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1.05.06 05:03

초록 속에서

조회 수 474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초록 속에서



      초여름인가 늦은 봄인가
      한낮은 덥고 조석엔 쌀쌀하다.
      벌판은 온통 잔칫날 같다.
      저토록 엄청난 초록들은 어디서 솟았을까

      수도원 뒤뜰에 서있는
      야들야들한 감나무 잎사귀엔 기름이 뚝뚝
      어린 아이의 속살 같다.

      신기한 초록들이 자꾸만 돋아나는 초록들의 축제
      날을 듯이 부풀어 오르며
      뭔가 못 견디는 몸짓들이다.

      싱그런 아침
      청순한 초록들을 바라보며
      사춘기의 소년처럼 감정이 연유해져
      이름 모를 슬픔이 자리를 잡는다.

      살아있는 자연
      살아있는 바람이
      살아있는 나뭇가지를 흔든다.
      나무들은 초록빛의 머리칼을 풀어헤치며
      망설임 없이 바람을 맞아준다.

      생명이란 기쁜 것
      살아있다는 자각이 흠뻑 젖는다.
      생명의 찬가를 소리 높여 부르는 초록바다에서
      나도 따라 생명의 찬가를 부르다가 목이 메인다
      아름다운 건 슬프다.
      아름답고 행복한 슬픔이
      벅찬 충족 속에서 조용하게 폭발하려고 한다.

      먼발치에서 들려오는
      죽어가는 자연과 생명들의 신음소리
      아프고, 축 늘어진 몸
      상처에서 흐르는 피
      배고픔과 목마름
      살육과 살생을 저지르는
      인간들의 군상이 밉고
      죽이는 문화 속에서 생명이 그립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주 베드로 2011.05.07 12:02:39
    잘 읽고 엄숙한 마음으로 퍼갑니다. 감사합니다.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6 오후 해가 하늘높이 떠올랐을때 온세상에 빛이 가득찼을때 당장에 눈에 보이는것들이  밝아 보이고 좋아보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밤하늘의  아름다운 달과 별들은 볼수... 일어나는불꽃 2019.12.20 351
495 두 세계 사이에서 두 세계 사이에서   내가 중요해지고 의미가 있고 자신의 힘으로 다른 이들이 좋게 생각하는 존재가 되려고 한다면, 다른 이들의 인정과 평가를 통해 자신... 이마르첼리노M 2019.12.20 348
494 깨죽에 떨어진 눈물 깨죽에 떨어진 눈물   구름모자 카페에서 깨죽 한 그릇씩 앞에 놓고 깨죽이 불러온 사연들 서로 다른 모성의 회상 회상의 거울 앞에선 비정의 어머니와 ... 이마르첼리노M 2019.12.23 390
493 말씀이 사람이 되신 날 말씀이 사람이 되신 날   인간과의 소통을 위한 하느님의 낮추심으로 사람의 품위를 당신처럼 높이신 날   말구유 안에서 하느님의 가난하심과 하느... 1 이마르첼리노M 2019.12.24 665
492 사랑 - 처음이자 마지막 언어 사랑 - 처음이자 마지막 언어   하느님에게서 배우는 학교 전부를 내어놓는 가난 한없이 낮추시는 겸손 환대와 소통 자비로운 용서 죽음으로 살리는 법... 이마르첼리노M 2019.12.27 313
491 어둠을 짊어지고 가는 빛의 길 어둠을 짊어지고 가는 빛의 길   “만일 우리가 하느님과의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실천하... 이마르첼리노M 2019.12.28 348
490 연약함과 무력감을 힘으로 만들기 연약함과 무력감을 힘으로 만들기   어둠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어둠을 받아들이기보다 이를 감추려고 다른 사람을 탓한다. 그러므로 어둠과 사랑에 빠지... 이마르첼리노M 2019.12.31 294
489 새날의 빛으로 새날의 빛으로   지우개로 지우고 새하얀 도화지를 받았다.   점 하나 찍고 첫발로 발자국을 내었다.   만물과 더불어 유려한 가락으로 창조... 이마르첼리노M 2020.01.01 544
488 탓   탓의 어리석음은 자신 안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투사시킴으로 관계를 최악으로 만든다.   남을 탓하는 사람은 자신 안에서 ... 이마르첼리노M 2020.01.04 374
487 사랑의 힘 사랑의 힘   관계의 단절을 가져온 어둠 그 감옥에 있을 때 사랑을 거부하고 사랑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경험한다.   나는 너를 나에게 오지 못하게 ... 이마르첼리노M 2020.01.05 377
486 단절과 연결의 신비 단절과 연결의 신비   우리의 삶은 여러 관계 속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구축해 놓은 원칙들을 지키려고 애쓰다가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내면에서 문제를 찾... 이마르첼리노M 2020.01.08 337
485 서로 다른 믿음 서로 다른 믿음   1.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다는” (로마5,5)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누군가를 사랑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통제의 대상으로 ... 이마르첼리노M 2020.01.12 292
484 보험 보험   불확실한 현실이 주는 두려움에 직면하면 보험을 든다. 확실해 보이고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험이 하느님 나라의 대체 수단이 되... 이마르첼리노M 2020.01.13 401
483 받아서 얻는 구원 받아서 얻는 구원   받아서 얻는 구원은 나의 업적과 공로가 아니라 주님의 선하심과 자비에서 옵니다.   받아서 얻는 구원은 내가 모르고 살아온 하... 이마르첼리노M 2020.01.14 299
482 정체성 정체성   현대의 문명사회는 가공할 만큼 발전을 해왔고 몸서리 칠만큼 변화를 경험하고 있지만 우리의 정체성은 변덕 위에서 춤추고 있다. 이 깨어지기 ... 이마르첼리노M 2020.01.15 307
Board Pagination ‹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