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52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고난의 땅에 피는 흑장미

 

머리로 아는 것은 깊이가 없다.

진실의 바닥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고난의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참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하느님을 원망하면서도 믿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

인생의 문제들에 해답을 찾지 못했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난을 구원하는 고난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구원하는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한 가운데서도 생명을 주는 힘이 있다.

구원하는 고난은 사랑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 위에 올려놓고 사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더디게 배우지만

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진리를 향해 더 앞서 간다.

복음의 한 가운데 있는 사람들은 가난한 이들, 과부들, 소외된 이들, 세리들과 창녀들,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유대 지도자들이 하느님께서 버렸다고 가르친

이미 죄인으로 단정한 계층의 사람들이었다.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그들이 먼저 깨닫고 받아들였다,

그들에게는 오직 하느님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굶주린 사람들에게 들리는 복음과 배부른 사람들에게 들리는 복음은

분명히 다를 수밖에 없다.

복음을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는 갈망과 목마름이 있었다.

그들은 가난하고 압제와 핍박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도 각자의 내면을 성찰하고 그 안에서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과

상처와 억압된 분노와 거부감과 두려움을 발견하게 되면

세상에서 핍박받는 사람들과 그러한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자기 주변의 사람들과 사물들과 공명하며

거기에 상응하는 관계들을 만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외로움과 소외 가운데 살아가며

어떤 형태로든 폭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있고

심지어 자신들을 향해서도 폭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있다.

 

가정과 공동체의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핍박과 억울하고 부당하게 취급당하는 일과 존중받지 못한 채

폭력의 희생자로 살아가는 데서 나온다.

말의 폭력, 태도의 폭력, 힘의 폭력, 불이익의 폭력,

이러한 폭력을 당하면 살아갈 동력을 잃고 만다.

어디에도 희망의 출구가 없는 절망과 어두움에 놓여 있게 된다.

 

하느님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통의 신비에 대해 깊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공허하다는 것, 버림 받았다는 것, 그리고 사랑 받지 못하고 존중 받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뼈저린 인간사의 실상인가를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자신의 인생 전체를 통해 하느님 앞에서 그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진지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인생에 고난이 찾아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양팔을 들고 기도하며, 얼어붙은 냉방에서 무릎을 꿇고 예배를 드리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믿음을 지킬 것인가?

이것이 내가 욥이 되어 우리의 상황에서 하느님께 드리는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로 하여금 십자가의 신비에 대면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십자가는 관념이 아닌 삶으로 이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믿음과 용기는 언제나 함께 간다.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목마름이 없는 지식은 관념에 빠진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관념이 아니라 삶이다.

대부분의 신자들이 자기 인생 제반 문제들에 대해

그리스도교적인 해답을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열망이 없다.

예수그리스도를 따르는 데 맞추지 않고 예배를 중심으로 만들었기 때문이고

그 해답은 추상적이고 피상적이며 막연하고 목마름이 없는 지식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은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믿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다.

예수께서 그리스도가 되신 것은 인간 안에 육화하신 말씀이었다.

그 길은 고난을 감수하는 사랑의 길이었다.

그분은 사랑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몸소 가르쳐주셨다.

 

믿음은 은총과 자유의 독특한 산물이다.

하느님의 자유와 나의 자유가 만나 육화의 신비를 삶으로 드러내신다.

역사 속으로 들어오신 예수님, 육화하신 예수님께서

나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을 드러내시기 때문이다.

그 육화는 고난의 신비에 감추어져 있다.

나는 육화의 도구로써 그 신비에 참여한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6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 살겠다고 선언하는 ... 이마르첼리노M 2023.12.28 225
1455 사도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우리의 믿음 사도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우리의 믿음   “지극히 높으시고 영광스러운 하느님이시여,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주소서 주여! 당신의 거룩하고 진실한 뜻을 실행... 2 이마르첼리노M 2023.04.26 305
1454 부활하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 부활하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   창조는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자 사랑의 대상이었습니다. 사랑으로 창조하신 피조물을 통... 이마르첼리노M 2024.04.02 201
1453 부활은 역설의 행복 부활은 역설의 행복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내어주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넘치게 된다. 혼자만 먹으면 맛이 없다. 혼자만 가지려 하면 기쁨이 줄어든다. 혼자... 이마르첼리노M 2023.04.17 203
1452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공관복음에 나오는 최후 만찬이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라는 것을 드러내 준다면 백 년 후에 써졌다는 요한복음에서는 제자들의 발을... 이마르첼리노M 2022.04.14 455
1451 받아들여진 존재와 받아들인 존재는 하나의 몸이다. 받아들여진 존재와 받아들인 존재는 하나의 몸이다.   내가 하느님께 받아들여진 존재가 되는 것과 하느님께서 나에게 받아들여진 존재가 되는 것을 허용할 수 ... 이마르첼리노M 2023.01.25 240
1450 무엇을 신심이라고 하나요?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 무엇을 신심이라고 하나요?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   수많은 이들이 복음의 말씀에 기초를 두고 예수님을 따르기보다 신심 위주의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을 쉽... 이마르첼리노M 2024.02.06 68
1449 무엇을 구원이라고 믿는가? 무엇을 구원이라고 믿는가?   내 믿음의 토대는 인류 구원에 대한 속죄 이론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벌적 대속론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참여... 이마르첼리노M 2023.02.14 288
1448 몸값에 대한 이해 2. (서공석 신부님) 몸값에 대한 이해 2. 서공석 신부님의 해석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 이마르첼리노M 2024.02.28 380
1447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예수님의 잉태와 출산에 관한 이야기가 그 중심을 이룹니다. 주님의 성탄이 먼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가... 이마르첼리노M 2023.12.10 210
1446 네가 서 있는 곳이 가룩한 땅이다. 네가 서 있는 곳이 거룩한 땅이다.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탈출기 3,5) 우리가 사는 곳이 거룩한 곳이며 우리가 만나... 이마르첼리노M 2023.07.20 195
1445 내어주는 사랑으로 연결 되지 않는 기도는 심판하는 저울이 됩니다. 내어주는 사랑으로 연결되지 않는 기도는 심판하는 저울이 됩니다.   영의 현존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내면의 자유를 누립니다. 성프란치스코와 성녀 글라라는... 이마르첼리노M 2023.09.23 301
1444 내어주고 품어 안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성적 힘 내어주고 품어 안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성적 힘   내가 지난날의 내 믿음을 성찰하는 가운데 발견한 것은 하느님을 권력을 지닌 힘으로, 지배하는 전능으로 이... 이마르첼리노M 2023.01.11 305
1443 내가 믿는 하느님 상(像)이 나의 삶을 바꿉니다. 내가 믿는 하느님 상(像)이 나의 삶을 바꿉니다.   요한 사도는 “하느님께서 사랑”이시라고 말합니다. 믿음의 출발이 사랑의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에서 ... 이마르첼리노M 2024.02.08 302
1442 난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난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세상은 온통 작은 기쁨들로 가득 차 있다. 다만 이 기쁨을 알아보는 능력이 없을 뿐이다.   하느님께서 새날로 주신 아침에 형제들... 이마르첼리노M 2023.01.30 43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