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1.09.08 17:19

숲속의 교향곡

조회 수 3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숲속의 교향곡

 

가을 숲에서 가을이 그리운 이들이 모여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교향곡을 연주합니다.

 

1악장

새털구름 사이로 오랜만에 얼굴을 내민 파란 하늘

후드득 떨어진 빗방울처럼 삽시에 떨어진 연민의 물줄기가

알맞게 식은 가슴에 흘러내립니다.

 

못 견디게 그리운 얼굴

아스라이 멀어져간 얼굴들

누나 별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노을에 물든 구름은 한없이 흘러가는데

달밤의 기러기 소식도 없고

가을밤에 우는 귀뚜라미 소리에 귀를 기울여도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아직은 설익은 먼 산의 단풍

반쯤 배부른 추석 달 아래

달빛이 흐르는 강물 위에 두 발을 딛고 먹이를 찾는 배고픈 왜가리들

텅 빈 뻐꾸기 둥지 위에 떨어진 성급한 단풍잎 하나

가녀린 아가씨 어깨너머 먼저 핀 코스모스들이 하늘거리고

황급히 쪼개진 석류의 파열.

홍옥들의 눈망울

 

가을 청과에 꿀을 바르시던 분께서

도로 위에서 무참히 죽어간 생명들에게 레퀴엠을 들려주실 때

배고픈 까마귀와 까치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달려옵니다.

 

 

2악장

통제하기 쉬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조작된 진실은

자연에서 배우고 숨 고르기를 해야 합니다.

중독으로 중독을 치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잃어버린 낙원이 곁에 있어도 감옥 문은 닫혀있고

창밖에 가을 숲이 노래를 불러도 차창엔 커튼이 내려져 있습니다.

수치심과 음모들이 교묘하게 위장하고 진실을 감출 때

단절은 두 손을 묶어 형장으로 데려갑니다.

 

지배의 칼끝은 언제나 너를 향해 있고

탐욕은 언제나 나를 향해 있습니다.

상실은 삽시간에 이루어지지만

수급은 매우 느린 걸음으로 그 자리를 맴돕니다.

 

3악장

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당신이 행복을 보는 것보다 더 좋은 건

당신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행복해하는 얼굴을 보는 것입니다.

 

꽃이 자신을 위해 향기를 내지 않는 것처럼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창조의 목적입니다.

모든 피조물은 그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피조물은 하느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4악장

숲속에서는 찬양의 노래만 들을 수 있습니다.

교향곡을 연주하는 연주자들은

자기 몫의 연주에만 힘을 기울입니다.

공유된 선이 만들어내는 선율과 화음은 서로를 즐겁게 합니다.

 

표현할 수 없는 신비는 찬양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기쁨을 제한받지 않고 표현할 방법은 그뿐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에 의해 온전히 자신에게서 벗어난 사람은

신적 환희를 그렇게 표현합니다.

최상의 하느님 체험이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낮과 밤마다

사시사철 계절마다

숲속에서 연주하는 교향곡은

우리를 하느님 나라의 행복에 머물게 합니다.

사람의 언어 저편에 계신 하느님의 지휘봉이 거기에 있습니다.

감탄과 찬양이 있는 곳엔 감격하시는 하느님이 계시고

감동하는 내가 있습니다.

 

내가 다른 피조물과 함께 감동을 연주하고

너는 감상을 노래한다면

듣고 계신 그분이 얼마나 좋아하실까요?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7 공간의 사고 채호준 2009.03.11 7738
256 고틱건축의 멋과 프란치스칸 영성의 향기에로 초대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14일 9월 2011년 추석이 지나고 새 일정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저는 수도원 생활이라 명절은 항상 명절이면 더 마음이 괴롭고 어려운 분들... file 이 종한 (요한 ) 2011.09.14 6830
255 고틱건축의 멋과 프란치스칸 영성의 향기에로 초대 프란치스코를 사랑하시는 형제 자매님들 추석 연휴에 이어 시작되는 일상 삶이 주님이 주시는 생기로 충만하길 빕니다. 본인은 간혹 이 계시판에 들어오면서 우리... file 이종한 (요한) 2011.09.15 6978
254 고통이 하는 일 고통이 하는 일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주어진다. 피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일으킨다. 보복과 앙갚음의 원인이다. 탓을 남에게 돌리게 하지만 헛수고... 이마르첼리노M 2020.03.19 428
253 고통의 찬미가 +그리스도의 평화       인간에게 있어서 고통이라고 하는것은   피할래야 피할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 인간의 고통에 대해서... 일어나는불꽃 2013.07.23 5035
252 고통은 곧 사랑이며 희망이다. + 평화와 선 어느덧 사순시기도 다 지나는 것 같네요.. 형제 자매님들께서는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 저 역시 반성하면서, 아주 작은 고통을 경험했는데 써볼까... 1 정마리아 2006.03.28 5634
251 고통 앞에서 고통 앞에서 인류가 직면한 고통들 재난과 질병과 사고 신체적 정신적 물리적 고통 외로움과 고독과 영적 고통   죄를 뒤집어씌울 희생양을 찾는 사람들... 이마르첼리노M 2021.01.24 430
250 고요한 평화 고요한 평화   나는 나를 높이기 위해 너를 이용하지 않는다.   너와 사랑으로 깊숙이 연결되어있지만 나로 남아 있으며,   도움이 필요할 때 ... 이마르첼리노M 2020.03.05 451
249 고별사 박 프란치스코 형제 장례 미사 고별사 프란치스코 형제님, 6년 전 이맘때도 저는 저의 본명 축일에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안젤로 수사님을 주님께 보내드렸는데... 7 김 찬선 2008.11.28 7396
248 고독한 순례자 고독한 순례자   하느님은 나중에 일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바로 지금 이 땅에서 모든 관계 속에서 일하시는 분이시다.   낙원에서 행복의 깊이에 들... 이마르첼리노M 2021.09.10 430
247 고독한 밤에 고독한 밤에 모두가 잠이 든 시간 홀로 있기위해 일어났다. 고독한 시간이야말로 만사를 있는 그대로 보는 시간이다. 고독이란 외로움이 아니다. 외로움은 혼자 ... 이마르첼리노M 2013.10.10 4825
246 고독한 나그네 고독한 나그네   사람의 진실이 얼마나 고독한가!   결단하는 자는 고독하다 그러나 결단해야 한다.   책임지는 자는 고독하다 그러나 책임을 회피... 이마르첼리노M 2014.08.22 1824
245 고독이 사랑을 통과하면 현존을 느낀다. 고독이 사랑을 통과하면 현존을 느낀다.   막달라 마리아의 고독이 예수님의 사랑을 만나 변화의 길로 들어선 것처럼 우리의 고독이 사랑을 통과하면 부활하신 ... 1 이마르첼리노M 2022.04.17 336
244 고난의 땅에 피는 흑장미 고난의 땅에 피는 흑장미   머리로 아는 것은 깊이가 없다. 진실의 바닥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고난의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참기 어려운 현실 속에... 이마르첼리노M 2020.09.03 532
243 고난의 꽃으로 고난의 꽃으로   “죽음의 그늘 밑 어둠 속에 사는 우리에게 빛을 비추어 주시고 우리의 발걸음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시리라” 루가1.79   길이... 이마르첼리노M 2017.08.11 857
Board Pagination ‹ Prev 1 ...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