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494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이 글은 현재 진주 하대동 공동체에서 소임하고 있는
이기남 마르첼리노 형제가 은경축날에 지난 날을
회상하며 지은 글이라고 합니다.


내가 하늘로 갈 수 없어
하늘이 내게로 왔습니다.

온갖 아름다움과 선하신 분의
창조의 손길이 나에게 머무신 후
정상을 향해 내딛는 조심스런 발걸음에 땀에 절은 등산 길
그 준엄한 운명과 마주서기까지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오늘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해일처럼 부푸는 가슴 안의 불무더기,
사나운 격정도 능히 보듬어 안고
보석처럼 빛나는 건강한 사랑으로 채워주신 님의 사랑 앞에
실핏줄까지 범람하는 벅찬 환희 속에서
감격과 감사를 드립니다.

헤아릴 수 없이 내 가슴을 지내간 일월의 그림자,
연기같이 소진해 간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해 봅니다.

내 영혼의 깊고 푸른 초원을 왕래하시는 주님,
생명을 돌보는 일은 결국
창조주께서 해 주셨습니다.

존재의 밑바닥부터 흔들어 놓는 사랑의 불씨로
내 영혼의 얼어있던 땅을 데워 내어
푸른 싹이 돋아나게 하시고
은혜로운 충족 속에
영혼의 전역이 열리어 씻기고 정돈되면서
원천의 그리움과 만나는 기쁨이
푸른 줄기로 자라게 하셨습니다.

젊은 날
나는 사람의 손에서만 먹으려 했기에
매번 심각한 굶주림에 떠밀리곤 했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얻을 수 있다는 자만심이
성장을 멈추게 하는 줄 몰랐습니다.
머리와 입으로 하는 믿음의 고백이
심장에선 이방인의 소리가 되고
애환의 강줄기가 눈물 나도록 흘러 굽이쳐서
산사태처럼 내리 덮이는
전 존재의 와해,
불시에 떨어지는 낙과의 비참함,
이루 헤아릴 수 없으리 만큼
자신의 갈망의 나무에서
진흙 위에 떨어져 뒹구는 비참을 되풀이했습니다.

나는 아직도 더 정직해야 하겠고
거짓 없이 내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은데
진실은 느리게 어둠 속을 기고
말은 허실의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서성이고 있는지 모릅니다.

가닥가닥 아픈 실오리로 인하여 눈뜨게 된
죽음과 부활의 신비는
인식의 상한선을 넓히어 가난과 작음과 겸손이
육화를 드러내는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 하시고
사랑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 일이 자유를 낳고
희망이 희망을 낳고
사랑이 사랑을 낳는다는 사실을...

나에게 허용되고 있는 시간 동안
새로운 결의로 새 일을 도모할 방도는
내적으로 연결된 수로를 하늘로 내는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나는 자신을 내려놓는데 서투르지만
여럿의 가능성 가운데
최선과 최고의 아름다움의 값을 찾아내려는 바람과 애씀이야말로
인간적인 추구요 도리일 것입니다.

서로의 신상을 성실한 관심으로 서로 돌보고 가꾸지 않는다면
사람의 정인들 무슨 값어치가 있겠습니까.

눈빛은 하나같이 절절하여
염원과 소망의 집을 짓고 부수는 일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사이 머리엔 흰 서리 가 짙어갑니다.
감정의 부상으로 인하여 기도하게 하시고
고독과 절망과 삶의 낭떠러지와
모든 위급한 처지에서
저와 함께 동행 하신 주님,

창조적 고통은 아름다운 생명의 모습이며.
진실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라는 믿음아래
분발과 좌절의 되풀이가 얼마나 뼈저린 인간사의
살상인가를 잘 알게 된 이즈음
속된 것을 되도록 결별하고
반복의 타성 속에서도
날이 선 칼로 나태의 군살을 도려내게 하소서.

존재의 심연에서 생명이 분출되고
생명이 연소되어
발아에서 열매를 맺기까지
그 자연의 순환에 나를 맡기고
서서히 미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치면 땅이란 얼마나 깊은 곳인가요,
높고 높은 하늘로부터 빛이 비추어
어둠에 둘러싸인 이 땅에 오기까지
한량없는 깊이에까지 내려오신 그 낮추심이
우리에게는 빛이 되었습니다.

마구간보다 더 허름한 내 영혼과 내 신심의 처소에,
빛으로 오신 주님,
우리의 삶은 자유에 바쳐진 시간이며
삶의 준령은 언제나 능력의 상한선 그 위에 솟아있고
그 높이는 무섭습니다.
그러나 감히 도전하려 하오니
결과는 주님이 지배하시고
오직 과정의 충실을 다 하게 하소서,

존재의 밑바닥까지 아픈 금을 입히는 손길
기도와 헌신, 증여와 부축으로
사람을 길러내는 거기에 생명이 만발하게 하소서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 건
사랑이신 하느님,
선하신 아버지가 우리를 돌보시기 때문이며.
너와 나 사이에 영원토록 함께 계신 예수그리스도께서
지금 여기에 당신의 육화를
보잘 것 없는 우리를 통하여 드러내시기 때문입니다.

축복으로 시작된 삶,
축복이라고 깨닫고
축복 속에 마칠 때까지 하늘을 보려합니다.

오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
내 사랑이여,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sdfdsf 2011.09.05 12:22:58
    on Earth, we place replica chanel handbags place our h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0 죽음을길들이기 죽음을 길들이기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사랑의 대상이 된 이들이 아직 붙잡지 못한 것과 변화시키지 못한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들이 두... 이마르첼리노M 2019.10.06 423
329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이 만드는 변화들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이 만드는 변화들   1. 멈춤 통제와 조종 의존하게 만들던 거짓 사랑, 자신을 의롭게 하려고 스스로 부과한 희생   2. 대면 ... 이마르첼리노M 2020.04.03 422
328 조건 없는 사랑이 가르쳐준 삶 조건 없는 사랑이 가르쳐준 삶   나는 상선벌악의 교리를 배우면서 자랐고 수도원에 입회했다. 젊은 시절에 나는 하느님이 주신 재능으로 많은 일을 해왔다... 이마르첼리노M 2020.03.20 422
327 어느 죄인이 드린 기도 어느 죄인이 드린 기도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가 당신을 불쌍히 여기고 있나이다.   어둠을 숨기느라 빛을 이용하다가 억압과 결핍을 들키... 이마르첼리노M 2020.04.02 421
326 아침 아침은 때가되어 밝아오는것이 아니라 어두운밤과 고요한새벽을 지나올때 그제서야 밝아올수가 있는것이다. 어떠한날의 아침도 어두움을 거치지 않고서는 날이 밝... file 일어나는불꽃 2019.12.14 421
325 부재의 신비 부재의 신비   내가 그분을 붙잡았다고 느끼면 그분은 더 멀어지고   내면의 소란을 잠재우려고 하면 소리로 가득 찬 나를 본다.   내가 앞으로... 이마르첼리노M 2020.11.25 419
324 회개(회심)의 성찰 1 회개(회심)의 성찰 1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1,16)   사순절을 눈앞에 두고 회개한다는 것이 무... 이마르첼리노M 2020.02.24 419
323 부활의 증인들이 모인 교회에서 부활의 증인들이 모인 교회에서   자기 사랑으로 시작해서 공동체적 사랑을 거쳐 보편적 사랑에 이르는 점진적 사랑 우리가 가야 할 여정의 목표다.  ... 1 이마르첼리노M 2021.04.15 418
322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왕이 되려는 갈망을 넘어 스스로 왕이 되어 왕권을 넘보는 이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문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왕들이 되어 왕들의 전... 이마르첼리노M 2022.12.24 416
321 도망치는 사람들 도망치는 사람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오른손이 오그라든 남자(루가 6,6-11)처럼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자신... 이마르첼리노M 2019.09.28 416
320 성사(聖事), 자연 안에서 경탄하는 신비 성사(聖事), 자연 안에서 경탄하는 신비   자연 안에서 오래 침묵할 줄 아는 사람은 자연 안에서 경탄한다. 자연과 하나 되어 자연의 한 부분으로 피조물을 ... 이마르첼리노M 2021.08.12 415
319 기쁨 (축성생활의 날에) 기쁨 1   새벽에 잠깨면 벌써 술렁이는 마음 연한 슬픔이 연초록 끝에 이슬처럼 달려있다.   어디서 온 것일까 누구에게 온 것일까   ... 이마르첼리노M 2021.02.02 415
318 네 안에 살기 위해서 네 안에 살기 위해서   예수께서는 폭력이 구원한다는 거짓말 대신에 사랑이 구원한다고 가르치셨다.   죽은 이들을 구원하는 교회에서 살아있는 이... 이마르첼리노M 2019.09.23 415
317 연약하고 무력한 두 손으로 연약하고 무력한 두 손으로   나의 우물은 깊다. 그러나 밖에서 물을 찾는 건 갈증을 해결할 수 없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에게 하신 일은 내면의 양... 이마르첼리노M 2020.12.02 414
316 정동 이야기 (8) 정동 수도원 이야기 (8)  아름다운 기억 그동안 정동 수도원에 수많은 사람들이 거치면서 프란치스칸 영향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게 되었는데 그중... 이종한요한 2022.01.15 413
Board Pagination ‹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