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38 추천 수 2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겟세마니에서 배우는 사랑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에 있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 홀로 기도하시던 밤

세상은 고요 속에 잠들고 눈떠계시는 분은 인간적 고뇌를 야고보와 요한에게 말씀하셨다.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니 너희는 여기 남아 깨어있어라.

수난의 시간을 겪지 않게 해 달라고 하시며

아버지, 나의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나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마르 14,34-36)

 

나는 지난날의 숱한 허물을 겟세마니의 예수님 앞에 내놓고 싶었다.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내 힘으로 나만의 방법으로 해결하겠다는 자만심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며, 나는 약하고 마음이 산만하며 눈이 멀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려 했으며 계속해서 실수를 저질러왔기 때문이다.

 

고난의 현장은 관계의 현장이다. 나는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는 이유가 있다면 내가 그분 없이는 너무나 꼴사납고 무력하므로 나를 사랑하신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의 밑바닥에서 일하시는 그분은 온전히 선물로 주어지게 될 미래를 앞당겨 놓으셨다. 지금의 내가 되어야 할 나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시고 기뻐하신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되어야 할 나는 육화의 도구로써 조금이나마 그분을 닮아가려는 나의 모습에 있다. 그러므로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나의 밑바닥에서 일하시는 그분의 사랑이다. 그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그분께 내어드렸기 때문에 주시는 선물이 아니다. 예수께서는 우리의 희생과 기도, 업적과 공로와 상관없이 당신의 자유로 아버지의 일을 하신다.

 

예수님께서 인간적 고뇌를 드러내시며 기도하실 때 제자들은 깨어있지 못하고 잠들어 있었다.

내가 깨어있을 때는 언제였던가! 눈앞의 이익과 즐거움과 편안함을 줄 때만 깨어있었고 그밖에는 잠들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인식과 의도의 렌즈를 깨끗하게 만드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깨달음과 깨어남과 깨어있기란 불가능하게 보인다. 왜냐하면 모든 관계를 내가 바라보는 관점에서만 인식하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우리를 바라보시는 관점에서 보기 전까지는 사물들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그것들이 목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사물들 속에서 하느님이 빛을 발하시는지를 알 수가 없다.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안에서만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도의 신비는 물질과 영, 인간성과 신성의 일치를 십자가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며, 만물이 더욱 풍성한 생명을 향해 나아가도록 죽고 부활하는 순환의 신비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십자가에 매달려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십자가의 신비를 잃어버렸다. 십자가를 죄의 대가로만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십자가는 사랑의 신비로 인식할 때 희망이 있다.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십자가로 인식한다는 것은, 하느님은 멀리 계시고, 화가 나신 하느님을 달래기 위해 희생을 동원하고 값을 계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그 결과 아무런 가치도 없는 나로 전락해버린 나는 두려움과 불안 속에 떨면서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시려고 천지 창조 이전에 이미 우리를 뽑아주시고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를 거룩하고 흠 없는 자가 되게 하셔서 당신 앞에 설 수 있게 하셨습니다.” (에페1,4) 그분은 역사가 은총으로부터 타락한 것이라는 부정적 개념을 넘어서 하느님 앞에 있는 내가 그리스도를 따라 변화의 길로 초대되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셨다.

 

나는 선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의 구체적 실체로 드러난 사람이 되신 예수님 안에서 선을 행할 때마다 삼위일체 사랑이신 하느님의 선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만물을 하나로 화해시킨(골로 1,17-20) 분께서는 인간에 대한 냉혹한 심판관이 아니시고 인간의 부족함을 당신의 사랑으로 채우시는 분이시라는 믿음이 거기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삼위일체 사랑은 통합적인 인식에 이르도록 해주었다. 삼위일체에서 예수님만 빼내어 예배한다면 아버지와 성령의 깊은 사랑에 대한 이해와 인식 없이 화가 난 군주와 엄한 심판관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도록 할 때가 많다. 삼위일체는 모든 관계성의 원천이며 거기서 우리는 통합을 배운다. 하느님과 나와 피조물의 관계가 거기에 기초를 두기 때문이다.

 

겟세마니에서 배우는 그리스도의 신비는 삼위일체 하느님 사랑의 구체적 현존을 드러내 준다.

죽음을 거처 부활에 이르는 생명의 길이 결코 죄의 대가라기보다 아버지의 자비와 선이 성령 안에서 사랑의 신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랑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 사랑에 죽는 삶은 관계 안에서 내가 죽는 죽음이며 그 죽음은 부활하는 생명으로 너와 나를 살린다. 우리는 저마다 관계 안에서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니라는 죽음을 경험한다. 내려가고 내려놓는 가난은 죽음이며 겸손하게 너를 허용하고 놓아주는 자유는 내가 괴로워 죽을 지경에 처해 있을 때 나를 살린다. 죗값을 치르기 위해 보속과 희생을 강조하는 것보다 얼마나 귀한 깨달음인가?

 

나만 챙기겠다는 무서운 집념과 자만심이 탐욕을 불러와 독점과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얼룩져 관계를 망치는 현장에서 사랑하기 위해 죽는 죽음은 무거운 짐이 아니다. 사랑으로 지는 멍에는 편하고 짐은 가볍기 때문이다. 사랑은 너의 긴급한 필요를 채우기 위해 스스로 내어주는 몸이지 죗값을 치르기 위해 할 수 없이 내놓는 몸값이 아니다. 예수께서는 용서하시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스스로 내어주셨다. 용서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확신이 몸값을 지불하는 이유다. 용서가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남이 나를 사랑하기 쉽도록 나를 내어주고 또 남을 사랑하기 위해서 스스로 몸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인간의 자유는 사랑을 위해 쓰여질 때만이 위대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니라고 부르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현장에 있다면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우리가 선을 행할 대상이 그 사람이 아니겠는가?또한 내가 그렇게 괴로울 때 누군가가 내 소리를 듣고 찾아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가온 2022.03.16 06:08:51
    주님을 믿습니다.그러나 가끔 흔들리는 의심증 용서해주시고 더욱 강건한 믿는자가 되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10 이제 핀 봄꽃들을 보며 강원도 산골에는 이제야 봄이 되었는지, 산수유, 진달래, 목련, 벚꽃, 개나리가 피기 시작하였다. 다른 곳보다 늦게 찾아온 봄이지만, 봄꽃들은 나의 마음을 사로... 김상욱 2007.04.18 5154
1309 2007년도 봄 영성학교 개강 + 찬미예수님 서울대교구 지속적인 성체조배회에서 2007년도 봄 영성학교를 개최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 일 시 : 5월 8일 ~ 6...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2007.04.20 4845
1308 사람이냐, 시장이냐? 시장이냐? 사람이냐?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느냐?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느냐?) 언젠가, 어떤 곳에서 소련은 ‘하느님의 나라’의 적이니, 소련의 붕괴를 위해... 김상욱 2007.04.21 4049
1307 작은마음 작은정성으로 작은마음 작은정성으로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 하는 사람들에게 평화 인사드립니다 저는 서울에서 삼성 LG SONY 전자제품을 기업과... file 김석기바오로 2007.04.23 5832
1306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20개월 된조카가 정확한 병명도 모른채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읍니다. 제가 외국에 있는 관계로 다른 가족들과 함께 할 수 도 없고, 미사신청도 할 수 없... 이로사 2007.04.28 4685
1305 마음의 양식 자신의 죄업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남을 원망하지 말아라. 나의 죄업이 없으면 남을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느니라. 남을 이기고 산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최선... 미진 2007.05.06 3999
1304 라 베르나 프란치스칸 관상기도 모임 안내 T. 평화와 선 한국에서와는 달리 유럽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중의 하나는 수백마리의 양들이 들판에서 풀을 뜯는 정경이리라. 하늘을 바라보는 양은 거의 한 마리... 관리형제 2007.05.21 5061
1303 안셀름 그린 신부님 초청 영성강좌 안녕하십니까? 21세기는 문화와 영성의 시대라고 합니다. 저희 전&#8228; 진&#8228; 상 교육관은 2007년, 올해로 50돌을 맞이하면서 항상 이 시대 사람들의 목마... 전진상 영성 2007.05.24 4690
1302 청년미사 싸이주소좀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으로 청년미사에 참여했는대,너무너무 좋았어요. 솔직히 수도원이라 딱딱한 분위기일줄 알았는대, 그게 아니더라고요 너무너무 좋은분들 만... 1 김베드로 2007.06.02 6549
1301 [re] 청년미사 싸이주소좀 알려주세요 청년미사 싸이 주소는 http://club.cyworld.com/aurum입니다. 질문은 Q&A란에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관리형제 2007.06.07 6070
1300 엉겅퀴 엉 겅 퀴 들판에 잎에 가시가 난 엉겅퀴 두 그루가 있습니다. 한 엉겅퀴가 말했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생겼을까? 잎은 엉성하기 짝이 없으며 가시까지 돋혀 ... file 김상욱 2007.06.12 4591
1299 에니어그램을 통한 영성체험 2박 3일 에니어그램은 아홉 유형의 인격특성으로 하느님의 아홉 가지의 인간 사랑을 의미한다. 에니어그램은 오래전부터 동방의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전승되면서 영적도구... 전.진.상 교육관 2007.06.15 4152
1298 9차 학술세미나를 마치고...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9차 학술세미나를 어제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마음이 벅차던지요!! 쪼금 어렵고 딱딱한 내용이었지만 여러가지로 ... 은하수 2007.06.21 6592
1297 종신서원식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평화와 선! 지난 6월 15일 예수성심 대축일에 홍 안젤라 자매의 종신서원식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귀한 발걸음으로 축복 가득한 ... 양평 글라라 수도원 2007.06.21 7379
1296 스크랩 삶으로 증거하지 못하고 책.신문.잡지.영화를 보고 감동을 스크랩해 자신의 삶인 양 포장만 해 누구를 가르치려 덤빈다면 수도자가 아니어도 그 모습이 진실하지 ... .. 2007.06.21 5161
Board Pagination ‹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