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가을을 남기고 떠나고 싶은 당신과 나의 계절에

 

봄에 태어나서

여름을 남기고 떠난 사랑

가을은 멀리 있는데

겨울옷부터 챙기는 이여,

 

나는 조금은 성급한 당신이

당신 자신이 되도록 놓아두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허용하시듯

좋아하는 것을 하고

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몸이 이끄는 대로가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당신의 자유가

하느님의 자유 안에서 꽃피기를 희망하며

자유롭게 되기를 꿈꾸어 왔습니다.

 

인과응보의 거대한 산들이 무너져 내리고

이념과 신조와 신앙의 온갖 틀로 자신을 가두었던

지난날의 과실을 눈감아주고

얻는 것과 잃는 것 사이에서

창조 때 받은 그 모습으로 남아 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 안에서 사시사철의 변화를 느끼듯

당신의 계절을 봅니다.

현재의 계절은 잊어버리고

오지 않은 계절을 준비하는 조급함도 내려놓고

현재만을 곱게 다듬고 가꾸었으면 좋겠습니다.

 

통제의 칼로 사랑을 가로막았던 가책이 밀물처럼 들이닥칠 때

슬픔으로 탄식하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가을을 맞고 있습니다.

 

너무나 좋은 계절인 가을의 문턱에서

곱게 물든 채 땅에 떨어진 낙엽처럼

가을을 남기고 떠나고 싶은 갈망은

어느새 그리움이 되어 파도처럼 출렁입니다.

사랑과 자유를 고독 안에서 삭이며

말년을 보내는 꽃들 안에서 나의 미래를 봅니다.

 

겨울은 그리 멀리 있지 않습니다.

잎을 내어준 나무들의 가난이

자유롭게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바라보듯

창조의 손길로 정해 준 그 자리에서 자기 몫을 살면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좋을듯합니다.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 안에서만

조건 없는 사랑이 가능하다는 진리를 발견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무익한 활동의 신비는 가짜들의 천국에서만 무게를 지닙니다.

나만의 이익을 벗어버리고

하느님 안에서만 안전을 찾으며

하느님과 공유된 선으로 관계를 살피려 합니다.

 

당신의 계절과 나의 계절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공존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내 인생에 그렇게도 깊은 영향을 주었던 

복음의 예수님과 성프란치스코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아버지께서 우리를 바라보시는 자비와 사려 깊은 시선을 느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신념과 내적인 기쁨은 나를 떠나보낼 때 가능했습니다.

가난은 내 인생의 여름날의 열정을 잠재우고

겸손은 가을을 맞는 벼들처럼 고개를 숙이도록 이끌어 주었습니다.

 

당신과 나의 계절에

영감으로 뜨게 된 눈으로

별을 보고 석양을 바라볼 때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서 부드러운 사랑의 눈빛을 발견하는 기쁨을

오래도록 누리고 싶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9 찬양의 두 얼굴 찬양의 두 얼굴   믿음의 신비는 역설적인 과정에서 발견된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려고만 하면 죽는다. 믿음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관계에서 고난을 ... 이마르첼리노M 2021.09.26 340
1238 공존은 자유를 주는 것 공존은 자유를 주는 것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면 가진 것으로 즐기고 만족할 수 있다. 우리... 이마르첼리노M 2021.09.23 379
1237 나는 누구인가? (2) 나는 누구인가?(2) 성서의 하느님과 그리스도 예수께서 말씀하시고 당신 친히 걸어가신 사랑의 길은 사랑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발견하도록 이끌어... 이마르첼리노M 2021.09.22 429
1236 나는 누구인가? (1) 나는 누구인가? (1)   전에는 내가 누구인지를 몰랐습니다. 지금도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조금씩 알게 되면... 이마르첼리노M 2021.09.22 392
1235 풍경이 있는 인생길 풍경이 있는 인생길   잠을 깬 꽃들이 아침이슬로 세수하고 파란 거울 앞에서 기초화장을 한다. 구름 사이로 떠 오른 태양 물광에 반짝이는 얼굴   출... 이마르첼리노M 2021.09.20 369
1234 고독한 순례자 고독한 순례자   하느님은 나중에 일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바로 지금 이 땅에서 모든 관계 속에서 일하시는 분이시다.   낙원에서 행복의 깊이에 들... 이마르첼리노M 2021.09.10 427
1233 숲속의 교향곡 숲속의 교향곡   가을 숲에서 가을이 그리운 이들이 모여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교향곡을 연주합니다.   1악장 새털구름 사이로 오랜만에 얼굴을 내... 이마르첼리노M 2021.09.08 353
» 가을을 남기고 떠나고 싶은 당신과 나의 계절에 가을을 남기고 떠나고 싶은 당신과 나의 계절에   봄에 태어나서 여름을 남기고 떠난 사랑 가을은 멀리 있는데 겨울옷부터 챙기는 이여,   나는 조... 이마르첼리노M 2021.09.07 369
1231 가난한 자들에게 전해진 복음 가난한 자들에게 전해진 복음   교회가 처음 생겨났을 때, 교회는 가난한 자들의 교회였다. 복음은 당시 어부들을 중심으로 하류 계층에 먼저 전파되었다. ... 이마르첼리노M 2021.09.03 398
1230 성서의 하느님과 역사 속의 예수님 성서의 하느님과 역사 속의 예수님   오늘은 성서의 하느님과 역사 속의 예수님을 간략하게 그려보았다.   나는 내가 읽었던 성서에서 영감을 받아 여기까... 이마르첼리노M 2021.09.02 350
1229 나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다. 나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다.   나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다. 전체 안에 부분으로써의 가지다.   나는 몇 년 전에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한 ... 이마르첼리노M 2021.09.01 392
1228 덕은 남이 성장하도록 돕는 예술이다. 덕은 남이 성장하도록 돕는 예술이다.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의 현장에서는 응답의 결과로써 행동하는 자비가 있다.   주기 위해서는 받아야 한다. ... 이마르첼리노M 2021.08.31 356
1227 자연은 거울이 되어 우리를 비춘다. 자연은 거울이 되어 우리를 비춘다.   자유를 주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다툼이 없는 피조물들은 사람에게 거울로 존재한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사... 이마르첼리노M 2021.08.30 377
1226 회칠한 무덤 회칠한 무덤   예수의 몸을 땅에 묻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 인간의 몸을 하늘에 묻는 이 땅에서 부활의 꽃을 피우지 못하고 연결과 참여가 없는 회칠한 무... 이마르첼리노M 2021.08.25 368
1225 이인숙 평론가의 글 "머리와 꼬리를 잘 구별할 줄 알아야" 1998년 브라질 영화 &lt;중앙역&gt;은 대도시 리우 데 자네이루의 중앙역 앞에서 편지를 대필해주는 독신녀와 엄마 잃은 소년이 함께 소년의 아버지를 찾아가는 이야기... 고파울로 2021.08.25 370
Board Pagination ‹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