보았고 느낄 수 있었고, 곧 이어질 심한 욕설과 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데…
그가 말에서 내려왔어요. 그의 얼굴은 평화의 거울처럼 되었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는 나의 어깨를 잡고, 나에게 키스를 했어요. 이 아름다운 이가 5년만에 나를 끌어안아 준 첫 사람이었어요! 그가 미소 지으며 물러났을 때 내 눈은 눈물로 뒤덮였지요. 그 이후 저는 혼자라고 느끼지 않아요. 결코… 심지어 하느님은 제 곁에 있어요. 하나의 만남과 접촉이 저를 바꾸었고 저의 믿음을 새롭게 하였고, 제가 희망을 간직할 이유가 되었지요. 저의 육체는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지만 저의 영혼은 영원히 전환되었지요. 프란치스코가 나를 만졌고 나는 계속 살아나고 있지요.
5.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안젤로
저 안젤로 형제는 1209년 프란치스코와 함께 로마로 갔던 11명의 초기 형제들 중 하나이예요. 그래요, 프란치스코는 교황님 앞에서 춤을 추었지요. 그래요, 우리는 크게 감동받았지요. 그래요, 프란치스코는 동물들에게 말을 건넸지요. 프란치스코는 그들 모두가 하느님의 피조물임을 알고 있었고 그들 모두를 사랑했지요. 피조물들은 사랑을 받아야 했고 프란치스코는 모든 형제들에게 이것을 알려주고 싶어했지요.
저는 프란치스코와 함께 20년 이상을 살았고, 그가 설교했던 평화는 모든 하느님의 피조물이 서로 결합되어 있음을 알아차리게 했지요. 프란치스코가 ‘태양 형제의 노래’를 쓴 것은 그의 생애 말, 죽기 1년 반 전이었어요. 프란치스코가 우리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해 보였던 놀라운 사랑을 온전히 표현하는 데에 20년이 걸렸다고 저는 생각해요.
프란치스코는 가난하신 그리스도가 세상에 숨을 불어넣어 존재하게 한 신적 사랑이 자기 마음에 흘러넘치게 했지요. 이 신적 사랑이 프란치스코가 그리스도의 연민과 평화의 거울이 되개 이끌었던 거예요. 프란치스코는 살아 있음에서 오는 기쁨과, 이와 함께 하는 고통을 받아들지요. 이것이 프란치스코가 평화의 사람이 되도록 했고 사람들을 도와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나는 하느님의 화해의 힘을 알아차리도록 했지요. 평화…? 당신은 평화를 원하나요? 종달새의 노래를 들어보세요. 그리고 당신 마음 안에서 그 노래를 불러보세요. 당신은 평화를 만날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하느님을 알게 될 거예요.
10. 아시시 주교와 시장
1225년 아시시의 시장과 저는 서로에 대해 증오심을 불태웠어요. 시장이 아시시의 누구도 저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규를 통과시켰을 때, 나의 증오심을 최고조에 다달았지요. 나는 복수하기 위해 시장을 교회에서 파문하였지요. 즉 그를 교회 밖으로 내던져버렸답니다. 어떤 성사도, 하느님의 용서도 금지시켰어요. 그가 나를 배제시켰기에 나 역시 그를 배제시켰버렸지요. 권력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나는 그를 미워하는 것이 잘못임을 알았지만 나는 그에게 나의 힘을 보여주어야 했어요.
어떻게 해서 프란치스코는 시장과 나 사이의 이 싸움에 대해 듣게 되었지요. 프란치스코는 형제들 중 한 형제에게 우리 사이의 만담을 주선케 했지요. 사람들이 시장과 제 주위에 모였을 때, 두 형제가 ‘태양 형제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프란치스코가 우리들을 위해 다음 구절들을 첨가한 노래이예요. “내 주님, 당신 사랑 까닭에 용서하며 병약함과 시련을 견디어 내는 이들을 통하여 찬미받으시옵소서. 평화 안에서 이를 견디는 이들은 복되오니, 지극히 높으신 이여, 당신께 왕관을 받으리로소이다.”
그 형제들이 “당신 사랑 까닭에 용서하는 이들”이라는 부분을 노래했을 때, 내 안에서 무언가가 일어났어요. 시장에게 했던 저의 과거 행동들이 크게 부끄럽게 느꼈지더라고요. 시장에게 가졌던 모든 증오가 드러나게 되었고 내 무릎은 떨렸어요. 하느님께서 내 마음을 비우게 하셨고 나는 즉각적으로 우리 둘이 죄를 지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심각한 죄를 범했지요! 시장이 나에게 급히 다가와 외쳤답니다. “예수 그리스의 사랑과 그분의 종 프란치스코 형제 때문에, 공경하는 주교님,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도 무릎을 꿇으며 시장에게 말했지요. “주교로서의 저의 역할은 겸손해야 했었는데 저는 불쌍하게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둘은 죄를 지었고 이 도시의 모든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렸어요. 저는 당신에게 용서를 겸손하게 청합니다. 프란치스코의 말씀은 제 마음을 녹였고 저는 당신이 저를 용서하는지 알고 싶어요.”
우리는 포옹했고 존경을 표하는 키스를 했고 기뻐했지요. 저를 움직여 시장을 용서케 한 것은 프란치스코의 다음 말씀임을 알아요. “주님, 당신 사랑 까닭에 용서하는 이들을 통하여, 찬미받으시옵소서.” 이 모든 것 안에서 나는 한 사람이 다른 이를 미워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를 알았어요. 또한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 미음을 사랑으로 바꾸도록 할 때,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용서하심을 알았어요.
프란치스코는 이 일이 일어나고 얼마되지 않아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의 말씀은 내 마음 안에 영원히 살아 있어요. 하느님의 겸손한 종 프란치스코로 인해, 하느님은 우리를 용서한다는 것을 믿을 뿐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용서할 때 하느님의 평화가 모든 이에게 임하심을 알게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