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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에 대한 이해 1. 프랑스 출신 피에르 신부님의 해석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20,28)

 

자신의 생명을 몸값으로 주기 위해 오셨다고 하는 예수의 말을 이해하는 일만 남았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몸값을 부르짖는 인질범이 누구란 말인가?

수세기 동안 이 주제에는 두 가지 사고의 흐름이 있어왔다. 먼저, 아주 천진한 해석이 있다. 인간이 죄를 지음으로써 사탄에게 굴복했기 때문에 인간이 사탄에 종속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몸값은 악마에게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악마가 인질을 놓아주도록 말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어린시절에 착해야지, 그렇잖으면 악마에게 가게 될 거다라는 위협조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절대선이시며 하느님의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 스스로를 사탄에게 내어주리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도무지 조리에 맞지 않는, 존재론적으로 부조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일이다.

 

이처럼 순진하고 단순한 생각에 대한 반동으로 몸값이라는 단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중세 전성기 때 생겨났다. 봉건시대에는 범죄가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처리되었던가? 신분이 비천한 사람이, 예컨대 어떤 가난한 농부가 영주 얼굴에다 침을 뱉거나 그가 지나갈 때 돌을 던진다면 그자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 된다. 피해자의 지위가 높기 때문이다. 모욕의 심각성 여부는 모욕을 당한 자의 지위에 따라 측정된다. 만약 돌을 던진 자가 영주의 하인이라면 영주는 그자의 목을 매달 것이고 그것으로 일은 마무리될 것이다. 그런데 그자가 이웃 영주의 농노라면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모욕을 당한 자의 위엄에 따라 그 모욕에 대한 적절한 사죄가 있어야만 한다. 따라서, 모욕받은 자에게 와서 사과를 전하는 외교사절의 지위에 따라 사죄의 정도도 측정되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죄로 인해 모욕받은 분이 하느님이기 때문에 당시의 관습대로 대속자 또한 무한한자라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의 아들이신 말씀이 사람이 된 것이라고 성 안셀무스(하느님께 선도 받는 일 없이 하느님과 함께 이야기 나눈 수도사)는 설명한다. 실제 사람인 동시에 모욕받은 하느님의 위엄과 동일한 무한한 위엄을 갖춘 자가 용서를 구할 수 있도록 말이다.

 

성 안셀무스 학파는 신학 전통에서 민족의 신학이라는 이름을 따왔는데, 그 이름은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여기서 만족이라는 단어는 충분한가?’ 라는 의미이다. 예수께서는 가시관을 쓰고 채찍질을 받고,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에 못박히는 형을 받음으로써 대속자가 되셨다. 아버지께 마치 이만하면 됐습니까?”라고 묻기라도 하듯 용서를 구하는 대속자 말이다.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일이다. 이것은 하느님의 왜곡된 모습을 보여줄 뿐. 복음서의 하느님과는 전혀 무관하다. 방탕한 아들을 둔 아버지는 아들이 재산을 탕진했을 때 네가 한 짓을 보상하거라. 계산서를 가져와! 네가 창녀들과 함께 지내며 얼마를 낭비했는지 말하거라하고 요구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모든 걸 용서한다. 그만큼 아들을 되찾는 기쁨이 큰 것이다. 만족이론은 빈틈없는 정의를 요구하는 복수하는 하느님, 전제군주 하느님이라는 개념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심어놓았다. 이 이론은 무한한 선의로 받아들이시는 하느님 안에서 해방시키는 대신 인간을 죄의식 속에 가두었다.

 

이 두 가지 해석을 좇다보면 이르게 되는 막다른 골목들과 잘못된 길들이 나를 점차 새로운 해석으로 인도해주었다. 그것은 뤼박 추기경이 동의하던 해석이다. 오랜 친구이자 대신학자인 그는 덤벙대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것에 덤벼드는 무모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죽기 며칠 전에 거듭해서 내게 말했다. “몸값에 대한 자네의 해석은 중요하네. 그걸 널리 알려야만 해. 명확하고도 단순한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는 해석이니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걸세.”

 

모든 건 마약중독자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시작되었다. 마약중독자는 자기자신의 사형집행인이자 희생자이기도 하다. 그는 강도이자 인질인 셈이다. 이 점이 나를 깊은 사색에 잠기게 했으며 이렇게 말하게 만들었다. 하느님께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 가운데 가장 완벽한 기계와도 같은 인간을 창조하셨다. 획기적인 전자뇌와 같은 모습으로. 그런데 어느 날, 고도로 완벽하며 자유를 지닌 이 기계가 더욱 자유롭게 가고 싶은 데로 쏘다니고 싶어져 전기 접속을 끊는다. 이렇게 해서 에너지가 차단된 전자뇌는 고물상에나 가야 할 고철더미에 불과하게 된다. 이것은 성경과 인간의 전 역사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바이다. 인간은 보다 자유롭기 위해 전기 접속을 끊어버린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인간들은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 더 부자가 되고 더 힘있는 자가 되려고 서로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싸움은 카인과 아벨 때부터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역사 속에서 한 건의 살인도 일어나지 않은 날이 단 하루라도 있었던가? 인간이 전기 접속을 끊어버린 이후로 살인과 도둑질 그리고 착취가 이 땅을 지배해오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은 사랑의 마음으로 놀라운 결심을 하신다. 하느님께서 자유를 부여함으로써 창조의 절정에 놓으신 경이로운 피조물을 도둑맞은 뒤 도둑을 찾아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는 도둑질에서 큰 이득을 얻어내려고 했다. 온 인류인 네가, 스스로를 훔친 네가 내게는 소중하니 내가 네게서 너를 다시 사러 왔느니라. 네가 내게 돌려주는 것에 대해 무한한 값을 치러주겠다. 나는 나 스스로를 네게 내어주러 왔노라. 네게 나를 내어줌으로써 나는, 스스로의 사형집행인이 되어 너 자신을 인질로 삼고 있는 너 도둑에게 스스로 내어주는 몸값이다. 나는 네게 이렇게 말하러 왔노라. 눈을 뜨고, 너 스스로 네 주위에 쌓아놓은 궁핍을 보라. 네 스스로 생각해보고 돌아오너라. 네가 도둑질에서 이득을 보고자 했으니, 내가 네게 무엇보다 큰 이득을 주겠다. 나는 네게 나를 내어주러 왔노라.”

 

따라서 대속이란 도둑맞은 자가 도둑이 벌을 받는 걸 바라지 않고, 오히려 강렬한 사랑으로 도둑이 훔친 것을 되돌려주도록 스스로를 내어주는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자신의 생명을 내어줌으로써, 전원이 차단되어 실의에 빠진 인간에게 사랑하는 능력을 되찾게 해주는 것이다.

엠마우스의 첫 번째 식구가 된, 즈르주라는 이름의 전과자는 내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기 때문에 나를 따랐다.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 당신이 필요합니다. 내게는 당신의 사랑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우리가 함께 뭔가를 할 수 있도록 당신이 다시 전원에 연결될 필요가 있어요.” 남이 자신을 사랑하도록 받아들이고, 또 남을 사랑하기로 받아들이면서 그는 몸값을 받아들인 것이다. 상처입은 인간은 너무도 고통받기에 자기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한다. 그가 몸값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하느님 아버지께 되돌려준다면, 그는 불행하지만 정직한 도둑이 되어 아버지의 양아들들 가운데 자기 자리를 되찾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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