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9.10.01 03:07

더 늙기 전에

조회 수 3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더 늙기 전에

 

은퇴한 사람들은 쉬면서 즐기는 것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되면 즉시 그렇게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을 살았기에 마지막으로 온몸을 펼치고 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삶은 개인적이고 이기적이며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다가

인생을 끝마치게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인생의 후반부를 자신만을 위하여 산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주변 사람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고,

젊은이들에게 지혜를 전해 주거나,

하느님 안에서 깊은 진리를 추구하는 것들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지막 인생을 거룩하게 하는 영적 갈망이 없다면

무력감과 외로움, 공허감 속에서 우울하게 보낼 수밖에 없다.

 

희망이 사라진 눈빛, 절망감에 젖은 얼굴, 기력 없는 몸으로

지하철을 타고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떠도는 무수한 노인들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자신이 경험을 의미 있는 전체로 묶어 낼 수 있는 나이에

쓰고 버려진 물건처럼 주변을 맴도는 실상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나이에

경남 산청에서 한센인들과 십여 년을 살았다.

그들은 세상에서 버려진 사람 취급을 받고 살아왔다.

스스로 선택한 삶이 아니라 강제로 떠나야 했고

가족과 이웃과 관계의 단절을 겪고 살아야 했다.

그들은 인생의 모든 단계를 거친 사람들이었다.

그 가운데에는 성장하고, 내려놓고, 넘겨주고, 고통과 눈물과 한숨을 통해

진짜 자기를 살아내는 방법을 깨우친 분들이 있었다.

그들은 할 말이 있는 분들이었다.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나병에 걸린 것이 축복이라고 하는 분도 있었다.

단순하고 소박한 내면에 흐르는 인간성은 찾아오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눈물을 흘리게 했다.

그들은 미워하고, 비난하고, 죽이는

부정적인 것들을 전해 주는 짓을 그만둔 사람들이었다.

난 그들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신성을 강조하다 보니

예수님의 인간성을 통해 보여주신 것들을 회피해 왔다.

우리가 어떻게 천국에 갈 수 있는지를 가르치신 분으로 이해하기 전에

먼저 우리에게 어떻게 인간이 될 수 있으며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신 분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분의 인간성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은 사람이

그분의 신성을 배우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배울 것이 없다.

우리는 인간성에서 출발해야만,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작을 올바르게 하기보다는

끝을 올바르게 만드는 일에 사로잡혀 있다.

이제와 우리 죽을 때, 아멘이라고 한다.

변화시키는 신앙은 항상 미래보다 지금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

지금 내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어떤 관계를 맺는가? 하는 문제는

주변 사람들, 일터, 가족, 동물과 식물, 자연 안에 모든 피조물 안에서

현재의 순간에 하느님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 하는 문제다.

이는 내가 그들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있다는 증거가 있는가? 를 성찰하게 한다.

 

지금은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을 때이다.

지금은 변화의 시간이며 하느님과 나와 만나는 시간이다.

지금 그렇다면 미래도 그러할 것이다.

 

더 늙기 전에 진짜 자기를 살아내는 방법을 찾자

더 늙기 전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5 변화와 성장 변화와 성장   성장은 죽음으로 태어나는 생명이다. 하느님 나라는 선의 확산이며 변화는 진화의 내용이자 결과다. 변화하지 않는 삶은 정체된 삶이며 정... 이마르첼리노M. 2020.12.17 397
284 나는 누구인가? (1) 나는 누구인가? (1)   전에는 내가 누구인지를 몰랐습니다. 지금도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조금씩 알게 되면... 이마르첼리노M 2021.09.22 396
283 ‘No’는 사랑의 언어다. ‘No’는 사랑의 언어다.   진실한 내면의 사랑에는 거절의 신성함이 있다. 관계성 안에서의 선은 긍정적인 ‘예’로 시작하지만 ‘아니요’라고 해야만 선을 지... 이마르첼리노M 2020.01.31 396
282 반사된 선 (추석 달처럼) 반사된 선  - 추석 달처럼   사랑으로 서로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적 생명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것이 선이며 하느님의 거룩함이다. 선과 거룩... 1 이마르첼리노M 2022.09.11 395
» 더 늙기 전에 더 늙기 전에   은퇴한 사람들은 쉬면서 즐기는 것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되면 즉시 그렇게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을 살았... 이마르첼리노M 2019.10.01 395
280 사랑의 사도 마리아 막달레나 사랑의 사도 마리아 막달레나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과 누군가가 나를 좋아한다고 느끼는 것,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과 내가 누... 이마르첼리노M 2021.07.22 394
279 종돌이 악양 수도원에서 나의 소임은경리 외에 기도할 때 종치는 것이다.악양 수도원에서 2년가까이 종을치면서 종에 대한 배움이 있었음을.사람이 종을 치고 종에서 소... 일어나는불꽃 2022.10.30 393
278 관계 속에 출산하는 익명의 세 번째 아이 관계 속에 출산하는 익명의 세 번째 아이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한 사람들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열정을 가지고 따르... 이마르첼리노M 2023.01.13 392
277 나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다. 나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다.   나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다. 전체 안에 부분으로써의 가지다.   나는 몇 년 전에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한 ... 이마르첼리노M 2021.09.01 392
276 가슴 태우며 죄인들을 품는 아버지의 품 가슴 태우며 죄인들을 품는 아버지의 품   더 높은 차원에서 보려면 안경을 바꿔야 한다. 하느님 자비의 시선으로 보는 눈을 지혜라고 해도 될까? 내... 이마르첼리노M 2020.02.15 391
275 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하느님이 아버지라는 깨달음 뒤에 아버지로부터 받는 사랑에 눈이 열리면 가장 싫어하며 두려워하는 자신을 만난다.   ... 이마르첼리노M 2019.09.26 391
274 관계의 혁명을 불러오는 자유   관계의 혁명을 불러오는 자유   “여러분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는 법에 따라 심판받을 사람들이니 그런 사람답게 말하기도 하고 행하기도 하십시오. 무자비한 ... 1 이마르첼리노M 2022.03.07 390
273 깨죽에 떨어진 눈물 깨죽에 떨어진 눈물   구름모자 카페에서 깨죽 한 그릇씩 앞에 놓고 깨죽이 불러온 사연들 서로 다른 모성의 회상 회상의 거울 앞에선 비정의 어머니와 ... 이마르첼리노M 2019.12.23 390
272 아름다운 모순과 역설의 하느님 아름다운 모순과 역설의 하느님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를 매일 접하고 있다. 인류 앞에 놓인 대재앙의 현실 앞에서... 이마르첼리노M 2020.11.18 389
271 나는 안다 나는 안다.   구름 덮인 하늘 아래 꽃들은 안다. 해가 어디에 있는지   안개 낀 하늘 아래 새들은 안다. 아침이 되었는지   슬픔과 고통이 어둡... 이마르첼리노M 2020.10.15 388
Board Pagination ‹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