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9.11.16 22:55

만추의 하늘 아래

조회 수 5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만추의 하늘 아래

 

가을은 사과처럼 빨갛다.

노란 은행잎

주홍의 벚나무와 느티나무

메타쉐콰이어 가로수 길

먼 산의 낙엽송

산골에 피어오르는 파르스름한 저녁연기

감나무 끝에 남은 몇 개의 홍시

가을은 익을 만큼 익었다.

나목이 되기 전의 나무처럼

내려놓음의 홀가분함이여!

 

수도원의 작은 정원에도 가을이 깊어간다.

낙엽들이 쌓이는 곳에 홀로 서서 하늘을 본다.

얼마 남지 않은 단풍잎에

온갖 채광이 넘쳐 꿈속처럼 윤이 흐른다.

따습고 온유하게

엷은 슬픔처럼 쓸쓸하게 가을에 취해 있었다.

나는 자연으로부터 고귀한 수혈을 받는다.

 

지쳤을 때 부담 없이 기대게 해주는 사람처럼

누군가에게 덕이 되는 나무처럼 살고 싶었지

말없이 사랑하는 한그루의 미루나무로...

 

여기 만추의 하늘아래

내 삶을 내려놓고 그냥 그렇게

서 있고 싶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2 고난의 땅에 피는 흑장미 고난의 땅에 피는 흑장미   머리로 아는 것은 깊이가 없다. 진실의 바닥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고난의 흔적이 없기 때문이다.   참기 어려운 현실 속에... 이마르첼리노M 2020.09.03 532
511 가난한 운전기사 가난한 운전기사   가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하는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 가난에 성공할 수 없다. 구원이라고 부르는 성공에 실패했을 때 가난해지... 이마르첼리노M 2019.09.14 532
510 휴가 휴가   수월봉 아래 저녁 바닷가 모처럼 만난 동생 수녀와 해변을 걸었다. 붉게 물든 하늘을 품에 안고 바람에 몸을 맡긴 바다가 수녀의 눈동자에 물결치... 이마르첼리노M 2020.10.13 531
509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 수난기를 묵상하며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 수난기를 묵상하며   사랑은 성공의 문제가 아니다. 상상의 온도계로 너의 상황을 재고 경쟁의 상대를 이길 때만 훌륭하다고 믿었던... 이마르첼리노M 2020.04.05 531
» 만추의 하늘 아래 만추의 하늘 아래   가을은 사과처럼 빨갛다. 노란 은행잎 주홍의 벚나무와 느티나무 메타쉐콰이어 가로수 길 먼 산의 낙엽송 산골에 피어오르는 파르... 이마르첼리노M 2019.11.16 531
507 반달이 보름달이 되기까지 반달이 보름달이 되기까지   머리 없는 가슴 가슴 없는 머리   영적인 것은 언제나 인간적이다. 영적인 삶은 결코, 분리된 적이 없다. 평범한 사람들은 ... 이마르첼리노M 2019.08.20 531
506 자유가 있는 곳에 사랑이 있다. 자유가 있는 곳에 사랑이 있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나서 고를 수 있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영적 은사도 그것을 남들... 이마르첼리노M 2020.07.11 530
505 나의 신앙고백 나의 신앙고백   수도원에 발을 들여놓기 전 익숙한 것과 길들여진 것이 하도 많아 앞으로 나아가려는 나를 자석처럼 잡아끌었으나 아무것도 보장받지 못... 이마르첼리노M 2019.08.22 529
504 모성과 여성적 영혼을 깨워라 모성과 여성적 영혼을 깨워라   나는 독신으로 살면서 공동생활을 하는 수도자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모성적인 여성성이 내 안에 살아있음이 참된 관계를 ... 이마르첼리노M 2019.09.15 528
503 방법이 길이다.   방법이 길이다.   추상적 사랑은 가슴 없는 머리 개념은 있으나 만남이 없다.   사랑은 개별적이고 구체적이다 구체적 순간에 주님과 사랑에 빠진... 이마르첼리노M 2019.07.24 528
502 무능을 등에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기 무능을 등에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기   예수께서 행하고 선포하신 복음은 “나를 따르라”고 하셨지 나를 예배하라고 하시지 않았다.   자격 있다고 스... 이마르첼리노M 2020.06.01 527
501 실패는 균형을 잡아주는 추 실패는 균형을 잡아주는 추   인생의 문제는 성공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문제다. 사랑이 아닌 힘을 쓰다가 겪는 것이 실패다. 실패할 때마다 실패를 통... 이마르첼리노M 2019.09.12 526
500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보기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보기   개별 정체성이 허용되는 시대에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떻게 느끼는가? 특별한 존재 열등한 존재 우월한 ... 이마르첼리노M 2019.11.07 526
499 내가 없으면 보이는 낙원 내가 없으면 보이는 낙원   가난해지면 보이는 것  프란치스칸 가난이 주는 최고의 열매는 지금 여기서 낙원을 보는 눈이다. 나를 중심으로 하던 모든 것... 이마르첼리노M 2020.09.07 524
498 꽃들은 울지 않는다. 꽃들은 울지 않는다.   봄의 전령사 복수초와 산수유 찬 서리 맞으며 피어난 매화가 뽀얀 얼굴에 엷은 연두로 색조 화장하고 나와 벌들을 유혹한다. 목련... 이마르첼리노M 2021.03.13 523
Board Pagination ‹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