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성탄과 공현의 신비는 관계의 상호성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선입니다.

 

인간은 나약함에도 완전히 자기중심적 사고를 지니고 살아갑니다. 이것이 자만심을 부추겨 자신이 모든 영역을 통제하려고 하느님과 너와 피조물을 이용 대상으로 보려 합니다. 존중심도 없고, 마음의 문을 열지도 못하고, 관계의 문을 여는 손잡이도 없고, 주고받음도 없으며 영적인 심한 굶주림도 없기에 결국 관계의 파국을 초래하고 맙니다. 인간은 본래 사회성을 지니고 살아가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사랑은 관계를 떠나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과 너와 피조물을 떠나서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나약함은 길 떠나는 영혼에 큰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영적 여정의 출발선에서는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받아들이고 인정하지 않으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며, 더구나 하느님으로부터 받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로부터 얻지 못하면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여전히 통제의 칼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으로 가득 찬 사람이 하느님의 가난하심과 겸손을 배우는 현장에서는 인간의 나약함을 선택하신 하느님의 구원계획이 있으며 나약함으로 나약함을 구원하시는 육화의 신비가 있습니다. 인간과 동등해지기 위하여 하느님의 동등성을 포기하신 예수님의 육화는 사랑의 신비이며, 사랑은 동등할 때 사랑하기 쉽고, 더 낮아져서 겸손하게 섬길 때,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연약한 몸으로 태어나서 성모님의 젖을 먹고 요셉의 보호로 시작된 예수께서 마구간에서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가진 모든 감정과 신체적 그리고 영적인 감수성을 다 갖고 사셨습니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통해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그분 마음에 들며 무엇이 아버지의 뜻인가를 제자들과 당신을 따르려는 이들에게 알려주셨습니다. 그분은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받아들이기 위해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삶과 행동으로 관계 안에서 복음을 발생시키셨습니다.

 

회개는 관계의 신비를 받아들이고 깨닫는 데서 시작됩니다. 단순한 교리나 도덕률이 아닌 사랑의 행위로 존재의 친밀함과 상호 교환하는 가운데 경험하는 기쁨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회개를 금욕으로 가르치거나 인식하는 이들에 의해 매우 실천하기 어렵고 감당하기 쉽지 않은 신심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는 교회 안에 존재하는 근본주의에서 영향을 받아 지금도 확산하고 있음을 봅니다.

 

복음은 기쁨을 발생하는 관계 안에 있고 관계는 신적 관계인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행복을 말해줍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에 참여하는 이 신비는 관계 안에서 선이 흐르게 하여 행동하는 자비로 표현되고 행동하는 자비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있는 나의 자유를 도구 삼아 반사된 선으로 참여하는 신비입니다. 이 신비는 하느님과 사람과 자연 세계 안에 살아 있는 생명과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관계의 사슬로 이어져 있습니다.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이 창조의 세계가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지금 여기서 누리는 행복을 깨닫게 하는 신비입니다.

 

 

바치는 데 구원이 있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에 구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떻게 사랑받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 어느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사랑받음에 대한 응답으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계시는 내어주시는 사랑으로 육화된 말씀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선에서 나온 이 신비는 인간관계의 모델로써 우리가 배워야 할 진리입니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내어주시는 친밀함으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앎이 시작됩니다. 내어주는 사랑과 받아들이는 사랑의 주고받음에서 성령의 활동을 깨닫게 되며, 하느님과 나 사이에, 너와 나 사이에, 자연 세계의 모든 피조물과 나 사이에 하느님 나라의 풍요로 채워진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을 넘어 관계의 상호성 안에서 하느님의 선이 태어납니다. 나약한 인간의 몸에 잉태된 하느님의 말씀은 관계의 땅에서 태어난 선이며 선의 흐름이 있는 곳에 하느님 나라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힘은 사랑의 전능이지 지배하는 전능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계의 상호성 안에서 인간은 완전한 몸으로 태어납니다. 서로의 부족함을 메우고 서로의 필요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나약함은 이러한 상호성 안에서 부드럽고 따듯한 품으로 받아들여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기쁨으로 완성됩니다. 말씀의 육화와 공현의 신비는 이렇게 관계의 상호성 안에서 모두 안에 나타난 사랑의 신비로 경험됩니다.

 

2024, 1, 4. 주님 공현 축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60 삼위일체 하느님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와 선 삼위일체 하느님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와 선     삼위일체 하느님! 저는 당신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창조되지 않고 모양도 없는 존재의 신비로 존재하시는 ... 이마르첼리노M 2024.04.07 183
1459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 살겠다고 선언하는 ... 이마르첼리노M 2023.12.28 228
1458 사도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우리의 믿음 사도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우리의 믿음   “지극히 높으시고 영광스러운 하느님이시여,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주소서 주여! 당신의 거룩하고 진실한 뜻을 실행... 2 이마르첼리노M 2023.04.26 307
1457 부활하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 부활하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   창조는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자 사랑의 대상이었습니다. 사랑으로 창조하신 피조물을 통... 이마르첼리노M 2024.04.02 208
1456 부활은 역설의 행복 부활은 역설의 행복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내어주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넘치게 된다. 혼자만 먹으면 맛이 없다. 혼자만 가지려 하면 기쁨이 줄어든다. 혼자... 이마르첼리노M 2023.04.17 203
1455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공관복음에 나오는 최후 만찬이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라는 것을 드러내 준다면 백 년 후에 써졌다는 요한복음에서는 제자들의 발을... 이마르첼리노M 2022.04.14 459
1454 받아들여진 존재와 받아들인 존재는 하나의 몸이다. 받아들여진 존재와 받아들인 존재는 하나의 몸이다.   내가 하느님께 받아들여진 존재가 되는 것과 하느님께서 나에게 받아들여진 존재가 되는 것을 허용할 수 ... 이마르첼리노M 2023.01.25 241
1453 무엇을 신심이라고 하나요?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 무엇을 신심이라고 하나요?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   수많은 이들이 복음의 말씀에 기초를 두고 예수님을 따르기보다 신심 위주의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을 쉽... 이마르첼리노M 2024.02.06 71
1452 무엇을 구원이라고 믿는가? 무엇을 구원이라고 믿는가?   내 믿음의 토대는 인류 구원에 대한 속죄 이론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벌적 대속론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참여... 이마르첼리노M 2023.02.14 288
1451 몸값에 대한 이해 2. (서공석 신부님) 몸값에 대한 이해 2. 서공석 신부님의 해석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 이마르첼리노M 2024.02.28 385
1450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예수님의 잉태와 출산에 관한 이야기가 그 중심을 이룹니다. 주님의 성탄이 먼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가... 이마르첼리노M 2023.12.10 213
1449 네가 서 있는 곳이 가룩한 땅이다. 네가 서 있는 곳이 거룩한 땅이다.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탈출기 3,5) 우리가 사는 곳이 거룩한 곳이며 우리가 만나... 이마르첼리노M 2023.07.20 196
1448 내어주는 사랑으로 연결 되지 않는 기도는 심판하는 저울이 됩니다. 내어주는 사랑으로 연결되지 않는 기도는 심판하는 저울이 됩니다.   영의 현존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내면의 자유를 누립니다. 성프란치스코와 성녀 글라라는... 이마르첼리노M 2023.09.23 304
1447 내어주고 품어 안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성적 힘 내어주고 품어 안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성적 힘   내가 지난날의 내 믿음을 성찰하는 가운데 발견한 것은 하느님을 권력을 지닌 힘으로, 지배하는 전능으로 이... 이마르첼리노M 2023.01.11 308
1446 내가 믿는 하느님 상(像)이 나의 삶을 바꿉니다. 내가 믿는 하느님 상(像)이 나의 삶을 바꿉니다.   요한 사도는 “하느님께서 사랑”이시라고 말합니다. 믿음의 출발이 사랑의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에서 ... 이마르첼리노M 2024.02.08 306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