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 쉬고 살아갑니다.” (사도행전 17,28)

 

우리는 아버지의 품보다 어머니의 품에 의해 사랑을 느끼면서 성장해왔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품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품을 둘 다 갖고 계시지만

어머니의 품처럼 느껴지는 아버지에게서 더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나에게 있어서는 부성과 모성의 조화로운 이미지가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으나

모성적인 이미지가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생산적이고 합리적이며 비판적 사고와 효율성이라는

남성적 우월성이 능력으로 표현되는 문화에 길들어온 나는

어머니로부터 느꼈던 온유하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섬세하고 여성적 직관과 더불어 성장해왔습니다.

 

하느님이 아버지라는 것과 하느님께서 어머니라는 사실에 근거를 둔 실존이

내 안에서 통합되기를 추구해 왔습니다.

이러한 갈망은 성프란치스코와 성녀 클라라 안에서 보여준 삶의 실제를

내 안에서도 느껴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 쉬고 살아갑니다.” (사도행전 17,28)

삼위일체 사랑의 하느님 안에서 숨을 쉰다는 것은 나에게서 내가 해방되어

하느님 안에서 자유를 누리며 산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자신의 길을 찾고 발견하고 느끼도록 하는 가르침을

그리스도 예수님의 말씀과 삶에서 배움으로써

그분의 육화를 자신의 삶으로 드러내는 변화의 여정에 초대되었음이

얼마나 큰 사랑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숨 쉬고 살아가는 거룩한 신비가

자신과 더불어 사는 관계 속으로 파고들게 되면 물질과 영이 통합되고,

여성성과 남성성이 통합되며, 영혼과 몸이 하나 되는 일치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일치 안에서 인간은 사랑이 주는 황홀한 신비를 기쁨으로 드러내며

온몸에서 발산하는 이 기쁨이 빛이 되어 서로를 비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너무나 가슴보다는 정신을, 직관보다는 합리성을, 물질보다 영을,

몸보다 영혼을 여성적인 것보다 남성적인 것을 선호해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나는 성프란치스코와 성녀 클라라의 삶 안에서 통합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내 안에서도 통합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성프란치스코와 성녀 클라라가 평생을 거처 추구한

가난과 겸손이 주는 강력하고 흔들림 없는 연약함의 영성이었기 때문입니다.

돈이 모든 것을 통제하며 왜곡시키고 힘을 쓰던 시기에

자신들의 보호를 하느님께 맡겨드리고 무방비 상태를 선택하여

권력과 돈에 의존하는 통제를 벗어나려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가난의 특권을 교황에게 요청하여 마침내 허락을 얻어냈습니다.

 

눈앞의 이익과 즐거움과 편안함이 우리를 통제하고 왜곡시키는 현실에서

그것들의 통제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삶입니다.

더구나 이러한 여건에서 나의 자유와 의지를 하느님의 손에 내어 맡긴다는 것은

더욱더 불가능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 안에서

내가 그분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지각과 인식은 가능성의 지평을 열어줍니다.

 

지나가는 것과 사라지고 마는 것들을 붙잡고 놓지 못하는 것은

하느님과 나와 피조물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시는 아버지를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나오고

신앙이 아닌 종교적 행위만을 믿음이라고 착각하는 데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통합의 원리는 삼위일체의 하느님 사랑 안에 있습니다.

창조의 에너지가 그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 안에서 이루어진 창조는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된 생명의 에너지였습니다.

모든 것을 쪼개고 나누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생명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혼돈의 세상을 만듭니다. 이러한 혼돈의 세상에서 자신만을 챙기려는 독점과 소유가

인간의 탐욕과 함께 관계를 단절시키는 끔찍한 일이 생겨납니다.

 

몸이 없는 영혼, 물질이 없는 영성, 여자가 없는 남성, 직관이 없는 합리성,

어둠이 없는 빛, 죽음이 없는 부활, 이것은 하느님이 창조한 세상이 아닙니다.

이것은 인간이 만든 틀입니다. 인간이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만든 철학이며

영지주의가 만든 틀입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이러한 인간의 틀에서 우리를 해방하시는 하느님을

당신의 말씀과 행동하는 자비로 드러내셨습니다.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고 통제하는 어떠한 수단도 용납하지 않으셨습니다.

인간의 원초적 행복을 낙원에 두셨듯이 원죄의 그늘 밑에 있는 모든 생명에게

해방될 희망을 두셨습니다.

 

피조물에게도 멸망의 사슬에서 풀려나서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스러운

자유에 참여할 날이 올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오늘날까지 다 함께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피조물만이 아니라 성령을 하느님의 첫 선물로 받은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날과 우리 몸이 해방될 날을 고대하며 속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로마 8,21-22)

 

삼위일체 하느님 사랑 안에서 발견한 통합의 원리가 우리에게 자유를 줄 날을

기다리며 창조 때 받은 생명의 에너지가 서로 연결된 삶 안에서 꽃피기를 희망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05 가던 길을 멈추고 가던 길을 멈추고   가던 길을 멈추고 꽃향기를 맡아보아라 만산에 일렁이는 새순을 바라보아라   길지 않은 너의 생애에 짧은 너의 방문은 긴 세월 동안 하지 ... 1 이마르첼리노M 2022.04.18 353
1304 고독이 사랑을 통과하면 현존을 느낀다. 고독이 사랑을 통과하면 현존을 느낀다.   막달라 마리아의 고독이 예수님의 사랑을 만나 변화의 길로 들어선 것처럼 우리의 고독이 사랑을 통과하면 부활하신 ... 1 이마르첼리노M 2022.04.17 335
1303 성금요일의 묵상 성금요일의 묵상   죽음은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죽음은 관계의 벽들이 무한대로 확장하는 상태다.   예수님 안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한 ... 1 이마르첼리노M 2022.04.15 268
1302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발을 씻어주는 성사(聖事)   공관복음에 나오는 최후 만찬이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라는 것을 드러내 준다면 백 년 후에 써졌다는 요한복음에서는 제자들의 발을... 이마르첼리노M 2022.04.14 455
1301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할 인식의 얼굴들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할 인식의 얼굴들   사랑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위협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동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보여주는 사랑으로 인... 1 이마르첼리노M 2022.04.12 340
1300 연결과 관계성 안에서 발견되는 새 하늘과 새 땅 “연결과 관계성 안에서 발견되는 새 하늘과 새 땅”   삼위일체 신비는 관계적 모델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모든 것을 그의 손에 맡기셨다.”(요... 1 이마르첼리노M 2022.04.07 365
1299 김제형제회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김제형제회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김제형제회의 설립을 축하드립니다. 창조적 고통은 아름다운 생명의 모습이며. 진실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라는 믿음... 1 이마르첼리노M 2022.03.20 622
1298 자유를 위한 몸값으로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자유를 위한 몸값으로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남이 자신을 사랑하기 쉽도록 허용하고 또 남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은 하느님께 자신의 자유를 내... 1 이마르첼리노M 2022.03.19 403
1297 겟세마니에서 배우는 사랑       겟세마니에서 배우는 사랑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에 있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 홀로 기도하시던 밤 세상은 고요 속에 잠들고 눈떠계시는 분은 인간... 1 이마르첼리노M 2022.03.16 336
1296 손옥연 자매님의 팔순을 축하드리며 손옥연 아녜스 자매님의 팔순을 축하드리며   삼위일체 샘에서 흐르기 시작한 자비의 물줄기가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경호강에까지 흘러내렸습니다. 저희 형제들... 이마르첼리노M 2022.03.14 349
1295 이재명의 인간 승리 이재명의 인간 승리   한 사람의 평가는 그의 성공에 달려 있다기보다 패배 앞에서의 정직하고 용기 있는 그의 겸손한 태도에 달려 있다.   최고의 선은 과정의 ... 4 이마르첼리노M 2022.03.11 348
1294 관계의 혁명을 불러오는 자유   관계의 혁명을 불러오는 자유   “여러분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는 법에 따라 심판받을 사람들이니 그런 사람답게 말하기도 하고 행하기도 하십시오. 무자비한 ... 1 이마르첼리노M 2022.03.07 390
1293 세 가지 유혹의 실재 세 가지 유혹의 실재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시키려는 인간의 노력과, 타락한 생활에 안주하도록 그를 유혹하는 악마의 세력은 루가 복음(4,1-13)에 기록된 예... 1 이마르첼리노M 2022.03.06 333
1292 의인의 믿음과 죄인의 믿음 의인의 믿음과 죄인의 믿음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루가 5,32)   스스로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율법을 잘... 1 이마르첼리노M 2022.03.05 324
1291 기도와 단식과 자선의이해 기도와 단식과 자선의 이해   오늘 교회는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종교적 신심을 전해준다. 사순절을 시작하는 오늘 들은 복음은 기도와 단식과 자선에 관한 이야... 1 이마르첼리노M 2022.03.02 404
Board Pagination ‹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