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0.02.27 00:06

천국과 지옥의 성찰

조회 수 43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천국과 지옥의 성찰

 

내가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천국과 지옥은

장차 받게 될 보상과 형벌에 관한 것이었다.

상선벌악의 교리의 틀은 내 삶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삼위일체 하느님이 사랑이시라고 한다면,

창조주께서 사람을 선으로 창조하셨다면,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시고 선하신 분이라면,

내가 죄라고 여기는 것을 하나도 짓지 않는 흠 없는 상태에 있을 때만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그 하느님께서 빈틈없는 정의로 나를 심판하신다면,

내가 감당할만한 하느님이신가?

그러한 하느님의 마음에 들기 위하여 내 믿음의 원칙들을 세우고

내가 만든 그 원칙이라는 울타리 속에 갇혀 오로지 죄 없음만을 추구해오던 나날은

지옥을 방불케 하는 삶이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나는 그 감옥 같은 틀 속에 갇혀 내 주변의 관계 안에서 천국을 보지 못했다.

 

마음을 바꾸는 것이 내적 변화를 가져오고

하느님과의 내면의 친교가 관계의 친교로 이어진다는 진실을 보게 되었다.

천국은 거기에서 발견하는 구체적 현실이며 그 현실 안에 존재하는 실존이다.

천국은 죄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라 죄인에게 주어지는 자비라는

진실을 예수님에게서 보았다. 그분은 용서가 하느님 나라의 본질에 있다는 진리를

당신의 실천으로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십자가 위에서 당신에게 못 박아 매달았던 이를 위해 아버지께 용서를 청하셨다.

천국은 업적과 공로의 보상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자비를 아는 것과 그 자비로 실천하는 용서하는 관계가

천국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신앙이 뿌리내리는 구체적인 일상의 관계 안에서 때로는 지옥 같은 현실을 경험해도

가슴과 머리에 하느님이 머무실 자리를 마련하는 일은

아버지의 품을 알고 있을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거기서 허용하는 자유를 배웠다.

 

아버지의 자비는 허용하는 자비다.

우리는 그 자비 안에서 하기 싫은 일을 선택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너를 받아들인다.

그것이 허용하는 자비를 배우는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허용하는 자비 안에서 마음을 바꾼다.

입술로 바치는 충성을 멈추고 자기 안에 공간을 만든다.

말씀으로 통치하시는 하느님의 통치를 받아들일 공간, 너를 받아들일 공간,

마음을 바꾸는 변화의 기적들이 의지를 움직이게 하는 현실,

끊임없이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천국은 지금 열린다.

천국이라고 일컫는 현실이 너와 나의 관계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고통과 갈등과 번민이 없는 관계는 없다.

하느님의 나라는 그러한 십자가가 없는 나라가 아니라

그러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가운데 발견되는 나라다.

  

우리는 실수와 변화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실수하면 안 된다고 하던 이들이 실수해도 된다고 말하기까지

하느님께서는 잘못과 실수와 죄까지도 이용하여 나를 변화의 길로 이끌어주신다.

 

나를 바꾸는 천국, 나를 바꾸지 않는 지옥,

나는 바꾸지 않으면서 남들에게 바꾸라고 할 때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이 죽는다.

변화 없는 영혼이 품고 있는 독으로 질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사람들 안에서 변화 없는 나는 지옥의 현실을 본다.

마음을 바꾸지 않는 사람들의 관계가 지옥이 되는 일은 너무나 쉽게 이루어진다.

나를 바꾼 사람들이 초대된 잔치에

바꾸지 않은 채 앉아있는 것이야말로 지옥으로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들 가운데 있다.” 루가 17,21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0 두 세계 사이에서 두 세계 사이에서   혼자서 추구하는 행복   채우려는 욕구와 채울 수 있다는 환상 소유와 지배를 위한 이기심 분배되지 않는 재화 우월감과 자아... 이마르첼리노M 2017.08.05 754
469 두 세계 사이에서 두 세계 사이에서   내가 중요해지고 의미가 있고 자신의 힘으로 다른 이들이 좋게 생각하는 존재가 되려고 한다면, 다른 이들의 인정과 평가를 통해 자신... 이마르첼리노M 2019.12.20 348
468 두 세계 사이에 있는 하느님 나라 두 세계 사이에 있는 하느님 나라   우리가 상상하는 두 세계 사이에 하느님 나라의 실재가 있다. 내가 상상하는 틀로 만들어진 하느님 나라와 예수께서 몸소 실... 2 이마르첼리노M 2022.06.10 445
467 동영상 업데이트 지금 보고 계시는 홈페이지 갤러리- 동영상 란에 성거산 수도원과 피정의 집 축복식, 감사 연극제 '서툰 사람들'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 김요한 2008.12.07 5008
466 동식물 축복식에 초대합니다. 평화와 선   피조물을 너무도 사랑한 프란치스코. 피조물을 사다리 삼아 하느님께로 올라간 프란치스코.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의 모든 작품들을 형제로 ... 김레오나르도 2014.09.23 1507
465 동반하는 파트너 동반하는 파트너   창세기에 나타난 사람의 창조는 둘이면서도 둘이 아닌 하나 됨을 이야기한다. 참된 영성은 언제나 둘을 하나로 만들지만, 거짓 영성은 ... 이마르첼리노M 2019.09.16 661
464 동반과 부축의 여정-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을 동반하신 것 같이 (공유하는 선) 동반과 부축의 여정.(공유하는 선)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을 동반하신 것 같이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은 처벌이나 보복을 통해서 그 목적을 달성하지 않... 이마르첼리노M 2021.04.08 379
463 도시와자연 자연은 고요한 산속에만  있는것이 아니라 시끄러운 도시에도 있다. 자연속에 도시가 있고, 도시속에 자연이 있다. 도시도, 자연도,  우리 마음속에 있다. 마음이... 일어나는불꽃 2014.12.29 1081
462 도망치는 사람들 도망치는 사람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오른손이 오그라든 남자(루가 6,6-11)처럼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자신... 이마르첼리노M 2019.09.28 416
461 도마뱀 길가다 만난 도마뱀도마뱀은 꼬리가 잡히면자신의 꼬리를 자르고도망간다고 한다.그렇게 해서 자신의생명을 구하기위해자신의 소중한 신체의일부를 자르는 것처럼... 일어나는불꽃 2020.03.30 460
460 도둑과손님 몇년전 친정집에 갔을적에 집안에 고양이가들어왔다. 내가 보기에는 명백한  도둑고양이였다. 그러나 어머니께서는  그 고양이가 들어어게끔 문도 열어놓고 밥도... 일어나는불꽃 2015.01.27 1167
459 도대체 왜!!! ( 국민라디오 서화숙기자의 3분 칼럼)  인사를 하기에도 송구스런 날입니다 귀하디 귀한 생명이 아직도  차가운 바다에서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날수가  있... knitting 2014.04.22 2721
458 덫을 허용하는 자유 덫을 허용하는 자유   흠도 티도 없이 완전해야만 한다는 이상주의가 만든 덫 정의와 도덕적인 질서에 대한 갈망이 만든 덫 계명과 윤리적 순결이 만든 덫... 이마르첼리노M 2020.03.27 459
457 덕은 남이 성장하도록 돕는 예술이다. 덕은 남이 성장하도록 돕는 예술이다.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의 현장에서는 응답의 결과로써 행동하는 자비가 있다.   주기 위해서는 받아야 한다. ... 이마르첼리노M 2021.08.31 359
456 더 좋은 것을 너에게 내어주는 마음 더 좋은 것을 너에게 내어주는 마음   외적인 자기에 집착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내 뜻대로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것이며 하느님의 손에 맡겨드린 나의... 2 이마르첼리노M 2022.02.15 299
Board Pagination ‹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