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2.10.21 04:52

낫기를 원하느냐?

조회 수 532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낫기를 원하느냐?

 

예수께서는 38년 동안이나 앉은뱅이로 살아온 병자에게 다가가 낫기를 원하느냐?”(요한 5,1-6) 하고 물으십니다.

 

우리는 저마다 힘이 있고 중요한 존재가 되길 원하는 마음을 지니고 살기 때문에 자신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약함을 받아들이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자율성 안에서 자기 충족과 간섭받지 않으려는 내면의 힘을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독립된 존재로 자율성을 가지고 살아왔기에 자신을 내어주기 위하여 노력하기보다 관계의 상호성 안에서 자신만을 챙겨보겠다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가치체계로 만든 벽을 견고하게 하는 데에 더욱 집중해 왔습니다.

 

역설과 신비로 가득 찬 하느님 나라의 실재가 독립된 힘으로 관계를 지배하려는 이들에 의해서 단절의 역사를 만들어 왔기에 그리스도 예수를 따르기보다 예배에 중심을 두는 종교심만을 강조해 왔습니다. 인과응보와 상선벌악이라는 틀로 하느님을 가두고 하느님 나라의 현재보다 사후 처벌과 보상을 염두에 두었기에 죄책감만을 부추겨 왔습니다. 자비로 드러나는 하느님의 상호성보다는 죄책감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들이 자신의 힘으로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여 구원받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합니다. 그리하여 많이 바치면 많이 받고 적게 바치면 적게 받고 안 바치면 아무것도 주지 않으시는 분으로 만들어 지옥의 형벌을 피하기 위해서는 많이 바쳐야만 한다는 강박과 불안에 시달리면서 숙제를 하듯이 기도와 희생을 셈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힘은 자율성을 바라고 통제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내면의 연약한 곳을 건드려보면 그것을 감추고 방어막을 치고 탓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고 투사하려 합니다. 힘은 지배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관계 안에서 자비가 흘러가게 하는 상호성과 내어주는 몸으로 표현되는 하느님의 전능을 힘으로 지배하는 하느님으로 설교하는 사목자들과 신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38년 동안이나 앉은뱅이로 살아온 사람처럼 변화를 허용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날그날 편한 쪽에 무게를 두고 살아갑니다. 변화는 나약함과 연약함이 드러나는 관계 속에 있으며 하느님의 힘이 너를 통하여 나에게 다가옵니다. 너를 통하여 전달되는 하느님의 힘을 받아들이는 약함이 나를 치유합니다.

 

우리의 내면에는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기를 바라는 자만심이 숨어 있습니다. 필요성을 드러내는 것이 약함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내면의 전부를 보이지 않으려고 숨기고 포장하고 강한 척합니다. 도움받는 것을 수치로 생각하기에 이를 거부합니다. 자신의 경계를 정하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합니다. 결과는 관계의 단절입니다. 단절이 불러오는 결과는 참혹합니다. 외롭고 슬프고 우울합니다. 그렇게 되면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쉽고 편한 쪽을 선택하기에 중독성이 있는 대체를 찾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있는 도구적 존재요 얼굴을 맞대고 선을 공유하는 관계적 존재입니다. 나는 오직 아버지와의 관계 안에서 아들일 뿐이고 아버지는 나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 주시고 내 존재성을 부여해 주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공유하는 선은 언제나 나의 필요를 채우는 너에 의해서 치유가 발생합니다.

 

주님의 영께서는 오늘도 를 통하여 나에게 다가오셔서 묻습니다.

낫기를 원하느냐?” (요한 5,1-6)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주님 보게 해 주십시오. (루가 18,41)

 

하느님께서는 경계를 두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에는 아무도 제외되지 않습니다. 무상성과 보편성에 눈이 먼 사람들과 앉은뱅이로 38년 동안 살아온 이들은 바로 우리입니다. 인간의 자만심이 불구로 만든 결과입니다. 치유는 경계를 무너뜨리는 관계 안에서 하느님의 선을 공유하려는 갈망에서 시작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가온 2022.10.21 05:42:55
    하늘을 보라는 손가락만 봤습니다.하늘을 바라보는 혜안을 갖도록 해야겠습니다.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7 오후 해가 하늘높이 떠올랐을때 온세상에 빛이 가득찼을때 당장에 눈에 보이는것들이  밝아 보이고 좋아보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밤하늘의  아름다운 달과 별들은 볼수... 일어나는불꽃 2019.12.20 351
496 두 세계 사이에서 두 세계 사이에서   내가 중요해지고 의미가 있고 자신의 힘으로 다른 이들이 좋게 생각하는 존재가 되려고 한다면, 다른 이들의 인정과 평가를 통해 자신... 이마르첼리노M 2019.12.20 348
495 깨죽에 떨어진 눈물 깨죽에 떨어진 눈물   구름모자 카페에서 깨죽 한 그릇씩 앞에 놓고 깨죽이 불러온 사연들 서로 다른 모성의 회상 회상의 거울 앞에선 비정의 어머니와 ... 이마르첼리노M 2019.12.23 390
494 말씀이 사람이 되신 날 말씀이 사람이 되신 날   인간과의 소통을 위한 하느님의 낮추심으로 사람의 품위를 당신처럼 높이신 날   말구유 안에서 하느님의 가난하심과 하느... 1 이마르첼리노M 2019.12.24 665
493 사랑 - 처음이자 마지막 언어 사랑 - 처음이자 마지막 언어   하느님에게서 배우는 학교 전부를 내어놓는 가난 한없이 낮추시는 겸손 환대와 소통 자비로운 용서 죽음으로 살리는 법... 이마르첼리노M 2019.12.27 313
492 어둠을 짊어지고 가는 빛의 길 어둠을 짊어지고 가는 빛의 길   “만일 우리가 하느님과의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실천하... 이마르첼리노M 2019.12.28 348
491 연약함과 무력감을 힘으로 만들기 연약함과 무력감을 힘으로 만들기   어둠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어둠을 받아들이기보다 이를 감추려고 다른 사람을 탓한다. 그러므로 어둠과 사랑에 빠지... 이마르첼리노M 2019.12.31 294
490 새날의 빛으로 새날의 빛으로   지우개로 지우고 새하얀 도화지를 받았다.   점 하나 찍고 첫발로 발자국을 내었다.   만물과 더불어 유려한 가락으로 창조... 이마르첼리노M 2020.01.01 544
489 탓   탓의 어리석음은 자신 안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투사시킴으로 관계를 최악으로 만든다.   남을 탓하는 사람은 자신 안에서 ... 이마르첼리노M 2020.01.04 374
488 사랑의 힘 사랑의 힘   관계의 단절을 가져온 어둠 그 감옥에 있을 때 사랑을 거부하고 사랑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경험한다.   나는 너를 나에게 오지 못하게 ... 이마르첼리노M 2020.01.05 377
487 단절과 연결의 신비 단절과 연결의 신비   우리의 삶은 여러 관계 속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구축해 놓은 원칙들을 지키려고 애쓰다가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내면에서 문제를 찾... 이마르첼리노M 2020.01.08 337
486 서로 다른 믿음 서로 다른 믿음   1.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다는” (로마5,5)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누군가를 사랑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통제의 대상으로 ... 이마르첼리노M 2020.01.12 294
485 보험 보험   불확실한 현실이 주는 두려움에 직면하면 보험을 든다. 확실해 보이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험이 하느님 나라의 대체 수단이 되... 이마르첼리노M 2020.01.13 404
484 받아서 얻는 구원 받아서 얻는 구원   받아서 얻는 구원은 나의 업적과 공로가 아니라 주님의 선하심과 자비에서 옵니다.   받아서 얻는 구원은 내가 모르고 살아온 하... 이마르첼리노M 2020.01.14 301
483 정체성 정체성   현대의 문명사회는 가공할 만큼 발전을 해왔고 몸서리 칠만큼 변화를 경험하고 있지만 우리의 정체성은 변덕 위에서 춤추고 있다. 이 깨어지기 ... 이마르첼리노M 2020.01.15 310
Board Pagination ‹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