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3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깨어 있어라. 그리고 준비해라

 

우리의 목적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면서 나에게서 내가 해방되는 삶이 믿는 이들이 누리는 기쁨이며 하느님 나라 행복의 현주소일 것입니다. 영적인 삶은 해방으로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해방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움직이는 내적인 에너지를 밖으로 드러내고 표현하는 데 자유를 사용합니다. 하느님의 매력에 이끌려 시작된 내적인 여정이 도구적 존재라는 인식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외적 여정과 연결되지 않으면 진정한 해방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을 내어주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어주심에 참여하지 않으면 나에게서 내가 해방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대림 첫 주간에 듣는 주님의 말씀은 복음이 너와 피조물의 관계 안에 육화되도록 깨어서 준비하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이미 오셨고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관계를 돌보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나로 인하여 불편하거나 단절된 관계가 있으면 화해하고 용서를 통하여 관계를 회복하라는 말입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성찰하기보다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탓을 남에게 돌립니다. 자만심과 우월감 속에서 나만 챙기겠다는 집념이 저지른 일상의 관계들을 살펴보면, 설치고, 미워하고, 헐뜯고, 우는 소리를 내면서 섣부른 판단으로 편 가르기를 한 결과가 결국 관계의 단절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감출 수가 없을 것입니다.

 

깨어 있음과 준비하는 마음은 일상의 관계들입니다. 무엇에 깨어 있어야 할까요? 깨어 있음은 예수께서 말씀을 통하여 선포한 하느님 나라의 현장은 관계의 현장입니다. 하느님을 받아들일 공간이 없으면 너를 받아들일 공간도 없고 피조물을 통하여 돌보시는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하느님을 받아들일 공간은 우리의 마음입니다. 내 마음 안에 나로 가득 차 있으면 하느님과 너와 피조물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내가 다스리는 나라, 내 이름을 빛나게 하거나 내 뜻을 관철하려는 집착에 함몰되어 쓰고 버리는 일회용처럼 하느님과 너와 피조물을 오로지 자신의 목적에만 이용하고 사용하고 목적을 이룬 다음에는 쓰레기처럼 버립니다. 눈앞의 이익과 눈앞의 즐거움과 눈앞의 편안함에 눈이 멀어 보고 또 보아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를 못하며, 코가 있어도 내를 맡지 못하고, 입이 있어도 맛을 보거나 말도 하지 못하고, 손이 있어도 감각을 잃어버려 숨은 쉬고 있어도 생명을 잃어버린 죽은 사람처럼 산다는 말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우상이 되어버려 자신을 숭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우상에 빠지면 우상이 저지르는 일, 곧 사로잡히게 하고, 노예로 만들어, 결국 파멸하게 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릴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나만 보입니다.

 

하느님과 사람과 피조물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면 인간은 폭력만 남습니다. 벌써 힘으로 자리 잡은 돈과 권력을 이용하여 지배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에만 관심을 쏟습니다. 인간의 비극은 여기에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 가정과 공동체와 국가 사이에 오로지 힘겨루기만 하다가 인류가 공멸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저기 전쟁의 소식이 끝날 줄 모릅니다. 깨어 있음은 이렇게 어둡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하느님이라는 거울에 비친 나를 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개인의 마음에서 비롯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라는 거울은 예수께서 선포하신 복음 말씀입니다. 말씀에 비추어 나를 바라보게 되면 말씀을 받아들일 공간이 전혀 없이 살아온 자신이 보일 것입니다.

 

생각은 삶으로 드러납니다. 우리 자신의 마음에는 생각과 정신이 있고 의지는 그 마음을 통제하는 자유로부터 선택과 결단을 하도록 안내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 자유는 의미와 가치체계와 연결되어 있고 최고의 가치인 복음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 복음적 가치에서 우리 믿음을 드러내는 태도적 가치가 나옵니다. 깨어 있음과 준비하는 마음은 우리의 태도가 어디에서 나오고 무엇에 기초를 두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수께서는 섬김을 중심으로 관계를 시작하셨습니다. 통제의 역사로 점철된 인간의 관계들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자비와 선의 흐름이 너에게 흘러가도록 몸을 굽혀 내려가는 일과 섬기는 일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자유롭게 살려면 너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통제를 멈추고 허용하고 놓아줌으로써 제 몫의 자유를 찾게 해주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네가 자유로우면 내가 자유롭니다. 나만 자유롭게 하려고 너의 자유를 헤치면 둘 다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너를 받아들이는 일이고 너를 받아들이면 하느님을 받아들인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너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을 받아들일 공간과 마음의 여백이 있어야 합니다. 순서가 바뀌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너를 사랑할 수 있지만 너를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하느님을 사랑한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유로 가는 길에는 출애굽의 과정이 있습니다. 노예 상태에서 자유인으로 가는 과정에는 거부와 배반과 반역, 무시와 소외, 외로움과 고독의 사막을 거칩니다. 이러한 관계의 사막에서는 오직 하느님만이 유일한 희망입니다. 무상으로 돌보시는 아버지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에 확신을 갖게 하는 때가 바로 그 사막에서의 시간입니다. 하느님의 가난을 배우고 겸손을 배우는 학교는 사막에 있습니다. 세속적 위로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그곳에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하느님과 나 자신을 알기 시작합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영의 활동에 마음을 열고 관계를 바라보는 일입니다. 준비한다는 것은 하느님과 너와 피조물을 받아들일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섬김을 중심으로 관계를 시작하신 예수님처럼 내려가고 낮아져서 허물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시간이 깨어 있는 시간이며 회복된 관계 안에서 자유롭게 자신을 내어주기 시작할 때 이미 그분을 맞아들인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6 꽃을 찾는 벌들의 마음 꽃을 찾는 벌들의 마음   꽃피는 4월이다. 꽃을 찾는 벌들의 마음 꽃이 있는 곳엔 벌들이 있다.   구름이 해를 가려도 안개가 해를 가려도 한겨울 ... 이마르첼리노M 2021.04.12 337
345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연초록 바다에 핀 산벚꽃 라일락 향기를 하얀 수건에 싸서 너에게 보낸다.   초원에 앉아 눈을 떠 보니 철쭉들의 얼굴엔 ... 이마르첼리노M 2021.04.09 362
344 꽃들은 울지 않는다. 꽃들은 울지 않는다.   봄의 전령사 복수초와 산수유 찬 서리 맞으며 피어난 매화가 뽀얀 얼굴에 엷은 연두로 색조 화장하고 나와 벌들을 유혹한다. 목련... 이마르첼리노M 2021.03.13 521
343 꽃과 연초록 속에서 너를 본다. 꽃과 연초록 속에서 너를 본다.   꽃피는 4월 연초록 잎새에 기름이 뚝뚝 연한 속살들이 가슴을 열고 생명을 가진 피조물 안에서 창조주의 선하심과 아... 이마르첼리노M 2020.04.17 464
342 껌할아버지 이야기 1 안드레아 2009.06.17 7116
341 깨죽에 떨어진 눈물 깨죽에 떨어진 눈물   구름모자 카페에서 깨죽 한 그릇씩 앞에 놓고 깨죽이 불러온 사연들 서로 다른 모성의 회상 회상의 거울 앞에선 비정의 어머니와 ... 이마르첼리노M 2019.12.23 390
340 깨어남과 깨어 있음 깨어남과 깨어 있음   언제든지 선을 행하려고 깨어있는 사람은 현재의 자유로 희망의 봉오리를 연다. 측은하고 가엾이 여기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지니고 ... 이마르첼리노M 2020.10.30 411
» 깨어 있어라. 그리고 준비해라 깨어 있어라. 그리고 준비해라   우리의 목적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면서 나에게서 내가 해방되는 삶이 믿는 이들이 누리는 기쁨이며 하느님 나라 행... 이마르첼리노M 2023.12.04 137
338 깨달음의 발견 깨달음의 발견   깨달음은 성령의 선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 내용에 들어가 보면 단순히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깨달음은 알... 이마르첼리노M 2019.09.17 469
337 깨달음 깨달음 스스로를 낮추다가 이르는 바닥 스스로를 높이다가 추락하여 이르는 바닥 욕정을 채우다가 타락하여 이르는 바닥 바닥을 알면 높이를 안다 높이를 알면 ... 이마르첼리노 2011.04.21 4064
336 깨달은 사람, 깨어난 사람, 깨어있는 사람 깨달은 사람, 깨어난 사람, 깨어있는 사람   깨달음이 깨어남으로, 깨어남이 깨어있음으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지 않으면 신앙이 근거를 두는 삶의 의미... 이마르첼리노M 2021.05.20 614
335 까치둥지묵상 1    내 방 창문너머에 까치부부 한쌍이 둥지를 만들고 있다. 난 얼마전부터 한쌍의 까치들이 둥지를 짓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관찰하고 있었다. 난 지켜보면 지켜... 일어나는불꽃 2017.02.18 1165
334 김찬선 신부님 평화방송 영성의향기 방송 시간 평화와 선 기쁜 성탄 보내세요 김찬선(레오나르도) 신부님께서 평화방송 영성의향기에 출연하시어 강의를 하신 것은 이번주에 방송 됩니다. 월요일 밤 11시 수요... 정마리아 2007.12.24 6136
333 김찬선 신부님 영성의 향기 제2강이 방송되고 있습니다. 평화와 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주에 이어 2강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 라는 주제로 방송 되고 있습니다. 방송 시간은 1강과 같고, 인터넷 업데이트는 ... 정마리아 2008.01.02 5258
332 김제형제회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김제형제회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김제형제회의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창조적 고통은 아름다운 생명의 모습이며. 진실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라는 믿음... 1 이마르첼리노M 2022.03.20 622
Board Pagination ‹ Prev 1 ...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