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0.02.27 00:06

천국과 지옥의 성찰

조회 수 4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천국과 지옥의 성찰

 

내가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천국과 지옥은

장차 받게 될 보상과 형벌에 관한 것이었다.

상선벌악의 교리의 틀은 내 삶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삼위일체 하느님이 사랑이시라고 한다면,

창조주께서 사람을 선으로 창조하셨다면,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시고 선하신 분이라면,

내가 죄라고 여기는 것을 하나도 짓지 않는 흠 없는 상태에 있을 때만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그 하느님께서 빈틈없는 정의로 나를 심판하신다면,

내가 감당할만한 하느님이신가?

그러한 하느님의 마음에 들기 위하여 내 믿음의 원칙들을 세우고

내가 만든 그 원칙이라는 울타리 속에 갇혀 오로지 죄 없음만을 추구해오던 나날은

지옥을 방불케 하는 삶이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나는 그 감옥 같은 틀 속에 갇혀 내 주변의 관계 안에서 천국을 보지 못했다.

 

마음을 바꾸는 것이 내적 변화를 가져오고

하느님과의 내면의 친교가 관계의 친교로 이어진다는 진실을 보게 되었다.

천국은 거기에서 발견하는 구체적 현실이며 그 현실 안에 존재하는 실존이다.

천국은 죄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라 죄인에게 주어지는 자비라는

진실을 예수님에게서 보았다. 그분은 용서가 하느님 나라의 본질에 있다는 진리를

당신의 실천으로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십자가 위에서 당신에게 못 박아 매달았던 이를 위해 아버지께 용서를 청하셨다.

천국은 업적과 공로의 보상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자비를 아는 것과 그 자비로 실천하는 용서하는 관계가

천국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신앙이 뿌리내리는 구체적인 일상의 관계 안에서 때로는 지옥 같은 현실을 경험해도

가슴과 머리에 하느님이 머무실 자리를 마련하는 일은

아버지의 품을 알고 있을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거기서 허용하는 자유를 배웠다.

 

아버지의 자비는 허용하는 자비다.

우리는 그 자비 안에서 하기 싫은 일을 선택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너를 받아들인다.

그것이 허용하는 자비를 배우는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허용하는 자비 안에서 마음을 바꾼다.

입술로 바치는 충성을 멈추고 자기 안에 공간을 만든다.

말씀으로 통치하시는 하느님의 통치를 받아들일 공간, 너를 받아들일 공간,

마음을 바꾸는 변화의 기적들이 의지를 움직이게 하는 현실,

끊임없이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천국은 지금 열린다.

천국이라고 일컫는 현실이 너와 나의 관계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고통과 갈등과 번민이 없는 관계는 없다.

하느님의 나라는 그러한 십자가가 없는 나라가 아니라

그러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가운데 발견되는 나라다.

  

우리는 실수와 변화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실수하면 안 된다고 하던 이들이 실수해도 된다고 말하기까지

하느님께서는 잘못과 실수와 죄까지도 이용하여 나를 변화의 길로 이끌어주신다.

 

나를 바꾸는 천국, 나를 바꾸지 않는 지옥,

나는 바꾸지 않으면서 남들에게 바꾸라고 할 때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이 죽는다.

변화 없는 영혼이 품고 있는 독으로 질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사람들 안에서 변화 없는 나는 지옥의 현실을 본다.

마음을 바꾸지 않는 사람들의 관계가 지옥이 되는 일은 너무나 쉽게 이루어진다.

나를 바꾼 사람들이 초대된 잔치에

바꾸지 않은 채 앉아있는 것이야말로 지옥으로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들 가운데 있다.” 루가 17,21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65 성주간 (계시의 완성을 보는 때) 성주간 (계시의 완성을 보는 때)   자비를 깊이 바라보다가 자비가 되어 자비가 흐르도록 길을 떠나는 때   자비의 열매는 나의 필요성을 없앤다. 스스로 높일 ... 이마르첼리노M 2023.03.29 277
1364 꽃피는 계절에 꽃피는 계절에   꽃피는 계절에 향기로 다가와 볼을 비비는 이여!   벌들에게 꿀을 내어주면서도 순수한 꽃으로 남아계신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생명이 만... 이마르첼리노M 2023.03.20 235
1363 인식의 차이 인식의 차이 대해서 아는 것과 아는 것    대해서 아는 것은 객관화된 지식이지만 아는 것은 경험된 지식입니다.   경험된 지식은 왜? 어떻게? 에서 나오는 것이... 이마르첼리노M 2023.03.19 203
1362 하느님의 무상성(빚의 탕감) 하느님의 무상성(빚의 탕감)     &quot;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quot; (마태 18,22) 일만 달란트나 되는 돈을 빚진 사람이 왕 앞에 끌려왔다... 이마르첼리노M 2023.03.15 242
1361 의로움의 차이를 극복하는 믿음 의로움의 차이를 극복하는 믿음   사도 바오로는 바리사이의 의로움을 쓰레기로 버렸다.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은 나는 이스라엘 민족으로 벤야민 지파 출신이... 이마르첼리노M 2023.03.03 455
1360 용서가 있는 곳에는 힘을 사용하라는 내면의 유혹이 있다. 용서가 있는 곳에는 힘을 사용하라는 내면의 유혹이 있다.   우리는 선을 행할 때마다 측은한 마음으로 돌보시는 하느님의 자기 비움의 고통에 참여한다. 너를 ... 이마르첼리노M 2023.02.22 573
1359 무엇을 구원이라고 믿는가? 무엇을 구원이라고 믿는가?   내 믿음의 토대는 인류 구원에 대한 속죄 이론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벌적 대속론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참여... 이마르첼리노M 2023.02.14 287
1358 욕구 충족의 노예에서 욕구 충족의 통제에 이르기까지 욕구 충족의 노예에서 욕구 충족의 통제에 이르기까지   욕구 충족의 노예에서 욕구 충족의 통제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갈등과 넘어짐을 반복하면서 하느님... 이마르첼리노M 2023.02.10 483
1357 난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난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세상은 온통 작은 기쁨들로 가득 차 있다. 다만 이 기쁨을 알아보는 능력이 없을 뿐이다.   하느님께서 새날로 주신 아침에 형제들... 이마르첼리노M 2023.01.30 434
1356 알맞게 창조된 나의 실재 알맞게 창조된 나의 실재   창조된 모든 피조물은 육화된 하느님 현존의 실재다. 우리가 경험하는 하느님은 진리이시며 선하시고 최상의 아름다운 분이시라는 ... 이마르첼리노M 2023.01.28 234
1355 힘의 원천을 성찰하기 힘의 원천을 성찰하기   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내 믿음의 근본을 이루는 힘의 원천을 성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위일체 하느님으로부터 시작된 신적인 ... 이마르첼리노M 2023.01.26 241
1354 받아들여진 존재와 받아들인 존재는 하나의 몸이다. 받아들여진 존재와 받아들인 존재는 하나의 몸이다.   내가 하느님께 받아들여진 존재가 되는 것과 하느님께서 나에게 받아들여진 존재가 되는 것을 허용할 수 ... 이마르첼리노M 2023.01.25 240
1353 신적 생명이 흘러가는 유역에서 살아가는 기쁨 신적 생명이 흘러가는 유역에서 살아가는 기쁨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은총과 사랑과 자비와 용서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다. 삼위일체 안에... 이마르첼리노M 2023.01.21 341
1352 관계 속에 출산하는 익명의 세 번째 아이 관계 속에 출산하는 익명의 세 번째 아이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사랑한 사람들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열정을 가지고 따르... 이마르첼리노M 2023.01.13 392
1351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자신을 내어주면서 쉰다.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은 자신을 내어주면서 쉰다.   자신의 힘을 자신만의 상승을 위해 사용하고 공동선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모... 이마르첼리노M 2023.01.12 452
Board Pagination ‹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