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8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생명의 빵 (무상성과 보편성의 잔치)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로 하느님의 생명을 인간에게 주시는 무상성과 보편성의 잔치가 성체성사를 통해 양식과 음료로 주님의 식탁에 차려졌습니다. 자신을 길과 진리와 생명이라고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먹고 마셔야 하는 일상의 음식으로 자신을 내어주십니다.

 

나는 성체를 받아 모실 때마다 그분을 받아 모실 자격에 대해 어릴 때부터 배운 것은, 죄가 없어야 받아 모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양심 성찰을 통해 고백성사를 보고 죄의 사함을 받은 후에 성체를 받아 모실 수 있었습니다. 죄 중에서 그분을 받아 모시면 안 된다는 강한 압박 때문에 양심을 거스르는 사소한 죄까지도 깨끗하게 준비해야 성체를 받아 모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우리가 일상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죄와 대면해야 한다면 음식을 즐겁고 마음 편히 먹을 수 있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성체성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의 태도라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내어주시면서 자격심사를 하시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죄의 고백과 영성체의 문제는 교회 안에서 그렇게 깨끗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은 맞지만 믿음의 문제는 죄의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죄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죄가 주는 가장 큰 피해는 단절입니다. 관계의 단절로 인하여 생기는 충돌과 마찰은 음식을 먹을 마음이 없게 만듭니다. 갈등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이 없어지게 마련입니다. 자격이 문제라기보다 내면의 평화가 더 중요합니다. 내면의 평화는 관계의 평화가 있을 때 가능합니다. 관계의 평화는 자만심과 탐욕으로 깨지고 맙니다. 내가 운전대를 잡으면 길이 되신 분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내 안에 주님의 영과 그 영의 거룩한 활동을 지니지 않으면 믿음이 주는 자유를 잃어버립니다. 자유를 잃어버리면 언제나 내가 중심이 되고 내가 중심이 되면 관계가 어려워집니다. 이러한 관계의 순환 속에서 단절이 주는 죄는 심각합니다.

 

너를 받아들일 공간과 여백이 없는 사람은 내어주시는 사랑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다만 복을 받기 위해 하느님과 너를 이용의 대상으로 여길 뿐입니다. 수없이 많은 영성체를 해 왔어도 자신을 내어줄 줄 모르는 신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내어주시는 몸을 아무리 많이 받아 모신들 너를 위해 자신을 내어줄 마음이 없다면 성사의 의미는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무상의 식탁에서 거저먹고 마시는 우리는 우리의 관계에서 무상성이 실현되도록 할 때 비로소 성체성사의 의미가 살아날 것입니다.

 

생명의 빵은 그리스도의 몸이며 그리스도의 몸은 우리의 관계 안에서 흐르는 선으로 생명을 줍니다. 빵은 함께 나눌 때 신비롭게 서로를 비춥니다. 공존은 나눌 때 가능합니다. 삼위일체 관계로부터 나오는 선을 공유하는 신비가 생명을 주는 빵이 되신 그리스도의 몸으로 배고픔과 갈증을 멈추게 합니다. 너의 필요를 채우는 빵으로 나를 내어주는 그곳에 생명의 신비가 만발합니다. 성찬례는 신뢰와 사랑으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관계의 신비이며 거기서 나오는 기쁨이 잔치를 즐겁게 합니다. 값없이 베푸시는 은총으로 충만해진 내가 너를 받아들여 너와 하나 되는 몸으로 일치를 이루는 거기에 생명의 빵으로 자신을 내어주시는 영의 현존이 있습니다. 성찬례에서 우리가 할 일은 무릎을 꿇고 굳은 믿음 안에 반듯하게 서는 일이 전부입니다. 죄가 문제가 아니라 믿음이 문제입니다. 자격이 문제라기보다 사랑이 문제입니다. 내어줄 마음이 없이 성체를 모시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자신을 낮추어 음식으로까지 내어주시는 사랑 앞에 굽실거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대하실 때 동등함을 넘어 몸을 굽혀 우리의 발아래에서 발을 씻어주시고 양식과 음료로 우리를 대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대하시는 데 우리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아이처럼 그렇게 기뻐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느님이 예수님 같은 분이시라면 우리는 그분 앞에 굽실거리기보다 즐거워해야 할 것입니다.

 

무상으로 내어주시는 사랑의 잔치에 참여한 이들은 슬픈 표정이나 괴로운 표정을 짓지 말아야 합니다. 잔치에서는 경건함보다 즐거움이 큽니다. 잔치에서는 죄보다 하느님의 자비가 더 큽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들여 몸과 마음에 그분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관계의 현장에 생명이 흐릅니다.

 

성체성사는 무상성과 보편성의 잔치입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생명의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을 것이다.” (요한 6,50-51)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57 성체성사 - 내어 주는 몸과 쏟는 피 성체성사 - 내어 주는 몸과 쏟는 피   하느님께서 우리가 행한 업적과 공로에 대한 보상으로 주신 것이라면 그것은 대가로 받은 것이지 은총이 아닙니다. 은총이... 이마르첼리노M 2023.11.15 136
1456 깨어 있어라. 그리고 준비해라 깨어 있어라. 그리고 준비해라   우리의 목적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면서 나에게서 내가 해방되는 삶이 믿는 이들이 누리는 기쁨이며 하느님 나라 행... 이마르첼리노M 2023.12.04 137
1455 수도원 카페 이야기 4 3 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것을 나는 매일의 생활 속에서 확인한다. 일찍 출근 해야하는 아들아이를 4시에 깨우고 아침준비를 하고 블라인드를 열면 창밖... 김상욱요셉 2023.11.30 145
1454 15.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죽음의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기 15.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죽음의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기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의 가능성은 우리와 함께 한다. 어느날 죽음이 우리에게 갑자기 다가... 김상욱요셉 2023.11.07 146
1453 16. 당신의 마음가짐과 자기 대화의 힘에 더 조율되기 16. 당신의 마음가짐과 자기 대화의 힘에 더 조율되기 우리의 성격, 인지들(예, 생각 방식, 지각, 이해) 그리고 자기 대화를 통해, 우리는 고통이나 기쁨을 찾는... 김상욱요셉 2023.11.17 147
1452 온유하고 겸손한 사랑을 배운 사람은 너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온유하고 겸손한 사랑을 배운 사람은 너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위로부터 사랑을 받을 때 변화가 가능합니다. 신비체험은 나를 몸소 선택하시는 하느님에 ... 이마르첼리노M 2024.05.04 151
1451 가치 충돌의 책에서 배우는 진리 가치 충돌의 책에서 배우는 진리   성경은 가치 충돌의 책입니다. 인과응보와 상선벌악이라는 가치에 길들어져 있는 우리의 가치와 복음적 가치가 충돌하는 성경... 이마르첼리노M 2023.11.19 157
1450 초대 초대   나무들이 웃는다 연초록 바다에서 싱싱하고 해맑은 미소로   안에서 밀어 올리는 기쁨 너를 받아들이고 마음을 열게 하는 아버지의 친절한 눈빛과 미소   ... 이마르첼리노M 2023.04.28 165
1449 성탄과 공현의 신비는 관계의 상호성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선입니다. 성탄과 공현의 신비는 관계의 상호성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선입니다.   인간은 나약함에도 완전히 자기중심적 사고를 지니고 살아갑니다. 이것이 자만심을 부추... 이마르첼리노M 2024.01.04 174
1448 내어주시는 하느님과 같은 방식이 아닌 사랑은 자기만족으로 끝납니다. 내어주시는 하느님과 같은 방식이 아닌 사랑은 자기만족으로 끝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자비와 선은 자신을 내어주는 존재 방식입니다. 나는 내... 이마르첼리노M 2023.09.29 176
1447 찬미받으소서 회칙과 요한복음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우리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종교적 관점이든 아니든, 카톨릭의 관점이든 불교의 관점이든 우리... 김명겸요한 2023.05.26 177
1446 여기가 어딘가요? 여기가 어딘가요?   꿈들이 만나 봉오리를 내밀었지 저녁 바닷길을 걸으며 단순한 기쁨 한 송이 꿈에 동참하는 또 한 송이 꿈의 연대가 만드는 우리의 운명 미래... 이마르첼리노M 2023.09.16 178
1445 하느님을 아버지로 아는 사람들 하느님을 아버지로 아는 사람들   믿는 이들의 최종 목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신비로 상호 존중과 자유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달... 이마르첼리노M 2023.10.24 179
1444 삼위일체 하느님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와 선 삼위일체 하느님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자비와 선     삼위일체 하느님! 저는 당신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창조되지 않고 모양도 없는 존재의 신비로 존재하시는 ... 이마르첼리노M 2024.04.07 183
» 생명의 빵 (무상성과 보편성의 잔치) 생명의 빵 (무상성과 보편성의 잔치)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로 하느님의 생명을 인간에게 주시는 무상성과 보편성의 잔치가 성체성사를 통해 양식과 음료로 주... 이마르첼리노M 2024.04.20 18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