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회개 (속죄양을 만들기를 멈추는 것)

 

떠넘기려는 마음이 만든 속죄양

인간의 역사는 속죄양을 만드는 역사였다.

자신의 죄를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해서

부당하게 만들려고 하는 욕구는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것이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은 폭력을 낳고 그 폭력의 역사가 인간의 역사가 되었다.

눈은 눈으로, 앙갚음의 반복, 그것도 갑절로 갚으려고 싸우는 역사였다.

거기에 더하여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은 이 땅에 평화를 전쟁의 역사로 만들었다.

 

악을 악으로, 힘을 힘으로, 폭력을 폭력으로 갚으려는 정의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인류에게 재앙이 된 것은 하느님이 하신 일이 아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 되신 예수께서는 이러한 폭력 앞에

연약하고 무력하게 십자가에서 당신의 생명을 내놓으셨다.

힘이 없어 마지못해 내놓은 생명이 아니다.

폭력을 종식 시키는 현장에는 희생양이 되어 자신을 내어놓는 생명이 있다.

폭력을 비폭력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난을 전가할 필요성은 우리에게 정직하지 못하도록 한다.

우리의 관계들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진실이 왜곡되거나

거짓말과 합리화, 탓을 상대방에게 돌리고 있는지 놀랍도록 경험한다.

자기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자기중심적 망상이야말로

흔히 타인들을 십자가에 못 박는다.

속죄양을 만드는 사람은 타인을 십자가에 못 박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자신만 모른다.

자신의 명분을 내세우거나 자신은 언제나 진실하고,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루가23,34)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한다. 이런 면에서는 천부적이고 천재적이다.

이런 면에서 모두가 죄인이라고 말하는 바오로 사도의 말에 공감하고 동의한다.

 

예수께서는 너희를 죽이는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고도 오히려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회개를 한다는 것은 이러한 속죄양을 만드는 일을 멈추는 일이다.

정직하게 실수를 인정하고 깨끗한 양심으로 진실을 말해야 한다.

기도와 자선과 단식을 하기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피 흘리는 관계를 지속하면서 자신만 의롭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는 이들이 신앙이라고 하는 틀 속에 은폐하는 것이

속죄양을 만들면서도 아닌 척하는 것이다.

그것이 죄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예수께서는 우리의 거짓을 드러냄으로써 모두가 볼 수 있게 하셨다.

그분은 십자가에 달리셔서 그 모든 비극 속에 들어있는 거짓을 볼 수 있게 하셨다.

이것이 예수께서 십자가에 드러내신 감춰진 인간의 죄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서 인간의 이 죄를 패배시켰다.

우리는 속죄양을 만들며 사람을 죽이는 일에 동참하면서도

세상을 파괴하는 이러한 죄들은 덮어두고 개인의 육체적 죄에 매달린다.

 

그분이 오시면 죄와 정의의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꾸짖어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요한 16,8)

우리가 하는 기도가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서 하라고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우리 자신에 관한 우리의 생각,

선과 악이 정말로 어디에 있는지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오셨다.

우리의 회개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사람을 죽이는 피 흘리는 관계 속에서 희생양을 찾는 나의 죄를 바라보게 하시고

당신의 수난이 결국 나의 죄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인식에 도달하도록

내 마음을 비춰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 1,15)


회개하는 것이 복음이다.

복음이 발생하는 곳에 하느님 나라가 있다.

그 나라에 머무는 사람은

생명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고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선하심이 드러나도록 하는 데 사용한다.

 

거기에서는

누군가를 탓할 필요도 없고

원망할 필요도 없고

비교할 필요도 없고

스스로 높일 필요도 없으며

증명할 필요도 없고

경쟁할 필요도 없고

포장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여기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지 않은가?

 



 


2021, 2,21

사순절 제1주일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0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노래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노래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잘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옳다고 주장하지 않아도 주변을 의식하지 ... 이마르첼리노M 2020.09.18 451
379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듣는 진짜 뉴스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듣는 진짜 뉴스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믿지 못할 세상에서 나는 신뢰로 구원하는 삶에 초대되었다. 하느님을 신뢰하면 ... 이마르첼리노M 2020.09.20 462
378 생명의 에너지가 흐르는 유역에는 네가 산다. 생명의 에너지가 흐르는 유역에는 네가 산다.   사랑은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먼저 다가가는 사랑은 매력이 있다. 그것이 사랑의 흐름을 시작... 이마르첼리노M 2020.09.21 450
377 가을 편지 가을 편지   황혼에 물든 저녁 바닷가 눈동자엔 황금빛 파도가 물결치고 지는 해를 담아다 편지를 쓴다.   땅에 피는 하늘의 꽃 너와 나의 가슴에 ... 이마르첼리노M 2020.09.22 560
376 언제인지는 잘모르겠지만 기도할려고 책상서랍에 넣어둔 큰 초를 얼마전에 다 태웠다. 처음에 초를 켤때에는 이걸 언제 다 태우나 싶었지만 다 태우고 난 뒤에는 ... 일어나는불꽃 2020.09.27 538
375 추석 달처럼 추석 달처럼   코스모스는 나를 부르고 밤송이들은 몸을 풀었다.   저녁 햇살을 온몸에 받은 벼들이 벌이는 금빛 축제 대추나무엔 사랑이 익고 사과... 이마르첼리노M 2020.10.01 501
374 하늘을 품는 땅에 평화가 있다. 하늘을 품는 땅에 평화가 있다.   삶을 이리저리 끌고 가려는 나의 의지 때문에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시는 선물을 잃어버린다. 은총은 내가 한 일이 전혀 ... 이마르첼리노M 2020.10.07 448
373 거울을 보고 있느냐? 거울을 보고 있느냐?   관계적 사랑을 배우는 믿음의 학교에서 오늘도 공부를 시작하였다.   성공하기 위해서 사는가? 사랑하기 위해서 사는가? 이기... 이마르첼리노M 2020.10.09 388
372 치유를 가져다주는 믿음 치유를 가져다주는 믿음   복음에 나오는 치유 이야기를 살펴보면 예수께서는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으로 특징 지어지기를 한사코 거부하시고 누군가를 치... 이마르첼리노M 2020.10.12 477
371 휴가 휴가   수월봉 아래 저녁 바닷가 모처럼 만난 동생 수녀와 해변을 걸었다. 붉게 물든 하늘을 품에 안고 바람에 몸을 맡긴 바다가 수녀의 눈동자에 물결치... 이마르첼리노M 2020.10.13 531
370 지금 보는 것을 보는 눈이 있다면 지금 보는 것을 보는 눈이 있다면   국화꽃 한 송이 나이 든 억새들의 머리카락 땅에 펼친 도화지에 하늘나라를 그리시는 분께서 오늘도 붓을 잡으셨다. ... 이마르첼리노M 2020.10.14 369
369 나는 안다 나는 안다.   구름 덮인 하늘 아래 꽃들은 안다. 해가 어디에 있는지   안개 낀 하늘 아래 새들은 안다. 아침이 되었는지   슬픔과 고통이 어둡... 이마르첼리노M 2020.10.15 391
368 아침 창가에 앉아 아침 창가에 앉아   이른 아침 동녘하늘 구름 속에서 일어나는 태양 이슬 맺힌 가지 끝에서 눈을 비비고 일어나 땅을 향해 영사기를 돌린다.   수탉... 이마르첼리노M 2020.10.16 467
367 깨어남과 깨어 있음 깨어남과 깨어 있음   언제든지 선을 행하려고 깨어있는 사람은 현재의 자유로 희망의 봉오리를 연다. 측은하고 가엾이 여기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지니고 ... 이마르첼리노M 2020.10.30 413
366 땅에 핀 하늘의 꽃 땅에 핀 하늘의 꽃   땅에 핀 하늘의 꽃 하늘에 핀 땅의 꽃   낙원의 정원의 울타리를 허물고 삶의 영원한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   부활의 정원... 이마르첼리노M 2020.11.01 379
Board Pagination ‹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