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6119 추천 수 1 댓글 3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프란치스코를 사랑하고 그래서 따르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성 프란치스코의 천상 탄일을 기념하여 여기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오늘은 조금 무겁게 얘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800년 전의 프란치스코가 오늘의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가난뱅이 프란치스코가 욕망과 소유와 소비의 이 시대에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저는 이 시대를 <욕망>과 <소유>와 <소비>의 시대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우선 저는 이 시대를 욕망의 시대라고 정의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의를 내렸지만 욕망이 오늘날의 문제만은 아니지요.

그럼에도 제가 이렇게 정의를 내림은

이 욕망을 이 시대가 부끄러워하고 다스려야 할 것으로 여기지 않고

이 욕망을 이 시대가 조장하고 적극적으로 성취하려고 하기 때문이고,

욕망을 거룩한 갈망과 열망으로 바꾸려하기보다는

욕망의 노예가 되어 패배주의적으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는 통탄할 뉴스를 수없이 들으며 살아갑니다.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성폭행을 하고 죽이는 일이 다반사이고,

힘없는 아이를, 너무도 어린 아이를 노리개 삼기까지 합니다.

그 성욕이란 것이 뭐 그리 중요하기에 한 인생을,

그것도 앞날이 창창한 어린 아이의 인생을 그렇게 망가트린다 말입니까?

인간의 욕망이 한 인간의 인생, 한 인간의 생명보다 대단하단 말입니까?

우리가 보기에도 너무도 아름답지만

하느님 보시기에는 더 아름다운 그 어린 아이를

욕망이라는 것이 도대체 뭐기에 그렇게 파괴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우리 시대는 진정 그 하찮은 욕망 때문에 하느님의 선들을 파괴하고 있고,

그 욕망이 너무도 도저하여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렇습니까?

이 욕망의 군림을 우리는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까?

패배주의자로 우리는 지켜보고만 있어야 합니까?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사람은 육체를 통해서 죄를 짓게 되는데 누구나 육체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지배하에 넘겨진 그러한 원수를 항상 손아귀에 집어넣고,

슬기롭게 자신을 지키는 그런 종은 복됩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또한 소유의 시대, 소유욕의 시대입니다.

그런데 욕망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소유의 문제가 한 번도 중요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요.

그럼에도 우리 시대를 소유의 시대라고 하는 이유는

무소유가 더 이상 미덕이 되지 못하고

소유와 빈곤 사이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고 파괴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이 가진 1%에 의해 99%의 사람들이 빈곤으로 몰리고 있고,

덕분에 중산층은 줄어들어 가진 사람 1%와 못 가진 사람 99%만 있을 뿐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노령 빈곤층, 젊은 실업자가 증가하는데도

대기업은 점점 거대해지고 수익이 늘어납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쥐어짜고 중소기업이 해야 할 것까지 하기 때문이고,

대형 할인 마트가 골목상권과 재래시장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신자유주의의 골리앗인 이 대기업의 횡포에

우리 프란치스칸들이 속수무책, 패배주의적으로 있어서는 아니 되고

우리 무소유의 영성을 확산시켜나갈 뿐 아니라

대기업의 횡포에 힘을 모아 대항을 하고 목소리를 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우리의 소비를 한 번 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 또한 소비주의 문화에 휩쓸리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는 윤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쓸 돈도 없어 주머니를 쥐어짜며 사는데 무슨 소비주의냐고 할 분도 있겠지만

우리의 가난 영성과 달리 새로운 것들이 나오면 그것을 사고 싶어 하고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들은 쓰레기로 만들어버리고 있지 않은지,

편리하고 조금 싸게 살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대형 마트를 주로 이용함으로써

우리는 윤리적인 소비를 팽개치고 있지는 않은지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런 뜻에서 저는 가능한 빨리 이 문제와 관련한 프란치스칸 운동을

우리 대전 지역에서 펼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아주 무거운 얘기를 하였는데

마지막으로 이제는 우리의 관계적 가난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하느님의 선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욕망>에 대해서 봤다면

이제 하느님의 선에 결핍을 느끼는 우리의 <욕심>에 대해서 보는 거지요.

 

 

악이란 없고 선의 결핍일 뿐이라는 것이 우리 프란치스칸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이 선의 결핍이 하느님께서 존재들을 결핍되게 만드셔서,

곧 부족하게 만드셔서 결핍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결핍으로 느끼기에 결핍된 것입니다.

결핍은 욕구의 불만이고, 욕망의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삼라만상을 창조하신 다음 “좋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두고 지혜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만드신 것을 하나도 혐오하지 않으십니다.

당신께서 지어 내신 것을 싫어하실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뜻하시는 대로 만드실 수 있고 그래서 뜻하시는 대로 만드신 분이

싫어하는 것을 만드실 수 없다는 얘기지요.

 

 

우리 인간은 원하는 대로 만들지 못해 불만입니다.

까다로운 도공, 최고의 도자기를 만들려는 도공은

자기가 만든 도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깨버립니다.

자기가 원하는 최고가 있는데 능력은 거기에 못 미치기에 벌어지는 일이지요.

그러나 하느님은 원하는 대로 만드실 수 있는 능력의 주님이십니다.

그러니 싫어하시는 것을 만드셨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 좋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좋다!”고 하지 않고 “좋겠다.”고 합니다.

“좋겠다.”는 말은 “어찌어찌하면 좋겠다.”의 준말입니다.

이랬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불만이 담겨 있는 말입니다.

 

 

저는 결혼을 안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못 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저는 재물에 대한 욕심은 비교적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에 대한 욕심, 공동체에 대한 욕심이 아주 많습니다.

저에 대해서건 형제들에게 대해서건 “이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우리 공동체가 이 정도면 좋다고 생각지 않고

끊임없이 “이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좋게 얘기하면 이상주의자이지만

나쁘게 얘기하면 불만주의자입니다.

 

 

이랬으면 좋겠다고 함으로써 우리는 끊임없이

<이미 이런 것>을 나쁜 것으로 만드는 불만주의자들입니다.

 

 

이미 이런 남편, 더 이상 바뀌지 않을 남편을 이랬으면 좋겠다고 함으로,

이미 이런 형제, 더 이상 바뀌기 어려운 사람을 바뀌기를 바람으로

하느님 보시기에 좋게 만드신 선을 악으로 만듭니다.

 

 

그러므로 우리 프란치스칸들은 우리 사부 프란치스코를 본받아

욕심을 가난하게 함으로서 불만주의자에서 만족주의자가 되도록 합시다.

지금의 내 남편, 내 아내, 내 형제를 이랬으면 좋겠다고 불만하지 말고,

이대로 참 좋다고 만족하도록 합시다.

 

 

그런 뜻에 이런 선언을 하며 오늘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프란치스코를 따르는 이들에게는 악이란 없다!

프란치스코를 따르는 이들에게는 안 좋은 것, 나쁜 것이 없다!

참 좋다, 다--------좋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세실리아 2012.10.04 23:29:04
    참 기쁨과 아름다운 찬미 ,미사 얼마나 기쁘고 감사 한지요
    욕망,쾌락과 비교 할 수없는 하느님께 진리,영안에서 드리는 미사
    눈물속에 큰 평화 감가드립니다.
  • ?
    홈페이지 아가다 2012.10.04 11:17:01
    복음적 가난을 몸소 실행하시고 , 모든 것을 사랑하신
    우리 사부 성 프란치스코를 모시니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어제 사부님 추도식에 눈물이 흐른 것은
    우리 사부님을 존경하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2.10.04 06:03:14
    프란치스코의 대축일을 맞이하여, 모든 프란치스칸들과 프란치스코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축하드리고, 지금까지 저희 삶에 동반해 주심에 이 날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말씀 나누기는 이곳 대전 지역 프란치스칸들과 함께 드릴 미사의 강론이기에 길고 조금 무겁기도 합니다. 손질을 하려다가 그냥 그대로 나눕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7Oct

    연중 제 27 주일- 연이 바람을 타고 오르듯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오늘은 결혼생활에 대한 가르침을 주님께서 주십니다. 첫 번째로 주님께서는 결혼이 성소이자 성사임을 말씀하십니다. 과거에는 수도자, 성직자만이 성소를 받은 것처럼 얘기했지만 남...
    Date2012.10.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6045
    Read More
  2. No Image 06Oct

    연중 26주 토요일- 신이 나신 예수님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오늘 루카복음의 얘기는 마태오복음에도 나오는데, 그런데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라는 말은 빠져있습니다. 마태오복음이 뺀 것인지, 루카복음이 넣은 것인지 모르지만 제가 잘못 알...
    Date2012.10.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6087
    Read More
  3. No Image 05Oct

    10/5 금요일

    10/5 금요일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루카 10,13) ♡ 묵상 그저께부터 계속 몸이 좋지 않습니다...
    Date2012.10.05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4786
    Read More
  4. No Image 05Oct

    연중 26주 금요일- 행복하지 않은 자 불행하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코라진, 벳사이다, 가파르나움아! 너희는 정말 불행하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런데 너희들만 기적들에 둔감하였더냐! 그럼에도 너희들은 시범 케이스로 질책 받으니 너희...
    Date2012.10.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5442
    Read More
  5. No Image 04Oct

    10/4 성 프란치스코

    10/4 성 프란치스코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루카 10,9) ♡ 묵상 오늘은 제가 사부로 모시고 있는 아씨시 성 프란치스코의 축알입니다. 프란치스코의 '프'자도 모르면서 프란치스코의 형제...
    Date2012.10.04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4815
    Read More
  6. No Image 04Oct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 참 좋다, 다 좋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프란치스코를 사랑하고 그래서 따르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성 프란치스코의 천상 탄일을 기념하여 여기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오늘은 조금 무겁게 ...
    Date2012.10.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6119
    Read More
  7. No Image 03Oct

    10/3 수요일

    10/3 수요일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루카 9,62) ♡ 묵상 주위에 냉담자들이 참 많습니다. 가까운 가족 친지부터 한때는 신앙생활을 잘 하다가 지금은 그렇지못한 이들이 많습니다. 이유도 다양합니다. 먹고 살기...
    Date2012.10.03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473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95 996 997 998 999 1000 1001 1002 1003 1004 ... 1306 Next ›
/ 130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