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 살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힘센 놈들이 힘없는 놈을 잡아먹는 현실을 사람들의 관계 안에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기를 포기한다는 말은 사람에 대한 존중심을 잃어버리고 자기가 지배하는 왕국과 그 왕국에 저항하는 이들을 폭력으로 억압하거나 죽이겠다는 말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예수님의 성탄과 함께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을 지냅니다. 자기 왕권을 지키기 위해 갓 태어난 아기들을 죽이는 헤로데 왕의 폭정을 폭로합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의 몸에 들어오셨다는 육화의 신비는 인간의 몸이 얼마나 존중받아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을 만들자라고 창세기의 저자는 전해줍니다. 사람을 존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전쟁과 인간 말살의 피 흘리는 현장을 매일 목격하고 있습니다. 가진 자가 더 갖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고 빼앗고 죽입니다. 인간의 탐욕이 저지르는 현상은 동물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짓밟고 빼앗고 죽입니다. 더 많은 이들을 효과 있게 죽이기 위해 무기들을 만들고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수고로 얻은 재화를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하거나 무기를 사들이는 데 사용합니다.

 

우리가 기다리던 분이 오셨습니다. 그분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분에게는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사람 없는 하느님은 의미가 없고 하느님 없는 사람도 의미가 없습니다. 하느님과 사람은 구원의 시작이며 끝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입니다. 창조의 이야기부터 예수님의 육화와 더불어 사람을 살리시는 지상 생활에서 보여주신 예수님의 활동과 하느님 나라, 그리고 사람을 끝까지 돌보시는 결과가 수난과 죽음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죽음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부활하신 구원의 역사가 하느님과 인간과 피조물 사이에서 관계의 혁명을 불러왔습니다. 사랑하면 죽는지도 모르게 죽는다는 사실이 예수님의 죽음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어둡고 비뚤어진 세상에 관계를 비추는 빛이 되셨습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과 하느님을 닮아가는 인간 사이에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행복이 있습니다. 우리가 믿는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내어주는 사랑에 초대하셨습니다. 자신을 내어주시는 아버지로부터 배우는 사랑은 내어주는 응답으로 관계를 비춥니다. 하느님과 닮은 존재인 사람에 대한 깊은 존중으로부터 말씀이 사람이 되신 육화의 신비가 시작됩니다. 너는 더 이상 지배의 대상이 아니며 경쟁의 대상도 아니고 돌보고 협력해야 할 대상입니다. 공존을 위해 하느님의 선을 공유하는 관계는 창조적입니다. 허물어진 관계, 단절된 관계, 멀어지거나 부담을 주는 관계를 회복하도록 돕기 때문입니다. 선은 아버지로부터 다른 사람을 통하여 나에게 전달된 자비입니다. 그러므로 선을 어둡게 하거나 가로막는 죄는 자신만을 위한 지배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다가 결국 파멸의 길로 끝납니다. 자신도 죽고 다른 사람도 헤치면서 생을 마감합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즐기는 사람은 사람을 지배의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선을 공유하는 공존을 택하기 때문입니다. “너 죽고 나 살자, 너 죽고 나 죽자, 너도 살고 나도 살자.”에서 상생의 길을 선택합니다. 무죄한 어린 아기들의 죽음은 헤로데만이 저지른 폭력이 아닙니다.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저지른 무수한 태아 살해를 비롯하여 자살폭탄테러와 지배자들의 노동착취와 성적 노예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 상호 간의 관계가 무너지면 결국 우리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유혹에 직면합니다. 말로 해서 안 되면 즉시 자신이 가진 힘을 총동원하여 불이익을 주거나 빼앗거나 폭력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선물은 나만을 위한 선물이 아닙니다. 공존을 위해 살리는 데 사용하라고 주신 것입니다. 그것이 은총인 것은 대가 없이 무상으로 주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가로 받은 것은 거래이지 선물이 아닙니다. 기도를 많이 바쳤거나 희생을 많이 바쳐서 얻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대가로 얻었다고 말하고 인과응보의 논리로 해석합니다. 하느님을 거래의 대상으로 만드는 일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구원은 바쳐서 얻는 구원이 아니라 받아서 얻는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바쳐서 얻는 구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을 꼭대기에 올려놓기 때문에 관계를 부담스럽게 만듭니다. 우월감에 중독된 광신자들이 날로 늘어가는 교회의 모습은 선을 어둡게 하는 환상에 빠져있습니다.

 

육화는 구원입니다. 말씀을 잉태한 모태는 관계 안에 출산하는 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서 있는 땅에서 말씀을 잉태한 몸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육화가 선의 출산이라는 사실을 경험으로 압니다. 인간의 몸은 그래서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성장합니다. 몸은 물리쳐야 할 원수가 아닙니다. 몸이 없으면 잉태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몸을 통해서 일하십니다. 영혼만 있는 존재는 이미 사람이 아니며 몸만 있는 존재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관계는 창조가 이루어지는 현장이며 자신을 내어줌으로써 상대방을 이롭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치유하는 사람, 용서하는 사람과 품어주는 사람,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 법에 따라 사는 사람은 이미 선이라는 아기를 출산한 사람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창조의 신비를 통해 하느님을 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문화에 길들어 자신도 모르게 관계를 힘들게 하고 부담스럽게 하는 사람은 이미 받을 벌을 받은 사람입니다. 선은 그 자체로 보상이며 악은 그 자체로 처벌이기 때문입니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한 육화의 신비는 감탄하는 신비입니다. 무죄한 어린 아기들의 죽음을 묵상하는 오늘, 주님의 성탄과 아기들의 죽음이 말해주는 것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기들의 죽음의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으셨던 예수님은 홀로 죽음을 택하시고 인간 구원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수많은 생명을 되찾아 주셨습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죽음이 인간 구원에 도움이 되었다면 그 죽음의 현장에서 살아남으셨던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아기들의 죽음이 인류 구원에 협력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죽으면서 살리는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7 16. 당신의 마음가짐과 자기 대화의 힘에 더 조율되기 16. 당신의 마음가짐과 자기 대화의 힘에 더 조율되기 우리의 성격, 인지들(예, 생각 방식, 지각, 이해) 그리고 자기 대화를 통해, 우리는 고통이나 기쁨을 찾는... 김상욱요셉 2023.11.17 147
1456 17. 충실함은 공부하고... 그 나머지는 하느님께서 돌보시도록 맡기기 17. 충실함을 공부하고.. 그 나머지는 하느님께서 돌보시도록 맡기기 때때로 우리는 세상의 모든 고통을 볼 때 화가 난다. 또 다른 때에는, 우리를 화나게 하는 ... 김상욱요셉 2023.11.22 197
1455 18. 매일 어떤 침묵을 음미하기 18. 매일 어떤 침묵을 음미하기 내가 했던 가장 감사했던 여행 중의 하나는 (특히 회복에 대해 말한다면) 남아프리카로 갔던 여행이다. 이 여행 중에 가장 즐거웠... 김상욱요셉 2023.11.30 111
1454 19. 은총의 길을 따르기 위해 적합한 인물로부터 배우기 19. 은총의 길을 따르기 위해 적합한 인물들로부터 배우기 우리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의 부모들은 좋은 친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곤 하였다. 친구들은 ... 김상욱요셉 2023.12.09 113
1453 20. 자기 앎의 새로운 길을 걸어보기: 영적 관심을 키우기 20. 자기 앎의 새로운 길을 걸어보기: 영적 관심을 키우기(intrigue) 자기 앎은 최상의 환경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오해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끼거... 김상욱요셉 2023.12.18 133
1452 2006 감마영성 트레이너 기본과정 안내 감마영성 트레이너 기본 과정 1995년부터 한국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감마교육(GAMMA, 총체적인 경영교육)이 감마(感摩, 감사하는 마음을 연마하는)영성운동으로 ... 전.진.상 교육관 2006.11.25 4673
1451 2006 성주간을 맞이하며... + 평화와 선 봄내음이 물씬나는 토요일 오후입니다. 내일부터.. 성 주간이 시작됩니다. 2006년 성 주간은 저에게는 지난 어떤 해보다,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개인... 정마리아 2006.04.08 5683
1450 2006 프란치스칸 가족 가을 축제 2006 프란치스칸 가족 가을 축제 추진위원회 &#983190; 100-120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 17-1 / ☏(02)6364-2200 / FAX (02)6364-2231 문서번호 가을위 06-01 시행일... 오바오로 2006.06.19 8284
1449 2006년 가을 영성학교 개강 2006년도 가을영성학교 개강 + 찬미예수님 서울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에서 2006년도 가을 영성학교를 개최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감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2006.09.22 5291
1448 2006년 전.진.상 영성심리상담소 프로그램 안내 http://www.jjscen.or.kr안녕하세요? 무더운 더위에 잘 지내고 계신지요? 더위에 짜증이 날 때,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추수를 기다리는 반가운 곡식들을 생각하고... 영성심리상담소 2006.08.21 5270
1447 2006년도 봄 영성학교 개강 + 찬미예수님 서울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에서 2006년도 봄 영성학교를 개최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때 : 5월 3일~ 6월 14...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2006.04.20 6396
1446 2006년도 제 15회 성체조배 기초교육 개강 성체조배 기초교육 개강 + 찬미예수님 서울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에서 2006년도 제 15차 성체조배 기초교육을 개최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2006.02.15 5177
1445 2006년도 프란치스칸 영성학교 성지순례 안내 2006년도 프란치스칸 영성학교 성지순례를 아래와 같이 실시할 예정이오니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간: 2006년 4월 14일부터 24일까지 *인원: 최대 30명 *대... file 대신에 2006.01.21 10469
1444 2007 감마영성트레이너 기본과정 안내 안녕하세요. 2007년 감마영성 트레이너 기본과정 안내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경영과 영성이 통합된 새로운 조직경영 모델........ file 전진상 교육관 2007.01.09 5066
1443 2007 꿈테라피 ☆꿈은 밤마다 영혼이 보내는 선물이다 . 꿈을 기억해서 기록을 하고 그 수수께끼 같은 표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해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 푸른평화 2007.07.11 5028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