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495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이 글은 현재 진주 하대동 공동체에서 소임하고 있는
이기남 마르첼리노 형제가 은경축날에 지난 날을
회상하며 지은 글이라고 합니다.


내가 하늘로 갈 수 없어
하늘이 내게로 왔습니다.

온갖 아름다움과 선하신 분의
창조의 손길이 나에게 머무신 후
정상을 향해 내딛는 조심스런 발걸음에 땀에 절은 등산 길
그 준엄한 운명과 마주서기까지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오늘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해일처럼 부푸는 가슴 안의 불무더기,
사나운 격정도 능히 보듬어 안고
보석처럼 빛나는 건강한 사랑으로 채워주신 님의 사랑 앞에
실핏줄까지 범람하는 벅찬 환희 속에서
감격과 감사를 드립니다.

헤아릴 수 없이 내 가슴을 지내간 일월의 그림자,
연기같이 소진해 간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해 봅니다.

내 영혼의 깊고 푸른 초원을 왕래하시는 주님,
생명을 돌보는 일은 결국
창조주께서 해 주셨습니다.

존재의 밑바닥부터 흔들어 놓는 사랑의 불씨로
내 영혼의 얼어있던 땅을 데워 내어
푸른 싹이 돋아나게 하시고
은혜로운 충족 속에
영혼의 전역이 열리어 씻기고 정돈되면서
원천의 그리움과 만나는 기쁨이
푸른 줄기로 자라게 하셨습니다.

젊은 날
나는 사람의 손에서만 먹으려 했기에
매번 심각한 굶주림에 떠밀리곤 했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얻을 수 있다는 자만심이
성장을 멈추게 하는 줄 몰랐습니다.
머리와 입으로 하는 믿음의 고백이
심장에선 이방인의 소리가 되고
애환의 강줄기가 눈물 나도록 흘러 굽이쳐서
산사태처럼 내리 덮이는
전 존재의 와해,
불시에 떨어지는 낙과의 비참함,
이루 헤아릴 수 없으리 만큼
자신의 갈망의 나무에서
진흙 위에 떨어져 뒹구는 비참을 되풀이했습니다.

나는 아직도 더 정직해야 하겠고
거짓 없이 내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은데
진실은 느리게 어둠 속을 기고
말은 허실의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서성이고 있는지 모릅니다.

가닥가닥 아픈 실오리로 인하여 눈뜨게 된
죽음과 부활의 신비는
인식의 상한선을 넓히어 가난과 작음과 겸손이
육화를 드러내는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 하시고
사랑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 일이 자유를 낳고
희망이 희망을 낳고
사랑이 사랑을 낳는다는 사실을...

나에게 허용되고 있는 시간 동안
새로운 결의로 새 일을 도모할 방도는
내적으로 연결된 수로를 하늘로 내는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나는 자신을 내려놓는데 서투르지만
여럿의 가능성 가운데
최선과 최고의 아름다움의 값을 찾아내려는 바람과 애씀이야말로
인간적인 추구요 도리일 것입니다.

서로의 신상을 성실한 관심으로 서로 돌보고 가꾸지 않는다면
사람의 정인들 무슨 값어치가 있겠습니까.

눈빛은 하나같이 절절하여
염원과 소망의 집을 짓고 부수는 일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사이 머리엔 흰 서리 가 짙어갑니다.
감정의 부상으로 인하여 기도하게 하시고
고독과 절망과 삶의 낭떠러지와
모든 위급한 처지에서
저와 함께 동행 하신 주님,

창조적 고통은 아름다운 생명의 모습이며.
진실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라는 믿음아래
분발과 좌절의 되풀이가 얼마나 뼈저린 인간사의
살상인가를 잘 알게 된 이즈음
속된 것을 되도록 결별하고
반복의 타성 속에서도
날이 선 칼로 나태의 군살을 도려내게 하소서.

존재의 심연에서 생명이 분출되고
생명이 연소되어
발아에서 열매를 맺기까지
그 자연의 순환에 나를 맡기고
서서히 미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치면 땅이란 얼마나 깊은 곳인가요,
높고 높은 하늘로부터 빛이 비추어
어둠에 둘러싸인 이 땅에 오기까지
한량없는 깊이에까지 내려오신 그 낮추심이
우리에게는 빛이 되었습니다.

마구간보다 더 허름한 내 영혼과 내 신심의 처소에,
빛으로 오신 주님,
우리의 삶은 자유에 바쳐진 시간이며
삶의 준령은 언제나 능력의 상한선 그 위에 솟아있고
그 높이는 무섭습니다.
그러나 감히 도전하려 하오니
결과는 주님이 지배하시고
오직 과정의 충실을 다 하게 하소서,

존재의 밑바닥까지 아픈 금을 입히는 손길
기도와 헌신, 증여와 부축으로
사람을 길러내는 거기에 생명이 만발하게 하소서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 건
사랑이신 하느님,
선하신 아버지가 우리를 돌보시기 때문이며.
너와 나 사이에 영원토록 함께 계신 예수그리스도께서
지금 여기에 당신의 육화를
보잘 것 없는 우리를 통하여 드러내시기 때문입니다.

축복으로 시작된 삶,
축복이라고 깨닫고
축복 속에 마칠 때까지 하늘을 보려합니다.

오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
내 사랑이여,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sdfdsf 2011.09.05 12:22:58
    on Earth, we place replica chanel handbags place our h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28 부활하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 부활하신 주님의 영에 사로잡혀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   창조는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자 사랑의 대상이었습니다. 사랑으로 창조하신 피조물을 통... 이마르첼리노M 2024.04.02 207
1427 회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회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스스로 회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를 사람의 생각에 가두는 모습입니다. 기도의 ... 이마르첼리노M 2023.11.04 208
1426 선은 그 자체로 보상이며 악은 그 자체로 처벌입니다. 선은 그 자체로 보상이며 악은 그 자체로 처벌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니 우리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께... 이마르첼리노M 2024.02.01 209
1425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예수님의 잉태와 출산에 관한 이야기가 그 중심을 이룹니다. 주님의 성탄이 먼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가... 이마르첼리노M 2023.12.10 213
1424 14. 당신 스스로 "작은 규칙"을 세우기 14. 당신 스스로 “작은 규칙”을 세우기 잭 콘필드는 한 영적 스승에 대해 글을 썼다. 그 스승은 자신이 발산하는 아름다운 믿음과 따뜻함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 김상욱요셉 2023.10.29 215
1423 하느님 사랑의 거울 앞에 서면 계산기가 사라집니다. 하느님 사랑의 거울 앞에 서면 계산기가 사라집니다.   피정하는 시간은 깊이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나는 가끔 나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주관적으로 판... 이마르첼리노M 2024.01.24 216
1422 새해 첫 시간의 묵상 새해 첫 시간의 묵상   사람에게 쏟아부으시는 하느님 선에서 흘러나온 한 모금 기쁨에서 분출되는 웃음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하느님의 현존   어느 것 하나도 ... 이마르첼리노M 2024.01.01 217
1421 우리와 비슷한 사람을 만들자 우리와 비슷한 사람을 만들자   기대감을 포기하면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기대감은 자신이 했던 어떤 행위에 대한 보상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크든 작든 ... 이마르첼리노M 2023.06.25 220
1420 13. 유머가 부드럽게 만드는 자리를 환영하기 13. 유머가 부드럽게 만드는 자리를 환영하기 페넬로페 롤란드스가 편집한 작품 ‘Paris Was Ours’에서, 기고자들은 외국에서 온 작가들이 프랑스에 살 때 만나는 ... 김상욱요셉 2023.10.23 220
1419 선을 어둡게 하는 헛된 환상 선을 어둡게 하는 헛된 환상   사랑을 맛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신학교가 아니라 관계입니다. 하느님과 나 사이에, 너와 나 사이에, 창조된 모든 피조물과 나 ... 이마르첼리노M 2023.09.19 223
1418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고 믿는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고 믿는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주일과 대축일에 사도신경이라는 신앙고백을 합니다. 신앙고백은 12가지의 믿... 이마르첼리노M 2024.02.11 225
1417 희망을 일깨우는 수난의 사랑 희망을 일깨우는 수난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한 육화의 겸손과 수난의 사랑은 성프란치스코를 완전히 사로잡은 하느님의 매력이었습니다. 겸손은 ... 이마르첼리노M 2024.02.26 227
1416 선의 흐름 속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존재함으로써 치유합니다. 선의 흐름 속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존재함으로써 치유합니다.   위대한 사랑은 인간의 자유가 사랑을 위해 쓰일 때 가장 위대합니다. 위대한 고통은 벗을 위해 ... 이마르첼리노M 2023.06.06 228
1415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 살겠다고 선언하는 ... 이마르첼리노M 2023.12.28 228
1414 3. 밖을 또한 바라보기 3. 밖을 또한 바라보기 우리는 내적 양성의 중요한 목표를 때때로 간과하는데, 그것은 다른 이에게 더 풍요롭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열리는 것이다. 우리가 이것을... 김상욱요셉 2023.08.01 229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