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51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손옥연 아녜스 자매님의 팔순을 축하드리며

 

삼위일체 샘에서 흐르기 시작한 자비의 물줄기가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경호강에까지 흘러내렸습니다.

저희 형제들을 위하여 긴 세월 동안 봉사해 주신 자매님의 팔순을 맞이하여

80년 동안 한결같은 사랑으로 자매님을 돌보아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자매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자매님을 만난 것은 86년도 초 성심원에서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15년 가까이 성심원과 장성에서 살면서

자매님의 노고와 헌신적인 사랑을 보아왔습니다.

자매님께서는 저희 형제들을 가족같이 생각해 주셨습니다.

자매님은 늘 기도하셨고 그 기도는

형제들의 필요를 기분 좋게 채우려는 행동하는 자비로 드러났습니다.

 

선을 어둡게 하는 인간의 헛된 환상들이

하느님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세상에서

표현할 능력도 방법도 모른 채

묻혀버린 진실을 헤아리시는 분이 계심을 믿는 것은

자매님의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자매님을 통하여 마음 놓고 일하시도록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자유를 하느님의 손에 내어드리려는 믿음을 보았습니다.

 

한 개비 성냥으로 능히 지옥의 불바다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불씨,

죄의 끈질긴 유혹과 목덜미에 휘휘 감기는 고독과 외로움,

좌절에 기울었던 그만큼이나 헐벗은 영혼의 추운 눈시울을

따스한 불가에 녹이고 싶은 마음을 보았습니다.

 

불면의 밤을 보내던 날

창문을 때리던 빗줄기의 그 사나운 주먹질에

삶의 애환과 무게를 돌아보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인색한 저울로 사람을 달아 따지는

이반과 몰이해의 사나운 돌팔매들이 부산히 바람을 가르고 다가올 때

아무도 이를 막아줄 방도를 찾을 길 없어

하늘로 두 손을 모으고 기도의 향을 올리던 일을 압니다.

 

살아 있는 건 축복입니다.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품에 안겨본 사람만이 그 품을 압니다.

가슴 태우며 죄인들을 품는 아버지의 품

심장에서 전해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교감,

거기에서는 내가 없고 그분만이 남습니다.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고요 속에서 진리를 품은 가슴으로

전혀 다른 너를 향해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흔적 없는 선으로 말하고

소리 없는 눈물로 비난의 욕구를 삼키기 때문입니다.

죽으면서 부르는 생명의 노래를 자매님과 함께 부르고 싶습니다.

 

사랑은 참을 수 없는 봉오리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더는 못 참고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어쩔 줄 모르는 기쁨이 봉오리를 열면

우리는 모두 꽃이 됩니다.

 

자신의 체온으로 얼어붙은 영혼을 녹여주려는 꽃이여!

주고 또 주어도 매번 줄 것이 모자라는 헌신에의 조바심

동반의 여정에 부축의 손길로

생명을 품어 기르려는 자매님이 있어

우리는 행복합니다.

 

 

2022314일 장성 수도원에서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07 프란치스칸과 아름다움 미는, 아름다움은, 프란치스칸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란치스코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에서 하느님을 &quot;아름다움&quot;으로 고백하였다. 프... 김상욱요셉 2013.01.19 7261
1306 재의 수요일이군요. 공휴일이 아닌 날처럼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떠는 것으로라도 사순시기의 시작을 맞아 보렵니다. 이런.... '중국인애원'의 홈페이지를 매일 들어가면서 개인적으로... 2 John 2006.03.01 7258
1305 QUO VADIS DOMINE 그 서슬 퍼렀던 동 장군은 물러가고 어른들은 덕담을 주고 받으며, 철부지 들에게는 세뱃돈을 나누어주며 오랫만에 만난 피붙이 들이 마냥 즐거... knitting 2013.02.18 7254
1304 이 모든 은헤와 역사는 여러분들의 관심과 애정 덕분입니다... http://blog.daum.net/sungsim1/?t__nil_login=myblog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이 열리는 6월11일 교회전례로 예수성심대축일입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공경하... 성심원소식지기 2010.06.10 7250
1303 전진상 영성심리상담소의 집단상담으로 초대합니다 http://www.jjscen.or.kr-감수성 훈련- 본 과정은 대인관계의 능력과 감수성을 익히고 함양함으로써 민감성 개발하여 자신과 타인을 수용하고 치유적 언어를 사용... 전진상 영성심리상담소 2009.08.27 7245
1302 [re] 성령 강림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노무현 전대통령안에 성령이 강림하셨다는 것도 아닌데... 그분에 죽음을 통해 모여드는 사람들안에 분열을 원하시는 분이 아니신 정말 우리 모두가 흑백논리 안... 1 나비 2009.06.02 7239
1301 *****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돌보는 마음여행으로 초대합니다^0^* http://jjscen.or.kr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돌보는 마음여행 &quot;우리는 어린 시절의 크고 작은 상처를 마음에 품은 채 성인이 됩니다. 이 상처들이 치유되지 않으면 ... 전진상 영성심리상담소 2008.11.01 7221
1300 [re] 여대생 기숙사 성유란 거룩한 기름을 뜻합니다. 오늘 이 미사에 몇 가지 중요한 것을 거행합니다. 먼저, 기름을 축성합니다. 병자성사용 성유, 예비신자용 성유, 축성용 성유를 ... file 김수경 2006.11.22 7217
1299 2년만에 다시 가 본 성거산수도원에서... 주님을 찬미합니다~! 저는 대전교구 산성동성당이 본당으로, 본당에서는 소공동체 남성구역장으로, 대건회원으로 조그만 역할을 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file 김성호 돈보스코 2010.08.31 7166
1298 스코투스와 성모의 원죄없이 잉태되심 스코투스는 성모님을 원죄없이 잉태되심과 관련된 사상적 체계를 세웠다. 그는 그의 하느님관과 다른 생각들과 관련시켜 성모의 원죄없이 잉태되심을 주장하였... 김상욱요셉 2012.12.06 7146
1297 새소리와 새소리 +그리스도의 평화  어느날 대전 목동 수련소에서 거름을 만들기 위해 분쇄기에다 나무를 넣고 거름을 만들고 있었다. 분쇄할 때의 소리가... 2 김기환베드로M. 2013.03.10 7127
1296 사레지오 목공 훈련원 졸업생모임 안녕 하세요 / 저히 들은 서을 대림동 있는 사레지오 목공 직업 훈련원 졸업 생들로 내장목수일을 하는 사람들 입니다 수녀원&#48142; 수도원.각종 종교시설 목공... 유영기 프란치스코 2007.03.27 7125
1295 껌할아버지 이야기 1 안드레아 2009.06.17 7118
1294 여주 남한강변-도리섬을 아시나요? http://cafe.daum.net/Gangsarang도리섬을 아시나요? 정 겨 운 굽이굽이 물길을 돌아 구불구불 산길 따라 돌아 문명을 피해 돌아앉은 도리섬을 아시나요? 여주군 ... 4 정겨운 2010.02.20 7116
1293 장미나무엔 가시가 있다 장미나무엔 가시가 있다 장미나무를 보면 반은 가시고 반은 꽃이다. 사람의 마음도 반은 꽃피고 반은 가시에 찔리는가보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에는 찔리는 아픔... 이마르첼리노M 2013.03.06 7113
Board Pagination ‹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00 Next ›
/ 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