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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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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바니따스( Vanitas:1630)
작가 : 피터 클라스 (Peter Clasez : 1597- 1661)
크기 :39.5X 56cm.
소재지: 네델란드 헤이그 마우리시오 미술관

바니따스란 허무,인생무상 등을 의미하는 라틴어인데, 지금은 생기 있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언젠가 죽고 시들어 버릴 것 , 즉 과일, 꽃 등의 소재를 사용해서 신앙적 내용을 일깨우고자 시작된 새로운 형태의 종교 미술이다.
공허, 허무, 무상은 인간 삶의 부정적인 측면이긴 해도 인간이 잊기 쉬운 중요한 실상을 표현한 것이기에 어느 시대나 관계없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이 주제를 여러 관점에서 접근해 왔는데, 성서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 사색이 코헬렛에서 드러나고 있다.

하느님의 작품으로서 인간의 실상을 깊이 관조한 구약의 코헬렛의 저자 역시 다음과 같은 말로서 시작하고 있다.

"허무로다 , 허무!
코헬렛은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 모든 것이 허무로다" (코헬렛 1: 2)

이어서 코헬렛 저자는 `권력의 무상 ,(코헬렛 4: 13- 16), 재물과 그 위험, (5:9- 14) 장수와 그 허상( 6: 3- 6) 강조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 밖에 없음을 강조하였다.

작가는 생애 대부분을 고국인 네덜란드에서 작품활동을하면서 정물화의 단색 화법(Monochrome) 을 정착시킨 대표 작가이다.
정물화라고 하면 꽃을 주제로 한 화려한 인상을 주는 것인데 단색 화법을 사용함으로 장식성 못지 않게 정신성을 표현하게 되었다.

실내 장식 정도로 여겨지던 정물화가 종교적 성격을 띤 바니타스의 경향으로 심화된 것은 유럽 역사상 비참하고 추악한 종교전쟁이었던 30년 전쟁을 겪으면서였다.

1618- 48년 사이에 독일을 무대로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에 벌어진 30년 전쟁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종교 전쟁이었고, 또한 최후의 종교 전쟁이 될 만큼 추하고 비참한 것이었기에 이 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되었다.

사랑과 화해와 평화를 강조하는 종교가 자기 이익과 세력 확보를 위해 더 할 수 없이 잔인한 전쟁에 휘말리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하는 사람들은 큰 경각심을 느끼게 되었다.
그 다음 네덜란드의 변화된 종교 환경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가톨릭 국가였던 네덜란드는 종교 개혁 이후 많은 부분이 개신교인 칼빈파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가톨릭교회가 이룬 성미술의 많은 부분이 개신교 신자들에겐 우상숭배라는 부정적인 시각에서 처리되었기에 파괴하거나 아니면 성미술의 주제를 다루는 것은 금기사항 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되었다.

그러나 성서의 가르침대로 살겠단 이런 태도도 세월이 흐르면서 아쉬움을 남기게 되었다.

개신교 신학자 요한 칼빈 (Jean Calvin: 1509- 1564)은 "신의 예정설"로서 세상에서 구원받은 사람의 표지는 열심히 일해서 모아지는 재산 증식과 관계되는 것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앙과 현세적 성공이나 돈벌이는 연결시키게 되었다.

오늘 우리나라 개신교의 대형교회들이 창출하고 있는 성공신화에 휘말리게 되었다.

예수 믿으면 부자 되고 성공한다는 가르침은 사람들의 마음을 솔깃하게 만들 수는 있으나 이것은 가난의 영성을 가르치는 복음적 가치를 왜곡시키는 것이기에 여기에서 헤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바니따스(Vanitas)라는 새로운 화풍이 창출되었다.

즉 칼빈이 주장하는 물질적인 풍요가 반드시 하느님의 축복만이 아니며, 이것의 그림자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하느님만을 삶의 중심에 둔 삶을 위해선 재물과 성공의 실상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는 정서가 심화되면서 바니따스로 표현되었다.


정물화 형태의 바니따스는 가톨릭교회 성격의 성화나 성상을 배격하면서도 칼빈의 영향으로 복음의 핵심인 가난의 정신을 망각하기 쉬웠던 당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신앙의 내용을 표현할 수 있었기에 많은 개신교 신자들의 공감 속에 급속도로 퍼지게 되었다.

한마디로 개신교 신앙 바탕에서 영근 성미술로 볼 수 있다.

vanitas1.jpg

바니따스의 정신을 가장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인간의 죽음이기에 해골은 바니따스 작품의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해골은 출생에서 시작된 인간 삶의 종착점의 상징이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기 3:19)의 말씀처럼 죽음은 인간 삶의 가장 확실한 것이기에 많은 성인들은 죽음에 대한 생각은 인간 삶의 질을 높이고 바로 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겼다.

재산을 모아 안락과 사치를 누리며 살던 인간도 겪어야 할 마지막 모습이다.
시편의 구절처럼 "오늘은 내 차례, 내일은 네 차례"(Hodie mihi ,Cras tibi)라는 말씀의 실상이다.

vanitas2.jpg

다른 모든 소품들은 바로 인간 삶의 실상인 죽음으로 그 실체가 드러나는 소품들이다.

vanitas3.jpg

비단끈으로 묶인 열쇠위에 엎어진 시계가 놓여있다.
열쇠는 값진 물품들을 보관하던 창고를 열던 것이기에 안락과 쾌락을 줄 수 있는 대단한 재력의 상징이다
주인공은 평소에 이 열쇠로 열수 있는 창고에 힘입어 대단한 사치를 누리며 살았다.

그러나 죽음으로 그가 이 안락을 누릴 수 있는 모든 희망이 깨어졌다.
주인공이 그토록 만족하며 자랑스러워했던 것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박탈당한 것이다.
그는 시공에 머무는 인간으로서 시간을 박탈당했기에 자신의 처지 역시 생명이 없는 해골임을 알리고 있다.

창고의 열쇠와 시계를 통해 작가는 크리스챤 영성의 중요한 화두였던 죽음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고 있다.
"네 모든 삶에서 죽음을 생각하라, 그러면 결코 범죄치 않으리라 "

vanitas4.jpg

빈 채로 넘어져 있는 포도주 잔은 술이 인생에서 차지하고 있는 극단의 양면성을 상징하고 있다.



"옛 친구를 버리지 마라
새로 사귄 친구는 옛 친구만 못하다.
새 친구란 새 술과 같은 법
오래 되어야 제 맛이 난다."(집회서 9: 10)

"우리는 당신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당신의 사랑을 포도주 보다 더 기리리다."(아가 1:4)

이처럼 포도주는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과 즐거움의 상징이 된다.
그러나 이런 안락은 한시적인 것에 불과하기에 여기에 너무 기대를 걸다보면 인생 무상을 더 뼈저리게 느끼며 후회하게 된다.
포도주를 가득히 담았던 잔이 넘어진 것은 이제 더 이상 인생의 기쁨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며, 그러기에 살아생전에 술이 주는 기쁨과 안락에 도취되어 하느님을 잊으면 술이 곧 재앙의 시작도 될 수 있다는 경고성 교훈을 주고 있다.
이세상에서 큰 위안을 주던 것들의 허망한 실상을 드러내고 있다.

vanitas5.jpg  

불 꺼진 등잔은 생명과 죽음의 실상을 표현하고 있다.
도자기는 깨어지기 쉬운 것처럼 등잔 안에 기름이 있을 때만 빛을 내듯 생명도 한시적이기에 살아있을 동안 쾌락이나 안락을 만끽할 수 있으나, 등잔처럼 언젠가 생명의 불이 꺼질 때가 있으며 현세 생명은 장수와 건강에 대한 인간의 기대가 클수록 더 짧은 것임을 표현하고 있다.

한마디로 넉넉한 재물과 권력을 차지했기에 더 건강하고 오래 살기를 원하는 사람일수록 인생은 불 꺼진 등잔처럼 더 빠르게 죽음을 향해 달리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이 부분은 성서의 다음 구절을 연상시킨다.

어떤 부자가 소출을 많이 거두어 너무 만족하면서 마음껏 먹고 마시며 질퍽한 삶을 살 계획에 자기도취 되어 있을 때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신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이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루카 12: 20)

  vanitas6.jpg
책은 인간지식의 유한함의 상징이다.
예나 오늘이나 지식은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한 기본적인 장비로 여겨지기에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또 여기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에 있어 지식의 분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지식이 현세 삶의 안정과 행복을 보장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란 신념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한마디로 지식에 대한 기대와 집착은 작가 당시에도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작가는 인간이 애지중지하는 지식 역시 유한한 것임을 제시하면서 지식에 대한 집착이나 교만 보다는 지식의 한계점을 알고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인생임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다음 성서 말씀을 상기시키고 있다.
"하느님을 경외함이 모든 지식의 근본이다."

네덜란드인들은 칼빈의 가르침대로 물질적 성공이 구원의 표징으로 여겨 무역과 식민지 활동을 통해 억척스럽게 돈을 모으면서도 청교도적인 검박하고 경건한 삶의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작품의 영향이었다.

당시 가톨릭 성미술의 부정적인 면이었던 신앙의 내용에 혼동을 가져 올 수 있는 과장된 성모공경이나 성인 공경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런 작품을 통해 신앙적 내용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은 개신교적인 표현의 또 다른 밝은 면이었으며 이것은 오늘의 가톨릭 신자들에게도 신앙의 풍요로움을 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이런 면에서 이 작품은 눈으로 읽을 수 있는 코헬렛 저자의 힘찬 강론이며 프랑스 격언인 "이것이 인생이다"(Cest la vie)라는 말의 너무도 정확하면서 명쾌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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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공책 2011.05.23 22:39:53
    전에 비슷한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 너무나 사실적인 표현에-특히 해골, 섬뜩한 기분만 들었는데, 이렇게 핵심을 짚어주시니 이제야 뭔가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저도 이 그림을 눈이 자주 가는 곳에 걸어두어야할까봅니다..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게 많네요..
  • ?
    홈페이지 에디따 2011.05.23 22:39:53
    인생은...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들었지요.
    삶의 목표이기도하고...
    감사히 읽고 옮겨갑니다.
    돌아오는 주일에 봉헌식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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