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난의 사랑이 무엇인가요?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선택했을 때 견딤과 피 흘림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다만 사랑으로 하는 일에는 멍에가 가볍고 짐이 좀 편하고 수월하더라도 내면에서 겪는 고통은 견뎌내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내어줌이 거부되기도 하고 분노를 일으키기도 하며, 도무지 협력할 기미도 없고 내어준 마음이 메아리처럼 다시 나에게 돌아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견뎌내는 사랑을 예수님으로부터 배우지 않고서는 견뎌낼 수 없습니다. 나에게는 그러한 에너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견디는 사랑은 오로지 주님의 영과 함께하는 일입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과 더불어 머물러계셨고 그들에게 말을 건네고 음식을 나누셨습니다. 그분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의 실수를 눈감아주셨습니다. 그분은 견디고, 용서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이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허락하셨습니다. 무상으로 내어주는 사랑과 보편적 사랑이 있는 곳에는 그러한 현실과 더불어 고통당하는 내면의 현장이 있습니다. 이것이 수난의 가장 깊은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따라오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겪어낸다는 의미에서 사용하는 견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프란치스코는 예수님의 그러한 사랑에 감탄하였습니다. 그리고 형제들을 위해 자신도 마음에 들지 않는 형제들을 견디면서 살았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부서진 모습을 견뎌내셔서 우리도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해 그와 같은 삶을 살도록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재가 되셨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보면 서로를 죽이고, 서로에게 모욕을 주고, 권력과 특권을 남용하여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다른 존재들과 우리 자신 안에 있는 하느님과 닮은 모상성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완벽한 무능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닮은 인간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의 무너진 관계들 안에 있는 현실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나를 견뎌내 주심으로 나는 부서진 마음들을 견뎌낼 희망을 얻게 되었습니다. 견뎌내는 사랑이 있는 곳에 주님의 현존이 있습니다. 견딤의 끝에는 수난과 죽음이 있고 그다음에는 부활의 기쁨이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희망입니다.

 

인류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따 먹은 이후 저지른 무수한 악의 실재 안에서 나도 아낌없이 그 열매를 따 먹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내 마음은 분류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심판하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이며 누구에게 존경을 보일지 생각해볼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생각하지 않아도 이미 너무나 정확한 인과응보의 잣대와 저울이 마음 안에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상성과 보편성으로 인류를 돌보시는 하느님을 예수 그리스도와 성프란치스코를 통해 알게 되면서부터 하느님께서는 나에게서 누가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쁜 사람인지를 고르는 힘을 조금씩 앗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내 안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에는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다만 주님의 영과 그 영의 활동을 지니지 못한 사람만이 선과 악의 열매를 계속해서 따 먹고 있는 것입니다.

 

피 흘리고 견뎌내는 마음을 지닌 채 선의 흐름으로 들어가는 모든 이들은 낙원 한가운데로부터 제공되는 생명의 에너지를 받아 나로부터 해방된 자유와 주체할 수 없는 기쁨으로 다시 견뎌내는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일상의 관계로 이사 오신 그분을 거기서 만나기 때문입니다. 말로 해서도 안 되고 폭력을 쓸 수도 없는 관계 안에서는 견딜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견디는 힘은 견뎌내신 분으로부터 받아야 견딜 수 있습니다. 어떻게?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와서 배워라.” (마태11,2)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신 아버지로부터 받은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자신의 생명을 돌려드린 예수님의 삶에는 견뎌내는 사랑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수난의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95 5. 초대받았을 때, 경이로움에 이르는 문으로 들어가라. 5. 초대받았을 때, 경이로움에 이르는 문으로 들어가라. 하느님은 우리가 경이로움을 경험하도록 계속 초대하고 계시고, 단순함은 이 경이로움에 이르게 하는 문... 김상욱요셉 2023.08.10 311
1394 4. 내적 단순성의 힘 깨닫기 4. 내적 단순성의 힘을 깨닫기 우리는 생애 전반에서 그리고 하루 생활에서도 수많은 활동들을 하고 다방면으로 이끌림을 경험하는데, 그 가운데서 우리 대부분은... 김상욱요셉 2023.08.05 285
1393 우리를 끌어당기는 힘 우리를 끌어 당기는 힘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자신을 내어주시는 사랑에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행복해하는 이와 더불어 기뻐하십니다. 인간이 드리는 최상의 흠... 이마르첼리노M 2023.08.04 237
1392 3. 밖을 또한 바라보기 3. 밖을 또한 바라보기 우리는 내적 양성의 중요한 목표를 때때로 간과하는데, 그것은 다른 이에게 더 풍요롭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열리는 것이다. 우리가 이것을... 김상욱요셉 2023.08.01 227
» 수난의 사랑이 무엇인가요? 수난의 사랑이 무엇인가요?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선택했을 때 견딤과 피 흘림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다만 사랑으로 하는 일에는 멍에가 가볍고 짐이 좀... 이마르첼리노M 2023.07.25 296
1390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 오신 하느님 우리들의 관계로 이사 오신 하느님   삼위일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신비는 기존의 인식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재인식을 허용하는 신비입니다. 우리가 처... 이마르첼리노M 2023.07.23 314
1389 잃어버린 사막 교부의 덕을 다시 회복하기 2장: 잃어버린 사막 교부의 덕을 다시 회복하기 내 딸과 사위 그리고 두 손녀들과 함께 저녁 식탁에 앉았다. 식사가 끝나자 내 딸이 손녀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 김상욱요셉 2023.07.23 251
1388 네가 서 있는 곳이 가룩한 땅이다. 네가 서 있는 곳이 거룩한 땅이다.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탈출기 3,5) 우리가 사는 곳이 거룩한 곳이며 우리가 만나... 이마르첼리노M 2023.07.20 195
1387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내어줌을 배우는 영성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내어줌을 배우는 영성   꽃은 꽃으로써 만족하고 향기를 내어줍니다. 나무는 나무로써 만족하고 잎과 열매와 몸 전체를 아낌없이 내어... 이마르첼리노M 2023.07.17 206
1386 일상의 축복에 반응하는 기도 저는 로버트 제이 윅스의 책, No Problem(문제가 아님을 향해) 을 대충 번역하며, 우리의 영적 여정에 대한 접근을 하고자 합니다. 책의 내용과 함께, 저의 이어... 김상욱요셉 2023.07.10 279
1385 황홀경의 신비 (잃어버린 낙원의 기쁨) 황홀경의 신비 (잃어버린 낙원의 기쁨)     빵과 포도주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은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구체적 현존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관계성 안에 ... 이마르첼리노M 2023.07.07 271
1384 자연 그대로의 흐름을 타지 않으면   자연 그대로의 흐름을 타지 않으면   주님의 영과 그 영의 활동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지극히 단순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 이마르첼리노M 2023.07.04 259
1383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무들같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무들같이   어느 날 한 자락의 바람이 불어와 나무들의 볼을 비빌 때 나는 내 존재의 깊은 심연에서 다른 사람이 나를 보듯이 바깥에 서서 ... 이마르첼리노M 2023.07.01 201
1382 우리와 비슷한 사람을 만들자 우리와 비슷한 사람을 만들자   기대감을 포기하면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기대감은 자신이 했던 어떤 행위에 대한 보상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크든 작든 ... 이마르첼리노M 2023.06.25 219
1381 인식의 재 인식 인식의 재인식   산다미아노 성당의 십자가 앞에서 드린 성프란치스코의 기도는 우리 믿음의 기초를 든든하게 하도록 도와줍니다. 그는 “올바른 신앙, 확고한 희... 이마르첼리노M 2023.06.20 188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