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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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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십자가.jpg


제 목 : 십자가 (Crucifixion : 1930)

작 가 :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 (1881- 1973)

크 기 : 캔버스 유채 : 50 x 65.5 cm

소재지 : 프랑스 파리 피카소 미술관 (Musée Picasso, Paris, France)

 

   작가는 중세기의 미켈란젤로와 함께 성공한 예술인의 대명사로 불리며, 장수의 인생을 작품 활동에 몰두해서 양과 질의 양면에서 대단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그는 스페인의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기에 신자였고 첫 영성체” “과학과 자비같은 초기 작품에서는 신앙의 흔적이 묻은 작품을 남겼으나, 성장하면서 신앙을 떠났고, 여러 번 계속된 분방한 결혼생활을 통해 제도적인 교회에서 이탈했다.

 

   이 작품은 작가가 비합리적인 잠재의식이나 꿈의 세계를 탐구하여 표현의 혁신을 꾀한 예술 운동인 초현실주의(surrealism)에 심취하기 시작하면서 제작된 것이다.

    

  초 현실주의자들은 "인간의 상상에 자유를 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정신분석가 프로이트 학설의 영향을 받아, 자유로운 상상력으로서 지성을 초월한 꿈이나 무의식(unconscious) 영역의 탐구로 초현실적인 미를 창조하려고 했다.

 

   작가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라는 주제 접근에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초현실주의적인 기법을 사용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제자들에게도 이해가 어려웠던 것처럼 이 작품에서도 그 바른 의미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음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그분께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마르 9:31-32)

 

   이런 면에서 초현실주의라는 화풍 자체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라는 인간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역설적인 예수님의 모습을 가장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작가는 확신했다.

 

  사실 크리스챤에게 있어 십자가의 의미성은 대단히 이해가 힘든 것이다.

 

  그러기에 사도 바울로는 다음과 같은 표현을 했다.

 

   “멸망할 자들에게는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입니다.”(1코린 1: 19)

 

   이 작품 안에는 통념적인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여러 잡다한 것들이 동시에 등장하고 있으나, 이해가 어려운 잡다한 것 들안에 전통적이 회화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십자가의 참 의미를 정확히 표현하고자 했다.


     사본 -피카소십자가2.jpg

 

  전체 화면의 중간 부분에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은 그분의 순수했던 삶의 상징처럼 흰 모습이다.

 

   과거 예수님의 색깔은 신성과 인성의 상징인 푸른색과 붉은 색으로 정착되어 있었는데 이 작품에선 예외이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모습처럼 흰옷을 입은 막달레나가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신 예수님을 껴안고 절규하고 있다.

  

  막달레나의 절규는 인류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아낌없이 다 바치신 그분이 이토록 비참한 모습의 최후를 맞아야 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신앙의 역설에 대한 인간적 반항의 몸짓으로 볼 수 있다.

 

   그 옆에 놓인 긴 사다리의 의미성은 우리가 예수님의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서 거쳐야 할 단계의 긴 여정을 표현하고 있다.

 

   십자가의 신비를 이해하기 위해선 대단한 신앙과 긴 여정이 필요한 법이다. 그러기에 막달레나처럼 신앙이 주는 충격과 의문 앞에 절규하기보다 인내로운 마음으로 인생 여정 안에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며 수용하는 자세를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혼돈 속에서 당신을 드러내시기에 이 사다리 의미는 십자가가 주는 역설적인 의미를 수용하는 과정의 중요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한 계단 한 계단 사다리를 오르는 마음으로 신앙을 인내로 받아 들여야 한다. 신앙은 인간이 해답을 찾는 것이기 보다 알 수 없는 역설적인 하느님의 뜻을 수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불교는 수행의 과정에서 돈오(頓悟)와 점수(漸修)라는 두 개의 상반되는 깨달음의 길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사다리는 깨우침이라는 것은 단박에 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인 과정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본 -피카소십자가3.jpg

 

  이 사다리 곁에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로마 병사가 창으로 예수님의 옆구리를 찌르는 장면이 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숨을 거두신 것을 보고 다리를 부러트리는 대신,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나왔다.” (요한 19:32-33)


     사본 -피카소십자가.jpg

   

   이 비참한 고통의 가운데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군인들은 예수님을 벗긴 옷을 전리품 나누듯이 서로 나누는 희극적인 참담함을 전하고 있다.

 

   십자가의 죽음처럼 이것 역시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슬픈 희극으로 제시되고 있다.

부활하신 주님이 영광의 새로운 옷을 입으시기 위해선 (사도행 22:6-11) 먼저 옷이 벗겨지고 조롱받은 왕으로 수모를 겪으셔야 했다.

 

   “군사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나서, 그분의 옷을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 저마다 한몫씩 차지하였다. 속옷도 가져갔는데, 그것은 솔기가 없어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 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 차지가 될지 제비를 뽑자.” 하고 말하였다. (요한 19: 21-24)


사본 -피카소십자가4.jpg


    공관복음을 위시해서 요한복음까지 예수님의 부활사건을 언급하면서 무덤을 막았던 돌에 관한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안식일이 지나자,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무덤에 가서 예수님께 발라 드리려고 향료를 샀다. 그리고 주간 첫날 매운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에 무덤으로 갔다. 그들은 누가 그 돌을 무덤 입구에서 굴러 내 줄까요?” 하고 서로 말하였다. 그리고 눈을 들어 바라보니 그 돌이 이미 굴러져 있었다. 그것은 매우 큰 돌이었다.” (마르 16: 1-5)

 

   그리스도 부활 사건은 인간적인 시각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며, 이것의 시작이 바로 예수님의 무덤을 봉인했던 엄청난 돌이 치워지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작가는 그리스도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인간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의 결말을 불가항력적인 힘으로 무덤이 열린 것과 연관시키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작가의 이런 견해를 너무도 잘 반영하고 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은 그 제자들도 이해하지 못했던 신앙의 핵심이면서도 불가사의한 것이었다.

 

   작가는 이 교회가 가르치는 십자가의 신비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 보다, 이해가 어려운 것이라는 차원으로 사람들을 인도하며 이것이 십자가 사건에 대한 정확한 이해로 생각했다.

 

   알 수 없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정확히 표현하는 것은 작가에게 있어 그 자체가 십자가의 의미성을 왜곡시키는 위선으로 생각기에 당시 유행하던 초현실주의라는 작풍으로 이것을 설명 했다.

 

   작가가 이 작품 전체를 표현했던 초현실주의(超現實主義)20세기 초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퍼진, 예술사조의 하나이며 인간의 무의식을 표현하는 여러 작품들을 남겼다.

 

   작가는 자신의 예술관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하나의 아이디어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막연한 것이어야 한다.“

 

   추상예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우리의 처지에서 신앙의 내용은 가능한 정확히 표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작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여기에 접근하고 있다.

 

   종교적 주제의 작품은 가능한 정확히 표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사람들에게 작가의 작품 이해는 쉽지 않다.

 

   그러나 초현실주의에 심취했던 작가에게는 그의 작품이 너무 자명한 것이란 강한 신념이 있었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바로 현실이다.”

 

   “나는 사물을 보는 것처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네가 사물을 생각하는 것처럼 그린다.”
 

   작가는 생전에 이미 제도적인 교회를 떠난 사람이었으나, 그 내면 깊숙한 곳에 존재하시는 하느님을 그의 작품 활동을 통해 표현했다.

 

   이런 면에서 작가는 깊은 신앙을 가졌던 다른 작가들이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표현함으로서 자기 역할을 했다.

 

   작가는 성서를 통해 드러나는 십자가의 의미 뿐 아니라 현실 삶에서 드러나는 인간 불의에 대한 반대로 일어나는 십자가의 신비를 더 극명히 표현함으로서 신앙은 교리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직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렸고, 이것은 어떤 명 강론보다 세상에 더 큰 충격과 회심의 기회를 주었다.

 

   대표적으로 스페인 내전 중 프랑코 정권의 사주를 받은 나치 독일 공군의 폭력으로 민간인들이 학살당한 것을 고발해서 서방 세계를 경악케 했던게르니카: 1938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작가는 놀랍게도 한국 전쟁 중 미군들이 저지른 잔학행위도 고발했다.

 

   1950년대 신천리 대학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남겼는데, 이 사건은 한국전이 한창인 5010월에서 12월까지 황해도 신천에서 어린이와 여인들을 포함한 많은 비전투 요원들이 미군에 의해 학살된 것을 고발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와 생면부지의 처지였으나, 뉴스를 통해 이 땅에서 미군들이 저지른 만행을 들으며 분연히 일어섰다. 온 세계 교회가 침묵하고 외면하는 것을 이 작가는 한국의 대학살이라는 작품으로 고발했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교회 밖에서 복음을 표현했던 또 다른 예언자라 볼 수 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0)


   s73.jpg

 

  209cm X 109cm (1951) 프랑스 국립 피카소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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