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기도는 변화로 나아가게 하는 창조의 행위입니다.

 

하느님의 현존은 특정한 장소나 때에만 계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의 노력으로 하느님을 모실 수 있는 게 아니며 우리가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알아차리는 경험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허용하시듯 현재의 순간을 허용하고무상으로 주어진 그것을 즐기는 가운데 그냥 알아차릴 뿐입니다.

 

우리가 처한 이 순간에도 자신이 만든 울타리를 벗어나서 말씀의 통치를 받아들이는 가운데 나의 태도에 따라 달라지는 믿음과 그 믿음으로 인하여 비로소 눈을 뜨게 되어 우리를 감싸고 있는 하느님의 신비를 조금씩 알아차리게 됩니다. 새로운 앎 안에서 너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와 함께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게 됩니다. 꽃이 꽃으로 보이고, 나무가 나무로 보이고, 살아 숨 쉬는 생명들이 저마다 창조주를 노래하는 예술의 극치를 보게 됩니다. 하느님이 여기에 있고 저기에는 없다고 말하는 종교의 가르침은 이단에 가깝습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제한하는 것은 사람이 만든 인과 응보적인 가치체계에서 나오기 때문이며, 그분은 인과응보에 갇혀계실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새로움과 가능성 안에 계십니다.

 

새로움과 가능성은 회개하는 이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하느님의 가난과 하느님의 겸손하심을 배워 나에게서 내가 해방되는 법을 터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영의 현존을 알아차리는 일상의 관계들 안에서 내가 나에게서 벗어나도록 돕습니다.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의 현장에서 경험하는 신비가 바로 신앙의 신비로 드러납니다.

 

기도는 하느님을 바꾸자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이 나를 바꾸시도록 해드리는 일입니다. 신비는 하느님이 나를 바꾸시게 할 때만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기도할 때 나의 뜻을 하느님이 들어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무수한 기도 지향이 이를 증명합니다. 묵주기도를 비롯하여 다양한 기도문을 바치는 이유가 하느님과 거래하듯 이만큼 바쳤으니 이만큼 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친 대가가 없으면 기진합니다. 얼마를 바쳐야 들어주실 겁니까? 하고 하루를 기도로만 채워도 얻지 못하는 이유는 하느님께서는 나의 업적과 공로에 대한 보상으로 뭔가를 주시거나 안 주시는 분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뜻을 알기 위해 하는 것이며 하느님이 나를 바꾸도록 변화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기도합니다. 내 자유와 내 의지를 주님께 온전히 내어드려야 주님께서 일하실 수 있습니다. 도구적 존재라는 인식의 기초 위에 백기를 들고 항복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느님으로부터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가를 알면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받은 사랑에 대한 응답이 아니고서는 내 자유를 내어드리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의 흐름에 참여하는 선을 행하기까지 나를 변화의 길로 안내합니다. 변화에까지 이르지 못하는 기도는 아직도 하느님께서 마음을 바꿔 내 기도를 들어주시라고만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기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배운 것을 지우기가 우선 할 일입니다. 신앙의 출발선에서 처음부터 배워온 앎은 위로부터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시작하지 않고 나로부터 시작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인과응보의 논리를 배웠고 그 논리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과응보로부터 얻은 앎을 지워야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인식을 상상조차 못 할 만큼 초월해 계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도 안에서 아무것도 움켜잡지 않고, 성급히 판단하기를 거절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바라보시는 시선으로 조용히 관계를 바라보며, 깨어있는 가운데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을 걸러내야 합니다. 너무나 많은 내가 들어가 있다면 주님의 영을 받아들일 내면의 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우리 자신의 집착을 느슨하게 풀어주어 영의 인도를 받게 합니다.

 

기도가 자기 포기라는 가난에 이르지 못하면 자아도취와 우월감에 중독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기도가 선을 선택하게 했어도 선택에 따른 결단과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아직 기도에서 멀리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책임을 지는 모험을 감당해야 합니다. 기도는 자기 포기라는 가난에서 출발하여 선을 선택하고, 결단하고, 책임을 지기까지 나를 변화로 나아가게 합니다.

 

기도는 책임 있는 모험을 통해 그리스도를 닮고 따르게 합니다. 그 모험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창조가 관계 안에 형성될 것입니다. 하느님과 내가 공동으로 이루는 이 창조는 나의 자유를 내어드리는 투항과 개인의 책임 사이에서 자기 생명을 내어주시는 삼위일체 하느님을 알게 하고 새로운 앎이 나를 변화시킵니다. 기도는 변화로 나아가게 하는 창조의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9 16. 당신의 마음가짐과 자기 대화의 힘에 더 조율되기 16. 당신의 마음가짐과 자기 대화의 힘에 더 조율되기 우리의 성격, 인지들(예, 생각 방식, 지각, 이해) 그리고 자기 대화를 통해, 우리는 고통이나 기쁨을 찾는... 김상욱요셉 2023.11.17 147
1458 17. 충실함은 공부하고... 그 나머지는 하느님께서 돌보시도록 맡기기 17. 충실함을 공부하고.. 그 나머지는 하느님께서 돌보시도록 맡기기 때때로 우리는 세상의 모든 고통을 볼 때 화가 난다. 또 다른 때에는, 우리를 화나게 하는 ... 김상욱요셉 2023.11.22 197
1457 18. 매일 어떤 침묵을 음미하기 18. 매일 어떤 침묵을 음미하기 내가 했던 가장 감사했던 여행 중의 하나는 (특히 회복에 대해 말한다면) 남아프리카로 갔던 여행이다. 이 여행 중에 가장 즐거웠... 김상욱요셉 2023.11.30 111
1456 19. 은총의 길을 따르기 위해 적합한 인물로부터 배우기 19. 은총의 길을 따르기 위해 적합한 인물들로부터 배우기 우리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의 부모들은 좋은 친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곤 하였다. 친구들은 ... 김상욱요셉 2023.12.09 113
1455 20. 자기 앎의 새로운 길을 걸어보기: 영적 관심을 키우기 20. 자기 앎의 새로운 길을 걸어보기: 영적 관심을 키우기(intrigue) 자기 앎은 최상의 환경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오해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끼거... 김상욱요셉 2023.12.18 133
1454 2006 감마영성 트레이너 기본과정 안내 감마영성 트레이너 기본 과정 1995년부터 한국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감마교육(GAMMA, 총체적인 경영교육)이 감마(感摩, 감사하는 마음을 연마하는)영성운동으로 ... 전.진.상 교육관 2006.11.25 4673
1453 2006 성주간을 맞이하며... + 평화와 선 봄내음이 물씬나는 토요일 오후입니다. 내일부터.. 성 주간이 시작됩니다. 2006년 성 주간은 저에게는 지난 어떤 해보다,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개인... 정마리아 2006.04.08 5683
1452 2006 프란치스칸 가족 가을 축제 2006 프란치스칸 가족 가을 축제 추진위원회 &#983190; 100-120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 17-1 / ☏(02)6364-2200 / FAX (02)6364-2231 문서번호 가을위 06-01 시행일... 오바오로 2006.06.19 8285
1451 2006년 가을 영성학교 개강 2006년도 가을영성학교 개강 + 찬미예수님 서울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에서 2006년도 가을 영성학교를 개최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감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2006.09.22 5291
1450 2006년 전.진.상 영성심리상담소 프로그램 안내 http://www.jjscen.or.kr안녕하세요? 무더운 더위에 잘 지내고 계신지요? 더위에 짜증이 날 때,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추수를 기다리는 반가운 곡식들을 생각하고... 영성심리상담소 2006.08.21 5270
1449 2006년도 봄 영성학교 개강 + 찬미예수님 서울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에서 2006년도 봄 영성학교를 개최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때 : 5월 3일~ 6월 14...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2006.04.20 6396
1448 2006년도 제 15회 성체조배 기초교육 개강 성체조배 기초교육 개강 + 찬미예수님 서울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에서 2006년도 제 15차 성체조배 기초교육을 개최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2006.02.15 5177
1447 2006년도 프란치스칸 영성학교 성지순례 안내 2006년도 프란치스칸 영성학교 성지순례를 아래와 같이 실시할 예정이오니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간: 2006년 4월 14일부터 24일까지 *인원: 최대 30명 *대... file 대신에 2006.01.21 10469
1446 2007 감마영성트레이너 기본과정 안내 안녕하세요. 2007년 감마영성 트레이너 기본과정 안내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경영과 영성이 통합된 새로운 조직경영 모델........ file 전진상 교육관 2007.01.09 5066
1445 2007 꿈테라피 ☆꿈은 밤마다 영혼이 보내는 선물이다 . 꿈을 기억해서 기록을 하고 그 수수께끼 같은 표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 푸른평화 2007.07.11 5028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